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草(풀) (놀랄) () 

타초경사

의미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

한쪽을 징벌해서 다른 한쪽을 경계하도록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

유래

중국 당(唐)나라의 단성식(段成式)의 수필집인 《유양잡조(酉陽雜俎)》에 나오는 이야기.

당나라 때, 왕로(王魯)라는 지방현령이 탐관오리로서 온갖 비리로 사복을 채우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일부러 그 현령의 부하인 주부(主簿)의 부정부패 사실과 비리를 열거해 왕로에게 고발장을 올렸다.

고발장을 읽어보던 왕로는 깜짝 놀라며 판결문에 ‘여수타초 오이경사(汝雖打草 吾已驚蛇)’라는 글귀를 적었다고 한다. 즉 ‘그대들이 비록 풀밭을 건드렸지만 이미 나는 놀란 뱀이 되었다’라는 뜻으로, 이것은 백성들이 자기 부하의 비리를 고발한 것은 곧 우회적으로 자신의 비리를 고발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을을 징계해서 갑을 각성하게 하려 한 백성들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되었다.

요즘은 ‘한 사람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을 각성케 함’ 또는 ‘공연히 문제를 일으켜 화를 자초함’이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응용  요즘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과정을 지켜보면, 일반 국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6용 후보들의 과거 전력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주로 등장하는 전술들이 변죽을 울려 경쟁상대의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타초경사이거나, 본류와 결부되는 지류타격 기법들이라서 매우 흥미진진해진다. 다만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는 진흙탕 싸움 같아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양영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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