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적인 선택을 조장하는 인터넷 사이트.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낳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발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 번 더 물어본 후 충전을 거절했더라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요. 식품을 보관하는데 쓴다고 하여 아무런 의심 없이 질소를 충전해줬건만 이를 이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다니 마음 한구석이 매우 무겁습니다.”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의 말이다. 이 사업자는 직원이 충전해줬지만 철저한 교육이나 제대로 주지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이처럼 최근 몇몇 고압가스충전·판매업체, 고압용기유통업체 관계자들이 고압가스를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대부분의 고압가스충전업체 관계자들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판매허가를 받은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충전해주고 있으나 때에 따라 가스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고압가스충전을 요청해올 때 법령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충전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고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통해 고압가스 운반기준의 적용 제외 기준을 새롭게 정한 바, 고압가스를 용기에 의하여 운반하는 경우로서 용기의 저장능력을 합산하여 13kg(압축가스의 경우에는 1.3㎥) 이하로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요즘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생활이 궁핍해져 삶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헬륨이나 질소의 충전을 요구해올 경우 용도를 물어보는 것은 물론 허가증이나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터넷에 자살사이트가 버젓이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질소, 헬륨 등 불활성 가스를 이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이같은 사이트는 일부 동영상을 삭제하기도 했으나 해외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의 경우 적발하기도 힘들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준비물이나 심지어 질소, 헬륨 등을 구입하는 요령까지 공개했다. 가스 구입 시 가스충전 및 판매업체에서 용도를 물어볼 경우 대처법을 자세히 열거해 놓았다.

헬륨의 경우 ‘파티용’이라고 하면 의심하지 않고 판매한다고 적시해 놓고 있다. 질소도 식품을 보관하는 데 쓴다고 하거나 자전거 튜브에 주입하기 위해 구입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하면 더욱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물론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는 용어까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등 사람들이 몰라도 되는 것조차 알려주는 것은 마치 악마의 유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더욱 팍팍한 나날을 보내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온기를 불어넣는 등 따뜻한 에너지를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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