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에너지시스템 장사윤 전무이사
저가경쟁이 아닌 품질경쟁 이뤄져야

제어시스템·보일러 연동, 개선 필요

온수분배기를 비롯한 밸브, 전동 구동기 및 각방온도조절기를 모두 포함하여 실별 난방제어시스템이라고 한다. 특히 멀티형 난방제어시스템은 거실 온도조절기에서 다른 방의 온도를 제어하는 난방제어시스템을 지칭한다.

최초의 멀티온도조절기는 1999년 ‘중앙 및 각방온도조절기’라는 명칭으로 보급된 것이 시초로, 지난 2001년 ‘중앙 및 각방식 온도조절기’이라는 기존의 명칭이 ‘멀티온도조절기’로 새롭게 불리게 됐다.

그 이전에는 지역난방에서 주로 사용하던 각방온도조절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멀티형 온도조절기가 나오면서부터 순간식 가스보일러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시장은 분양가 자율화에 따라 고급아파트 특판에 국한되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2004년부터는 롯데캐슬, 아이파크, 래미안등 고급 건축브랜드에서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기본사양에 한하여 보급률이 점차 확대됐다.

2011년 7월부터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 시행에 따라 20세대 이상의 신축 공동주택에서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채택이 의무화되면서 국내 전체 시장규모는 약 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약 30개의 난방제어시스템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으나 상당수 업체들이 업체 간 과다 출혈경쟁의 여파로 2012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걸쳐 줄도산을 맞으면서 지금은 KS인증 제조업체 14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처럼 시장이 축소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건설사들의 최저가 입찰제 시행을 꼽고 있다. 업계는 또 이 같은 납품구도가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경쟁하는 업체들의 파산을 촉발시키고 있는 상황이며, 개발인력 영입을 통한 신제품 개발과 R&D사업 활성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인공지능 실별 난방제어시스템’의 실내 온도변화율 측정 데이터

 

실별 난방제어시스템의 신기술 등장

이러한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관련 신기술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어려운 시장상황을 타개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인공지능 실별 난방제어시스템’은 실내공기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매분마다 실내온도 변화율을 고려하는 최적의 난방제어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어 있고, 방바닥의 온도와 실내온도의 변화에 있어 온도편차가 적다. 또한 30%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도 있다.

▲ 이중 보온형 온수분배기 ■관통형 스테인리스 온수 분배기

방마다 설치되는 온도조절기 시스템으로는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한 터치형 온도조절기와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죠그셔틀형의 두 유형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조그셔틀형은 기존의 가변저항식 다이얼 방식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사용감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온수분배기의 경우 기존의 청동 주물형 온수분배기에서 스테인리스형 온수분배기로 변화되는 시장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테인리스 온수분배기는 저가형의 브레이징 공법에 의한 분배기와 아르곤 용접에 의한 스테인리스 온수분배기가 있다. 저가의 브레이징형 스테인리스 온수분배기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재료의 두께가 0.6mm 인 경우도 있어 내구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아르곤 용접형 스테인리스 온수분배기는 KS 규격 인증의 유무에 따라 그 품질 차이가 확연히 갈린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자동밸브를 분배기 본체에 자체 내장시킨 ‘관통형 스테인리스 온수 분배기’가 개발되어 집 수명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분배기가 공급되고 있어 새로운 시장동향을 이끌어가고 있다.

근래 온수분배기 업계에서는 이중 보온재 채택의 메리트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중 보온재는 분배기 몸통에 보온재를 입히고 마감 플라스틱 커버를 씌우는 것이다. ‘이중 보온형 온수분배기’의 특징은 탁월한 보온성으로 내·외부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싱크대 하부장 내부에서 온수분배기의 발열로 인한 뒤틀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 방마다 설치되는 터치형 온도조절기 시스템(왼쪽)과 조그셔틀형 온도조절기 시스템(오른쪽)

실별 난방제어시스템과 보일러의 틀어진 연동

최근 업계에서는 실별 난방제어시스템과 순간식 개별보일러 간 연동 효율성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정집에서는 하나 또는 두개의 방만 난방하는 경우가 많아 저부하로 운전되거나 각방별로 밸브가 열릴 때마다 보일러가 가동하고, 밸브가 닫힐 때 보일러가 정지하게 되는 경우에도 보일러의 빈번한 가동정지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콘덴싱 보일러 등 고효율 제품보급이 보편화된 추세지만 난방제어시스템과 효율적인 연동구조를 갖추지 못해 결국 기기 자체의 효율과 무관하게 전체 난방효율로 따졌을 때 상당량의 에너지 손실이 생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별 난방제어시스템의 제어방식은 각방의 밸브가 제각기 따로 열리게 되는 경우에 가급적 동시에 열리는 방법을 강구하여 빈번한 가동정지를 줄이고, 보일러에서는 저부하 시에도 비례식 거버너 제어밸브 구동률을 최소 20%이하까지 줄일 수 있는 구조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난방제어시스템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에너지 수요처는 가정 난방인데 이러한 문제점으로 상당한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고, 불편한 난방시스템으로 인하여 많은 소비자들이 고가의 전기를 보조난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90%에 이르지만, 전기식 보일러는 기본적으로 40% 이하의 에너지 변환효율로 생산되고 있어 전기로 난방하는 것은 극히 비효율적이라 볼 수 있다.

실별 난방제어시스템과 보일러 양 업계가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지만 아직은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맺음말

업계는 우선적으로 향후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시장의 저가경쟁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합리적 경쟁을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한 경쟁구도가 갖춰졌을 때 업체들의 기술력과 품질이 향상되고 그에 따라 소비자들이 향유하는 제품과 서비스 만족도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건전한 업계문화가 조성되고 업체들의 기술개발 의지가 충만한 때 시장은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손익구조가 개선됐을 때 국내 실별 난방제어시스템 기술력과 한국 특유의 온돌난방의 태생적 우수성이 더해져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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