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안전센터’ 우리나라 초고압·저온분야 연구메카 꿈꾼다

오는 2016년 준공을 목표로 강원도 영월에서 초고압·저온 첨단제품의 신뢰성 평가와 시험설비를 갖춘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이하 에너지안전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에너지안전센터는 국내 최초는 물론 세계에서도 4번째로 들어서는 초고압·저온 제품 전문 시험연구기관으로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해 초고압·저온, 화재폭발 시험설비를 갖춰, 명실상부 관련분야 국내 최고의 연구메카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현재 초저온 시험동과 시험기자재보관동, 기초물성 시험동 등의 건립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섰으며 올해는 에너지연구센터의 핵심인 연소시험동과 야외시험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초고압·저온분야 연구메카가 될 강원도 영월의 에너지안전센터 공사현장을 찾았다.

2016년 강원도 영월 준공예정…국내 최초, 세계 4번째
대지 12만9805㎡, 폭발분야 시험설비 77종 90점 달해

▲ 2016년 강원도 영월에 들어설 에너지안전센터 조감도

기초공사 완료, 시험·연구동 준공 초읽기

에너지안전센터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산기슭에 대지면적 12만9805 ㎡(4만2839평), 연면적 4340 ㎡ (1432평) 규모로 연소시험동, 초저온시험동, 가스혼합설비동 등 7개 건물에 초고압·저온, 화재폭발분야 77종 90점 이상의 시험설비가 들어선다.

에너지안전센터는 지난 2013년 12월 착공식을 갖고 3년간의 공사를 거쳐 오는 2016년 완공예정이며 총 28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2014년 12월 기준) 공정율은 25%로 연소시험동 등 부지조성공사가 완료되고 기초물성시험동, 가스혼합동, 초저온용기시험동, 연구동, 초고압용기시험동 등의 골조공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산기슭에 위치한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공사가 쉽지 않았다.

가스안전공사 서원석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장은 “에너지안전센터가 위치한 지역의 지반이 대부분 단단한 암반으로 구성돼 있었다”며 “기초공사를 위해 암반을 제거하느라 당초 예상보다 공사기간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사지역에서 구석기시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와 무연고 묘 등이 발견되면서 구간별로 공사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실제 공사현장을 둘러보니 사무동 옆으로는 대형 암반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고 외곽지역에서는 문화재청의 조사가 진행 중임을 알리는 표시도 보였다.

다행히 지난 여름 장마철 피해가 없었고 문화재 조사결과 평범한 토기류 등으로 판정되면서 공사속도는 제자리를 잡았다.

1년여간의 암반제거를 끝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시험동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에너지안전센터 건설현장 관리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가스안전공사 이재훈 박사는 “에너지안전센터는 국내 유일의 초고압·저압 시험연구시설로 가스안전공사뿐만 아니라 관련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준공과 동시에 시험과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넘어 국제경쟁력 갖춘 연구시설 준비 중

가스안전공사는 초고압 제품의 검사를 위해 관련분야 화재·폭발실증시험이 가능한 연구센터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제외된 바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10년 서울 행당동 CNG버스용기 파열사고를 계기로 분위기가 180도 바뀐다.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CNG버스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합동조사를 통해 CNG관련 기술개발과 검인증과정의 부실을 인정하고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CNG용기 재검사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CNG용기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수소용기 등 초고압용기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이들 제품을 시험·연구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

결국 정부가 CNG버스용기 파열사고 등 초고압용기의 안전과 기술개발을 위해 예산을 배정하면서 에너지연구센터 설립이 가시화됐다.

가스안전공사는 에너지연구센터 완공을 계기로 가스누출 화재·폭발실증 실험을 통해 국가 가스안전관리 수준향상과 선진국에서 독점하고 있는 초고압·저온 부품에 대한 성능평가·인증이 가능해지면서 제조업체의 기술지원 사업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너지 융·복합 연구를 수행, 선진국형 가스안전정책인 예방적 안전관리 시스템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원석 에너지안전센터장은 “고법 내 독성가스제품과 초고압 제품 검인증제도 도입을 계기로 오는 2017년부터 CNG, 수소충전소 부품류에 대한 검인증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초고압 시험연구설비를 통해 원전과 화력 등 발전분야의 부품인증기관 참여와 초고압분야 해외인증기관 사무소 유치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에너지안전센터는 단순히 국내 초고압제품의 검인증을 넘어, 국제경쟁력을 갖춰 해외시장에서 기술을 겨룬다는 방침이다. 또한 유사기능이 있는 기업들과 연계, 공동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 센터장에 따르면 초고압제품 개발 연구소를 에너지안전센터 내로 유치해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초고압·저온 제품에 대한 인증도 국내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 초고압·저온 시장조사와 함께 연차별 사업화 모델, 조직과 인력투입 세부계획 마련 등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한창이다. 이어 충북 진천에 들어설 예정인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와 함께 안전밸트로 묶어 가스안전관리의 중추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가스안전 글로벌 톱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도 추진 중이다.

▲ 에너지안전센터에 들어설 시험연구동의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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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가스안전공사 권정락 연구원장
“초고압제품 시험 통해 기술개발, 안전수준 향상 기대”
 
중장기전략 컨설팅 통해 연차별 사업화 모델 마련
중소기업 지원·컨설팅 등 다각적인 협력방안 모색
 

“우리나라는 CNG버스가 대중화되고 수소자동차 개발이 진행되는 등 초고압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서울 행당동 CNG버스용기 파열사고를 통해 공공기관의 초고압 검증체계 구축미비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습니다. 오는 2016년 에너지안전센터가 들어서면 공공기관으로서 초고압제품의 검인증은 물론 기술개발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권정락 가스안전연구원장(57)은 에너지안전센터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된 초고압·저온의 검인증은 물론 기술지원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원장은 “그동안 국내 시험설비의 부재로 인해 지금까지 CNG,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에 사용되는 주요부품들에 대한 인증을 해외 인증기관을 통해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지출도 문제지만, 국내에서 개발한 기술의 해외유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CNG버스용기 폭발사고와 특수가스 사고를 계기로 초고압∙저온 제품의 안전에 대해 사회적 관심은 많았지만 국내에 별다른 시험기관이 없어 제품검사와 연구에 한계가 있어 왔다.

이번 에너지안전센터 건립을 통해 초고압∙저압 제품 개발은 물론 국제 인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돼 국내 관련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정락 원장은 에너지안전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인재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사에서 운영중인 고압기기 시험설비는 총 13종입니다. 가스를 이용한 가압시험의 경우 수소는 110MPa, 천연가스는 550MPa까지 시험이 가능하며 수압시험은 최대 400MPa까지 성능시험이 가능합니다. 이미 일부 인력은 경력사원으로 채용한 상태며 2016년 에너지안전센터 준공을 대비, 지속적인 시험설비 구축과 추가적인 연구인력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권 원장은 “향후 에너지안전센터는 국내 최초로 에너지분야의 제품 및 설비에 대한 극한의 환경시험·인증이 가능한 시험·실증시설로 향후 관련분야의 연구개발을 리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설립취지에 맞게 중소기업 지원업무, 시범사업의 수행, 그리고 제조업체 제품개발 컨설팅 등 다각적인 지원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산업의 발전과 안전성 향상을 위해 에너지안전센터의 성공적 정착을 기원하며 가스업계도 상호 협력적 동반자 관계자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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