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서 블루수소 추출 위한 핵심기술로 친환경 수소시대 필수 아이템

▲ CCUS실증사업이 추진 중인 동해가스전.

[가스신문=주병국 기자] 에너지업계가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에 이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필수과제로 온실가스배출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CCUS가 미래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태양광, 풍력으로 대변되는 재생에너지와 최근에는 에너지 변환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내뿜지 않는 수소가 미래 친환경 신성장 에너지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 수소 등 탄소를 내뿜지 않는 대체 에너지들이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독일, 영국, 일본, 미국, 호주 등 에너지선진국들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고, 기존 화석연료는 보다 청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세계 각국의 에너지대표 기업들이 CCUS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CCUS란 무엇일까.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는 이산화탄소 포집(Capture)·저장(Storage)·활용(Utilization) 기술을 의미한다. 발전 및 산업체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한 후 압축·수송 과정을 거쳐 육상 또는 해양 지중에 저장하거나 화학소재 등 유용한 물질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탄소중립 실현 과정서 CCUS의 역할 중요성 부각
최근 전세계는 기후위기라는 외면할 수 없는 과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탈탄소 흐름에 동참하고 있고, 이런 시대적 변화에서 CCUS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기반 고탄소 에너지 경제 구조를 재생에너지 기반 저탄소 경제로 완전히 전환하기까지는 상당 수준의 시간과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CCUS 기술이 온실가스 감축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많은 에너지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 기술 없이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에 도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으며, IEA는 '지속가능한 개발 시나리오(SDS)' 하에서 2070 글로벌 탄소중립 과정에서의 CCUS의 기술 기여도를 총 감축량의 15% 수준인 연간 100억톤으로 제시하기로 했다. 그만큼 CCUS는 중요한 기술이면서 에너지분야에서 미래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기 앞서 반드시 갖춰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또한 파리협정 준수를 위해 2030년 BAU(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배출이 예상되는 온실가스의 총량) 대비 37%(3억150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2015년 제출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CCS를 통해 400만톤, CCU를 통해 630만톤 등 CCUS로 총 1030만톤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파트너 에너지'로서 화석연료의 친환경성 강화

CCUS는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Bridge) 기술로서 탄소 감축 경로의 과도기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연소 과정에서 나온 CO₂가 대기중으로 확산되기 전에 포집해 탄소 배출을 억제함으로써 기존 화석연료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가 에너지 전원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나 천연가스 발전 수요의 증가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며, 재생에너지의 경우 간헐성 문제로 전력 수급 불균형과 계통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저변 확대가 쉽지 않다. 이에 즉시 출력이 가능해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으면서도 석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LNG가 ‘파트너 에너지’로서 에너지 믹스에서 일정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세계 1차 에너지 소비 전망, 출처: IEA(미국 에너지 정보청)>

 

 

 

수소 생태계 정착의 열쇠, 지속가능한 블루수소 생산

CCUS는 글로벌 친환경 수소시대로의 이행 과정에서도 필수적인 핵심 기술로 꼽힌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나, 재생에너지로 만든 대량의 전기가 필요한 데다 생산 단가가 매우 높아 기술 성숙이 더 필요한 게 현 상황이다.

따라서 수소 생태계의 빠른 구축을 추진해야 하는 현 단계에선 LNG를 개질해 만들어내는 블루수소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한 뒤 CCUS 기술을 활용해 CO₂를 포집·저장하는 방식으로 충분한 양의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그린수소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선진국 CCUS 이미 상업화로 범용 기술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CCS 기술을 활용해 왔다. CCS 기술 중 하나인 EOR(CO₂를 석유∙가스전에 주입하여 석유∙가스의 회수율을 높이는 방식)은 이미 1972년부터 미국에서 활용되었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중저장(CO₂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지층에 저장하여 대기와 격리하는 방식) 방식도 1996년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상업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운영 중인 순수 지중저장 프로젝트도 6개에 이른다. 즉 CCS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개발, 활용되었다.

