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박귀철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심란했던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저물어가는 가운데 가스기기업계의 금년 한 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줄어드는 시장을 놓고 물량 쟁탈전이 치열했던 한 해로 정리해가고 있다.

가스밸브 중 매몰 용접형 볼밸브는 서울 송파신도시에서 발생한 약간의 수요와 일부 지방의 소량 수요를 제외하고는 다소 줄었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얘기다. 또한 입상배관에 많이 사용되던 플랜지형 밸브도 용접형 밸브의 보급세가 강해 많이 줄었다. 황동볼밸브는 신축 아파트의 수요증가로 지난해 정도로 선방했지만 20A의 경우 다세대주택용으로 중국산의 강세로 두드러졌다. 황동밸브는 올해 두 차례의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한 때 가수요가 있었으나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석유화학플랜트시장의 부진으로 많은 밸브제조사들이 초저온밸브 등 가스시장으로 눈독을 들였으나 큰 재미를 못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계량기는 5년 또는 8년의 교체주기로 인한 일정 물량은 매년 발생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과잉으로 항상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 중 점검용 가스계량기는 아파트현장에서 대부분 적용할 정도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기존 3개사만 생산하는 시장에 올해 초부터 신규업체의 참여가 기대 되었으나 개발이 늦어졌다. 현재 2개사가 성능인증을 받고 있어 내년 초부터는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계량기는 침체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한해였다.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신설공장이나 신축건물이 많지 않아 판매물량이 저조했다. 또한 도시가스용 정압기는 과거 8∼9년 전보다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 번 설치하면 거의 30년 이상 사용함으로써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도시가스사는 안전관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노후 정압기를 교체하지만 상당수 현장은 교체를 하지 않고 형식적인 분해점검만 하고 있어 가스안전이 매우 불안한 상태다. 따라서 정압기의 법정 교체주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스압력조정기시장도 예년과 비슷한 가운데 올해 화영상사에서 선보인 발신형LPG절체조정기는 앞으로 새로운 시장의 형성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소형저장탱크에 필요한 압력조정기 시장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어 위안이 되었지만 가장 큰 시장이던 LPG압력조정기는 주춤한 상태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형LPG저장탱크는 올해도 물량 증가가 두드러졌으나 과당경쟁으로 공급가격이 떨어졌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큰 폭의 LPG가격 인상이 내년 시장에서 어떤 작용을 할지 변수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초에는 신규업체의 진입으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형저장탱크에 필요한 안전밸브 등 부품류도 올해는 좋은 한 해를 보냈다.

가스안전기기 중 전통적인 가스누설경보기와 가스누출경보차단장치는 신규 수요의 부진의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다기능가스안전계량기는 수요가 극히 미미했으며 내년에는 군단위 LPG배관망사업 현장에 그나마 조금 보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주방의 가스안전파수꾼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가스 타이머콕은 올해도 각 지자체의 공급 물량 외 토지주택공사에서 22만여 세대에 집중 보급함으로써 일부 제조업체들은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결국 올 한 해도 가스기기시장은 LPG저장탱크 분야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둔화 내지 소폭성장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수요부진에 따라 기업들도 여유가 없다보니 신제품 개발이 저조하다는데 있다. 신제품 개발 없이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아울러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설계단계검사 지연도 업계의 불만이 많았던 한 해로 지적되고 있다. 새해에는 더 많은 신제품이 개발되어 가스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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