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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압가스업계도 정부정책의 햇볕 받나
한상열 기자  |  syhan@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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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8호] 승인 2021.01.14  2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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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열 편집국장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지난해 말 고압가스연합회에 전화 한 통이 날아들었다.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탄산, 질소 등 고압가스의 수급 대란을 정부가 관리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 소속의 화학산업팀에서 걸어온 전화다.

산업용 고압가스는 산업현장의 각종 제조공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으나 대중이 쓰는 연료가스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에서도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수급 대란을 겪거나 공급 부족의 조짐이 있었던 고압가스는 탄산과 질소 외에도 산소, 아르곤, 헬륨, 제논, 크립톤 등으로 해마다 반복돼 나타났다.

이 같은 고압가스의 경우 원소기호가 생소하고 일반인들이 잘 모른다고 하여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산업용 고압가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국내 산업현장에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국가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국가 기간산업은 물론 농수축산, 식품, 의료 등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거나 치료 목적의 의약품으로 이용하는 등 산업용가스는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질이다.

도시가스, LPG 등 연료가스와 관련해서는 산업부 에너지자원실 자원산업정책관 소속의 가스산업과에서 갖가지 정책을 내놓고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용 고압가스는 온전히 시장에 맡겨져 항상 수급 불안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나서 고압가스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우선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국내 고압가스제조시설의 지역별 분포도, 생산능력 등에 대해 조사하고, 또 유통시스템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세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고압가스는 소량 다품종이라고 할 정도로 종류가 많고 포장도 여러 가지 형태 및 천양지차의 크기의 제품으로 생산, 공급하므로 고압가스 제조 및 유통에 대해 이해력이 풍부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산업용 고압가스의 원료액체가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조, 유통하기 때문에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

대표적인 고압가스품목인 산소·질소·아르곤은 공기분리장치(ASU)를 통해 제조하며, 공기 중에 초미량이 포함된 네온, 크립톤, 제논 등 희귀가스는 대규모 ASU에 별도의 분리·정제 컬럼을 추가로 설치, 생산한다.

이에 반해 탄산과 수소는 주로 석유화학 및 정유 플랜트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탄산메이커들이 정제해 공급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등의 부침에 따라 탄산과 수소의 발생량이 좌지우지되는 등 수급 불안요소가 상당한 편이다.

이밖에 헬륨은 천연가스전에서 추출, 생산하기 때문에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의료 등의 분야에서 대량으로 쓰이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사용량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고압가스는 탄산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도 탄산이 없어 공급을 포기하고, 일부 생산현장에서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밖에 수소도 석유화학산업 침체의 영향을 받아 부족한 상황이고, 최근 반도체분야에서 사용량이 늘어나는 크립톤, 제논 등 희귀가스의 수급까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올해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가운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삼불화질소의 공급도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 또한 정부가 주목해야 할 요소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수출관리규정을 개정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 이용되는 포토레지스트(PR), 플루오린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PI)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함으로써 고압가스의 수급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이번에 산업부가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고압가스분야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담당자를 두고 관련 업무를 전담하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압가스연합회도 화학산업팀과 논의해 가칭 ‘고압가스수급협의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비침으로써 앞으로 고압가스업계의 수급 불균형이 일정부문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야 고압가스업계도 정부정책의 햇볕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문제는 고압가스 수급 불균형을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하겠지만 업계 관계자들도 자사의 사용량을 예측해 메이커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급계약에 따라 필요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보다 훨씬 많을 때 비로소 고압가스메이커들이 설비투자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재 고압가스 관련 단체는 상근직원 1~2명이 근무하는 등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단체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의해나가는 노력이 어우러질 때 더욱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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