현재 전세계 상업운영 중인 CCS 프로젝트는 26개로 총 CO₂ 처리용량은 연 4천만톤에 이르며, 개발을 준비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약 37개에 달하며 해당 프로젝트들이 상업운영 될 경우 연간 약 7500만톤의 CO₂를 추가로 제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중심으로 활발하게 운영, 추진되고 있다. 북미 지역은 2020년 말 기준 18개의 CCS 프로젝트가 상업 운영 중으로 연간 약 2600만톤의 CO₂를 제거하고. 2021년~2030년까지 19개 프로젝트가 추가 개발 예정이며 처리될 CO₂량만 연간 약 4000만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2020년 말 기준 노르웨이 2개 지역(Snøhvit, Sleipner)에서 지중저장 프로젝트를 상업운영 중이며,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노르웨이와 영국, 아일랜드 등을 포함하여 총 11개의 프로젝트 개발 예정이며 향후 상업운영시 연간 2700만톤의 CO₂를 처리할 계획이다.

해외 프로젝트 대표 사례로는 노르웨이의 Snøhvit CO₂ Storage로, 이는 2008년부터 가동하여 천연가스 공정 과정서 배출되는 CO₂를 포집, 저장하는 프로젝트로 연간 약 70만톤씩 CO₂를 저장 중이다. 최대 용량은 3,100~ 4,000만톤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Illinois Industrial CCS Project이다. 이는 2017년부터 가동된 프로젝트. Daniel Midland의 옥수수 에탄올 생산설비 시설에서 약 1MTPA의 CO₂를 포집하는 세계 최초 대규모 바이오-CCS 프로젝트로, 포집한 CO₂를 2km 깊이 지층에 저장하는 미국 최초의 지중저장 전용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탄소포집에 저장까지 실증 완료하는 등 기술 갖춰

현재 국내 CC(CO₂포집) 기술도 이미 실증 단계에 와 있다. 보령화력의 탄소포집 실증플랜트에서는 하루 180톤 정도의 CO₂ 포집 실증(90% 제거)을 완료했고, 하동화력의 10MW급 탄소포집 실증플랜트에서도 하루 150톤 정도의 실증을 했다.

CCS(CO₂포집 및 저장)의 경우는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하여 ‘25년부터 연간 40만톤씩 총 1,200만톤의 CO₂를 지중 저장하고 서해 군산분지 대염수층에도 대규모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 다부처 실증사업이 추진 중임. 한국석유공사와 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함. 이 외에도, 포항에서 해상 CO₂ 지중저장 실증에 성공하여 세계에서 3번째로 해상 실증을 완료했다.

이제는 선진국처럼 우리나라 에너지기업들도 CCU기술에서 한 단계 넘은 CCUS까지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다. CCUS는 성공적인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미래지향적 기술이며, 나아가 지속가능한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기반으로 블루수소 생산 및 공급을 앞당길 것이다.

CCUS기술이 도입될 SK E&S의 미국 프리포트LNG 생산기지.

국내 민간기업들 CCUS 확보에 주력

SK E&S는 지난 3월 호주 바로사-깔디따 해상가스전을 저탄소 친환경 LNG로 개발하겠다는 최종투자결정(FID)을 선언함으로써 SK그룹이 강조하는 ESG 경영과도 궤도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인근 폐가스전에 저장/제거하고, LNG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 CO₂ 또한 탄소배출권 확보 등으로 생산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의 거의 대부분을 제거, 상쇄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부터 호주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국내로 도입, 개질 과정을 거쳐 블루수소를 생산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CO₂ 역시 CCS를 통해 거의 대부분을 포집, 제거한 친환경 청정 수소로 생산 및 공급된다.

SK E&S는 CO₂ 포집기술 고도화를 위해 최근 에너지기술연구원, ㈜씨이텍과 함께 'CO₂ 포집기술 고도화 및 실증∙상용화 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외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12월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달성하겠다고 선언. 포스코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이나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스틸’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케미칼은 최근 ‘2030 수소 성장 로드맵’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6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여수 1공장에 설치해 연 6만톤의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 미국의 에너지 기술 기업인 베이커 휴즈와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및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국내 에너지관련 대표기업들은 CCUS가 성공적인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미래지향적 기술이며, 나아가 지속가능한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기반으로 블루수소 생산 및 공급을 앞당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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