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은 최근 중국 정부의 친환경정책으로 빠르게 성장판을 키워가고 있다.(사진은 중국 현지업체 3개사의 가스보일러 제품)


中, 생활수준 향상으로 2020년 보일러 450만대 규모

유럽산 가격인하, 중국산 품질제고로 국산 입지 위기 우려
정부 석탄개조사업으로 친환경 가스보일러 고성장 여건 조성

기존 단일국가 규모 순으로 가정용 가스보일러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시장은 영국, 한국, 독일 등이었다. 그러나 중국 가스보일러시장이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러한 구도를 뒤집기 시작했다.  

대륙 면적이나 인구수를 따져봤을 때 세계 최대 규모의 보일러시장이 진작 생겨났어야 하지만, 중국의 난방수요는 석탄을 원료로 하는 라디에이터 방식의 중앙공급방식이 가장 일반적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도시가스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가스보일러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토목공정학회 가스지부 가스난방전문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35만대에 불과했던 가스보일러시장은 2011년 98만대, 2012년 120만대, 2013년 152만대, 2014년 164만대로 급격히 몸집을 불려왔다. 2008년에 비해  2014년에는 시장규모가 무려 400%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연평균 성장률 20%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5년 중국은 내부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가스보일러시장도 부침을 겼었다. 2015년 가스보일러 생산량이 130여만대로 집계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200만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1 참조>

▲ 중국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은 최근 중국 정부의 친환경정책으로 빠르게 성장판을 키워가고 있다.(사진은 중국 현지업체 3개사의 가스보일러 제품)

중국토목공정학회는 아울러 중국 가스보일러시장이 올해 300만대 돌파에 이어 다가오는 2020년까지 연간 최대 450만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에너지 정책전환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이러한 가스보일러시장 전망도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현지 가스보일러 판매사들에 따르면 중국은 경제성장이 점차 둔화되고 부동산 경기도 거품이 빠지는 상황임에도 국내외 보일러업체 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성장가능성을 보유한 중국 보일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기업들이 앞 다퉈 중국 현지 판매법인 및 생산공장을 구축하며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보일러시장은 저가제품으로 특판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중국 보일러사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고급형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럽기업들, 그리고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보일러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보일러기업들은 개별 구매율이 높은 양쯔강 남부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으며, 중국업체들은 양쯔강 북부지역에서 건설사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지속하며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 보일러사들은 친환경 콘덴싱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동부지역에서 중저가시장 공략에 치중하는 상황이다.

중국 가스보일러시장은 크게 △최고급형(High-end and Premium) △고급형(Premium) △고성능(High Performance) △일반 성능(Performance) △일반 저가형(Basic)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수요가 한국보다 다양하며 초기 설치비나 구매가격보다 가성비와 편의성에 비중을 둔 구조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는 글로벌 유명 가스보일러 브랜드가 대거 진출했으며 국가별 가스보일러 판매비중은 중국산(유럽계 포함) 80%, 유럽산 15%, 한국산 5% 순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 롯데기공, 알토엔대우 등 국산 가스보일러 브랜드도 최근 성능과 가격대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향후 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표2 참조>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국 내 가스보일러 제조사는 130여개가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독일, 이탈리아, 터키, 한국, 폴란드, 네덜란드 순으로 수입량이 많다.

 

가격대별 공급구조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제품이 프리미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저가시장은 한국과 이탈리아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최대 80%를 차지하는 저가형시장은 중국 현지 업체들과 터키, 폴란드산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3 참조>

최근에는 중국 현지업체들의 가스보일러 제조역량이 크게 발전됐고, 프리미엄  유럽산 제품들마저 가격을 크게 내리면서 중저가시장을 집중 공략해왔던 국산 브랜드들의 입지가 난처한 상황이다. 기술면에선 국내 브랜드가 유럽에도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가격경쟁력만큼은 중국‧유럽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중국에서는 석탄을 원료로 하는 라디에이터 방식의 중앙공급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소득 증가로 중국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개별난방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남부 지방에서도 개별난방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개별난방 방식 중 가스보일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2015년 기준으로 84.61%의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가스보일러시장은 2011년 98만대, 2012년 120만대, 2013년 152만대, 2014년 164만대까지 늘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지난 2016년에는 180만대에 육박했다.

이러한 중국 가스보일러시장의 급성장은 중국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 정부는 석탄 난방으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난방방식 전환을 위한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하북 지방을 중심으로 석탄을 사용하는 중앙난방 대형 보일러를 개별 가스보일러로 전환하는 석탄개조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2016년 석탄개조사업으로 약 30만~40만대의 가스보일러가 공급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에는 산둥성으로 확대됐는데 이는 향후 중국 가스보일러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20년 중국의 가스보일러시장 규모는 450만대에서 최대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보일러시장에는 약 130여개의 국내외 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국내 보일러업계는 1990년대 초반 당시 경동보일러 등이 중국에 진출해 한 때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바도 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가스보일러기술 상향과 유럽 업체들의 가격정책 선회 등으로 인해 현재는 중국 로컬업체와 유럽에 밀려 국내 브랜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현재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가스보일러의 70~80%가 에너지효율이 떨어지고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저가형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시의 질소산화물 규제와 에너지효율 강화 정책 등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공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세계적으로 우월한 친환경 콘덴싱기술을 보유한 국내 보일러업계가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다시 높일 수 있는 적기라 보여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으로의 수출도 마냥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중 FTA 체결은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관세철폐 조항 때문이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중국산 보일러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하고 중국으로 수출되는 국산 보일러에 대해서는 10년간 단계적 관세 철폐라는 독소조항은 중국 보일러시장 확장기에 수출을 빠르게 늘려가야 하는 국내 보일러업계에 불안요소가 되고 있음은 확실하다.

국내 보일러업계는 결국 한·중FTA라는 장벽을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극복하고 향후 중국 보일러시장에서 유럽과 현지업체들과 맞수를 펼쳐야 할 상황에 놓인 만큼, 기술개발과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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