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필로스 엄규문 홍보이사

“지구 환경변화와 오염을 막는 가장 적합하고 청정한 에너지원은 ‘수소’밖에 없다. 지구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수소경제를 강조한 이유다.

세계 주요국은 지난 1993년 리우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UN기후변화협약을 맺었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저감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한 것이다.

최근 화석연료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그 해답 중 하나로 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무공해 에너지원이자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 존재하는 친환경 청정에너지원이다.

지난 2017년 우리 정부는 탈원전‧탈석탄을 목표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태양광‧풍력발전 비율 6.6%에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3020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64GW의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중 89%인 57GW를 풍력, 태양광으로 발전한다는 구상이다.

전력은 항시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일정 출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지역, 기후조건에 따라 자원량 편차(변동성)가 크기 때문에 전력공급과 계통에 불안전성을 초래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면서 계통수용량을 초과한 미활용 에너지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국가는 미활용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발운전이나 설비정지로 발전소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활용 전력에 대한 실증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중부발전이 운영하는 제주 상명풍력발전소는 지난 2016년부터 전력거래소의 급전 지시 요청이 있을 때마다 발전소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제주지역 풍력발전소의 출력제한 횟수는 2015년 3회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 2020년에는 50회를 상회하고 있다. 출력제한 횟수만큼 버려지는 전기량도 많다는 뜻이다.

재생에너지원의 친환경성은 유지하면서 불규칙한 발전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P2G(Power tp Gas)’ 에너지저장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제주 상명풍력발전소에는 현재 사업비 총 65억원을 투자해 ‘P2G그린수소화시스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1개월 간 한국중부발전과 지필로스를 주축으로 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P2G그린수소화시스템은 계통수용량을 초과한 전기에너지를 장기간 저장 가능한 수소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하거나 발전이 부족할 때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가동해 전력을 생산한다.

전력수용량은 500㎾이며, 1일 4시간 기준 2㎿의 전력을 수용해 순도 99.99%의 수소 208N㎥, 약 35㎏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차 7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P2G 에너지저장기술의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독일은 에너지수급 안정을 위해 P2G 에너지저장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잉여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재생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으로 조달하고 있다. P2G 기술을 이용한 풍력발전으로 전체 전력 소비량의 50% 이상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50년 탈탄소시대를 열겠다는 세계 각국의 도전은 에너지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는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생존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제 신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차원을 넘어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저장‧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에너지기술은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이 필요한 만큼 수소경제 인프라와 인력, 자본, 기술 등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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