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이경인 기자] “석유화학기업 하나에 설치된 배관만 수십km에 달해, 사람이 일일이 점검하는 시스템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초음파 검사나 방사선 투과 검사 등이 도입됐지만 센서의 위치에 따라 점검범위가 결정되는 만큼, 시간이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이 바로 다채널 유도초음파 기술입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 이동훈 박사는 다채널 유도초음파를 통한 배관결함 탐지기술 연구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동훈 박사에 따르면 현재 석유화학시설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파괴검사방식인 초음파 검사, 방사선 투과검사, 와전류 탐상검사 등은 공통적으로 센서가 위치하고 있는 지점만 검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배관길이가 긴 대형석유화학시설의 경우, 배관설비 전체를 점검하기에는 시간적 제약과 경비가 급증하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새롭게 도입이 되고 있는 방법이 바로, 유도초음파 검사방법이다.

하지만 유도초음파도 한 번에 수십미터를 왕복하며 검사하는 방식으로 신호대잡음비가 낮고, 결함탐지능이 떨어지는 등 정확한 위치도출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동훈 박사는 “유도초음파를 도입한 석유화학기업에서 문제점 개선을 희망했지만, 대부분 외국제품인 탓에 국내 기업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국내 산업현장에 맞는 배관탐지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 전공했던 초음파기술을 살려, 해결책 마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공기업인 가스안전공사 입장에서 몇 년이 될지 모르는 기술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해결책은 쉽게 풀렸다.

지난 2014년 내부출신으로 가스안전공사 첫 CEO에 오른 박기동 사장이 국내시장을 탈피, 세계시장을 선도할 글로벌 TOP 기술 개발을 선포하면서 ‘다채널 유도초음파기술’이 지원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동훈 박사는 “글로벌 TOP기술에 선정되면서 지원대상에 포함됐지만 기술개발 성공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많았다”고 고백 한 뒤 “하지만 사장님이 직접, 결과보다 과정을 강조하시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시면서 부담감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3년여간의 연구를 통해 외국제품보다 우수한 시제품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산은 남아 있었다.

“다채널 유도초음파를 통한 탐지기술이 낯선 탓도 있지만 석유화학기업 입장에서는 시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될까 우려되는 시각도 적지 않아, 현장테스트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신기술에 호의적인 석유화학기업을 만나면서 현장테스트를 겨우 실시할 수 있었죠.”

기술개발을 통해 시제품 품질에 대해 자신감은 있었지만 실제 현장테스트 과정은 조마조마했다. 혹, 문제있는 지점을 발견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진단결과,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던 석유화학기업도 가스안전공사의 탐지기술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후 이동훈 박사는 현장테스트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중소기업과 기술이전 협력을 맺는 등 본격적인 기술보급에 나섰다. 또한 특허청 주관 2016년 대한민국 발명특허에서 금상(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IBC 세계인명사전 등재, 2000명의 탁월한 지식인 등재 등 겹경사를 맞았다.

한편 이동훈 박사가 개발한 다채널 유도초음파 탐지기술이 상용화되면 외국에 의존하던 배관 원거리 검사용 유도초음파 장비의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가스수송배관을 비롯해 발전설비 배관, 독극물 배관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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