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량첨가배관은 육안점검에 제한이 많은 만큼, 드론을 활용해 이상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가스신문=이경인 기자] 1980년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권역을 시작으로 도시가스공급을 위한 매설배관 시공이 시작됐다. 이후, 도시가스사용가구가 크게 늘면서 매설배관 시공은 중소도시로 확대된다.

하지만, 매설배관 사용연한이 장기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초기에 시공된 매설배관의 경우, 안전제도의 부재로 인해 설계와 다른 위치에 매설되거나 배관 부식으로 인한 위험이 컸던 만큼 해결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국회에서도 매설배관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은 단골 지적사항이다. 특히 2000년에 들어서면서 20년이 경과한 중압배관의 비율이 급증, 장기사용 매설배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2014년부터 도시지역에 매설된 20년 이상 중압배관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의무화한다.

20년 경과한 모든 매설배관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의무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사고 발생 시 위험도가 높은 도시지역에 한해 시행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16년 경북 경주지역에서 연이어 강력한 지진(규모 4.5)이 발생하면서 가스 매설배관은 물론 매설 송유관 등 지하매설배관에 대한 안전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하천매설배관의 매설깊이가 기준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기도 했다.

 

도시가스배관 종합관리시스템, 지반침하 징후지역 신고제 도입

▲ 매설배관을 따라, 가스누출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매설배관에 대한 다양한 위험요인이 발견됨에 따라, 도시가스 중압배관 정밀안전진단제도도 새로운 제도와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우선, 2016년 전국 34개 도시가스가 기존에 서류로 제출하던 배관 관련 정보와 가스안전공사의 검사진단정보를 취합해 관리하는 도시가스배관 종합관리시스템(CPMS)을 개발, 운영하게 된다.

CPMS를 통해 실시간으로 안전관리 정보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정밀안전진단 소요시간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어, 도로의 한쪽이 갑자기 꺼지는 일명 싱크홀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반침하 징후지역 신고제도를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반침하 징후지역 신고제도는 지반침하 우려지역 발생 시 가스안전공사가 보유한 지중탐사장비를 통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 가스배관의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이다.

 

드론으로 사각지대 최소화, 3D리모델링 변형여부 파악

현재 도시가스 중압배관은 총 1만3994km으로 정밀안전진단은 매년 1500km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매해 진단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실제, 2020년 1368km이던 진단규모는 2021년 1558km, 2022년 1618km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교량첨가배관 등 접근에 어려움이 많은 배관이 늘어나면서 검사장비와 기법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점검통로가 배관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접근이 어려운 교량첨가배관 등 대규모 노출배관에 대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드론을 통해 육안확인이 어려운 사각지대가 크게 해소되면서 정밀안전진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2018년부터는 드론을 이용해 촬영된 노출배관 사진을 3D모델링을 통해 VR구현 및 시각화를 통해 배관의 변형이나 시설의 변경 등을 직관적으로 파악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현재 3D모델링은 드론을 통해 촬영한 배관을 1~2시간 이내에 구현이 가능, 빠른 진단은 물론 배관관리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김진균 배관진단부장은 “기존의 평면적 설계도면은 위험요소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3D모델링을 통해 배관의 설치현황을 직접적으로 구현, 안전 이상유무와 관리면에서 편리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가스안전공사는 2~3년 이내에 현재보다 세밀화된 3D모델링이 가능하도록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 경기도 안산시 시흥4교 모습. 도시가스배관이 측면 하단부에 설치돼 있다.

하천횡단배관 심도 합동조사, 외면부식조사 전문기관 도입

2018년 국정감사에서는 하천횡단배관의 매설심도를 놓고 때아닌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가뭄이나 장마로 인해 하천의 유속이 변화되면서 매설배관의 깊이가 기준보다 낮아진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기준보다 낮아진 매설배관은 자칫, 하천에 노출될 수 있고, 배관 변형으로 인해 가스누출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는 도시가스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시가스사와 가스안전공사가 함께 실시하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됐다. 또한 매년 하천횡단배관의 매설깊이가 변화될 수 있는 만큼, 안전성평가를 통한 보완책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정밀안전진단 대상인 매설배관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2020년에는 매설배관 정밀안전진단 외면부식조사 전문기관 인정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외면부식전문 인정기관은 도시가스사와 방식업체를 포함해 36개사가 운영 중이다.

이번 제도는 피복탐지에 필요한 인력, 장비 등을 보유한 사업자를 가스안전공사에서 인정하는 제도로 전문기관으로 인정된 업체가 실시한 매설배관 외면부식 탐측 및 데이터만 검사결과로 인정받게 됐다.

결국, 전문기관의 기술력 향상을 유도해 매설배관 외면부식 검사수준도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3D로 구현한 모습

■ 정밀안전진단 현장 가보니

교량첨가배관은 드론으로 이상유무 점검

평면 대신 3D 도면으로 입체적 안전관리 수행

 

경기도 반월산업단지 번영로에 매설된 도시가스 중압배관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이 실시되고 있다.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도로변 매설배관을 비롯해 반월산업단지의 동서를 연결하는 시흥4교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도 점검대상에 포함된다.

도로변 매설배관은 사전에 방식측정을 통해 부식유무를 확인하고 배관이 매설된 도로를 따라, 가스누출여부를 직접 확인한다. 또한, 시흥4교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은 가스누설검지기와 육안검사를 실시하며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드론을 통해 이상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시흥4교는 4차선 규모로 길이는 100미터 내외의 중급규모 교량이다. 이 교량에는 200A 도시가스 중압배관이 교량 측면 하부에 설치돼 있다. 또한 교량의 1/4가량은 하천이 흐르는 탓에 일부는 육안으로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2대의 드론을 통해 배관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3D모델링을 통해 입체적인 안전관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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