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암모니아 연소기술의 현재와 미래 2
석탄·LNG와 암모니아 혼소발전, 선박연료 등 적용분야 넓어

생산 시 다량 연료 소모가 단점 신재생발전→그린암모니아 주목 CF인더스트리, 에어프로덕츠 등 대규모 암모니아 생산 계획 발표 UNIST 백종범 교수팀, 저온·저압 암모니아 생산 방법 개발 성공

2021-10-19     양인범 기자
그린암모니아 생산 공정 모식도.

암모니아 자체를 연소시켜 연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세계의 노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에너지원이 그러하듯 암모니아에도 단점은 있다.

암모니아의 이용 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소와 마찬가지로 그 생산과정에서 CO2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경제적인 암모니아의 생산 방법은 친환경적이지 않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1913년 개발된 하버-보쉬 프로세스로 수소에 질소를 첨가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통상 이는 수소를 생산하기에 가장 경제적인 수증기 메탄개질(SMR, Steam Methane Reforming)공정과 결합해 이용하는데, 이 생산 방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수율을 얻기 위해서 고온고압(~300bar, ~500℃)의 반응조건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많은 에너지(30~40GJ/NH3 ton)를 소모해야 하며 이는 다시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 다량의 연료가 소모되어 CO2 배출을 야기한다.

즉 이러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브라운(Brown)암모니아는 CO2배출을 줄이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게 한다. 때문에 CCS(Carbon Capture Storage)와 결합한 블루(Blue)암모니아나 신재생에너지로부터 만든 그린수소로부터 그린암모니아를 만드는 개념이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생산 비용의 증대로 인해 상업적인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더 에너지 소모를 줄인 기술개발 적용을 필요로 한다.

암모니아 사용에 따르는 또다른 위험은 독성이다. 암모니아는 50ppm 수준의 농도까지는 악취만 발생하지만, 300ppm이상에서는 눈 등에 부상을 야기하며 3000ppm 이상에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화재폭발 위험도를 중심으로 설계된 LPG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되며, 누출 방지 및 누출 시 위험도 저감을 위한 방재시스템이 반드시 병행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린암모니아 생산, 세계적인 흐름으로

UNIST 백종범 교수팀이 개발한 볼밀링법을 통한 암모니아 생성 과정 모식도.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암모니아 이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재의 생산 방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그린 암모니아 생산 공정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암모니아 생산업체인 CF인더스트리는 재생 가능한 전기로 구동되는 전기 분해 기반 암모니아 공장을 건설하고 향후 1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 강도를 25% 낮추는 CCS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CF는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 연간 2만톤의 그린암모니아 생산에 수소를 공급하는 용수전기분해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암모니아용 수소는 보통 메탄의 증기 재형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2023년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프로젝트의 비용은 연간 자본 예산 4억 달러에서 4억 5천만 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CF는 또한 암모니아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탄소 포집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저탄소 암모니아는 녹색 수소 함량 때문에 t당 2,20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그 회사는 말한다. CF의 비료용 암모니아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t당 약 350달러였다. 윌은 녹색 수소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t당 약 510달러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반면 기존의 암모니아는 t당 약 150달러일 것이라고 말했다.

CF만이 기회를 보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맥켄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과 2019년 사이에 약 253 MW의 녹색 수소 프로젝트가 배치되었다. 그것은 2025년까지 3,205 MW의 추가 용량을 예상한다.

산업용 가스회사인 에어프로덕츠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규모 전기분해 기반 암모니아 복합체를 계획하고 있으며, 탄소-블랙 제조업체인 모노리스 머티리얼스는 네브라스카에 무탄소 암모니아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에어프로덕츠는 지난해 7월 ACWA파워 및 네옴(NEOM)과 함께 세계적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5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수소 기반 암모니아 생산 시설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이것은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에 플랜트를 지어 신재생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에어프로덕츠는 이 플랜트가 연간 120만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지멘스 역시 신재생발전을 통한 그린암모니아 생산 공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기업들은 신재생발전을 통한 전기분해로 그린암모니아 증산을 늘리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용기에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와 수소기체를 차례로 주입해 빠르게 회전하는 쇠구슬에 부딪혀 활성화된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기체를 분해한다. 여기에 수소가 반응해 암모니아를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 하버-보슈법의 수득률 25%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82.5%의 수득률을 가지고, 압력은 기존 대비 200분의 1 수준, 온도는 10분의 1 수준에서 만들어 내며, CO2 배출이 없다. <그림 참조>

암모니아 혼소발전 연구도 활발

암모니아는 LNG와 혼소함으로써 LNG복합발전의 저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 LNG/수소 혼소 가스터빈 연소기 개발 역시 국책과제로 연구 중이지만,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수송, 저장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일본 AIST의 암모니아 가스터빈 테스트 현장.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민관 협의회를 구성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데, 일본 석탄발전소에서 암모니아 20% 혼소발전을 할 경우 약 4천만톤에 이르는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은 올해 3월 중공업 회사인 IHI가 LNG와 액체 암모니아를 3대 7로 섞어 세계 최초로 2000kW급 가스터빈을 운전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일본 주가이로공업이 공업로용 버너에서 암모니아 전용 연소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발전용 가스터빈의 암모니아 전용 연소가 아닌 공업로에서 필요한 고온 연소를 암모니아만의 전용 연소로 실현한 것은 일본 내 최초이다. 일본에서 CO2 배출량 중 약 17%를 차지하는 공업로 분야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석탄·암모니아 혼소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내 USC급(Ultra Super Critical) 석탄화력 발전소의 단위 출력 당 CO2 발생량은 795g.CO2/kWh인데, 여기에 20%를 암모니아 혼소(LHV 기준-저위발열량)시 636g.CO2/kWh로 약 20% 이상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발전사 JERA는 2030년까지 모든 비효율적 석탄화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2040년까지 화력발전소에 암모니아 연소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도 올해 7월 포스코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두산중공업이 함께 ‘암모니아 가스터빈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수소와 암모니아를 동시에 생산하고, RIST와 암모니아 개질기를 개발한다. 두산중공업은 암모니아 개질 후 생성된 가스를 연소하는 연소기와 가스터빈을 개발한다.

국제코드 개정 등 과제 산적

암모니아는 현재 IGC코드에 의거해 건조된 가스운반선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다만, 이 코드에서는 독성 물질(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암모니아는 기존 액화가스 운반선으로 대량 운송되어 왔으며, 냉동기의 냉매 및 배기가스 배출 저감장치의 촉매 환원제로도 활용되어 안전하게 취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추후 규정의 개정을 통해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또다른 과제도 남아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계산에 따르면 석탄화력에 암모니아를 사용할 경우 1,000MW급 USC발전소는 100% 정격 부하에서 시간 당 약 400톤 미만의 미분탄을 사용하고 있다. 약 6,000kcal/kg의 발열량을 가진 석탄을 쓴다고 가정할 때, 발열량 기준 20%의 암모니아를 혼소 시, 발전소 1기 당 1년에 약 85만 톤의 암모니아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비료를 위해 수입하는 암모니아가 1년에 140만 톤 수준임을 본다면 화력발전에서 암모니아를 쓰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소기술 전문가들은 “암모니아는 수소의 캐리어로서만이 아닌 친환경 연료의 가치도 높은 만큼 더 심화된 기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