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하에 실증사업과 조속한 KS인증 마련 시급

 

[가스신문=남영태 기자] 국내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지난 2015년 SOFC 시스템 제조사, 소재·부품사 등 관련 산업계는 ‘SOFC 산업화 포럼’을 발족했다. SOFC 산업화 포럼 내 참여사들은 향후 SOFC 시스템이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시스템 안정화 및 효율 향상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SOFC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 지원책 마련이 지연됨에 따라 각 SOFC 시스템 제조사는 2019~2020년 제품 출시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에도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가스신문은 지난달 5일 SOFC 산업화 포럼 내 시스템제조사로 참여하고 있는 STX중공업㈜, ㈜미코, 에이치앤파워㈜, 피엔피에너지텍㈜의 연료전지 사업부를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동원 센터장(STX중공업), 김동규 이사·박진아 팀장(미코), 강인용 대표(에이치앤파워), 이용현 대표(피엔피에너지텍)는 지난 4월 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OFC 산업을 꽃피우기 위해선 정부지원 하에 실증사업과 정부보급사업 및 보조금 수급을 위해 조속한 신재생에너지설비 KS인증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 지난 달 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SOFC 시스템 제조사 간담회에 참석한 SOFC 연구·개발 책임자들은 조속한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Q1. 현재 정부는 SOFC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또 SOFC가 언급될 때 마다 ‘우리나라는 제품이 없다. 아직 멀었다.’는 꼬리표가 붙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동원 센터장 : 정부에서는 종류를 떠나 연료전지자체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시각이 많은 것 같다. 우선 국내 연료전지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그 인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SOFC는 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대신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국제적으로도 다른 연료전지들이 먼저 출시됐고, 차세대 연료전지로서 그 잠재력 때문에 여러 곳에서 관심을 두고 개발하고 있어 우리나라만 유독 느린 것은 아니다.

특히 국내에서 ‘SOFC 제품이 없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 최근 STX중공업이 KGS AB934에 합격했고, 분당 지구에 블룸에너지재팬이 SOFC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러한 인식은 어느 정도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진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도 셀, 스택 등에 대한 성능 및 수명 안정성을 설명할 수 있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김동규 이사 : 연료전지는 최적의 분산발전원으로 시장 기대가치가 높아지는 만큼 메가트렌드다. 이 가운데 고효율의 장점을 가진 SOFC는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 아이템이지만, 타 연료전지 대비 오랜 기간의 개발 및 검증 과정이 요구된다. 특히 여기 모인 제조사별 제품 또는 프로토타입으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제품이 없다고 하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인증’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2. 가까운 일본은 SOFC에 대해 정부와 기업체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년간 정부와 기업체에서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일본에 뒤쳐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인용 대표 : 국내에도 일본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SOFC 기술이 개발돼 있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프로토타입에서 상용화까지의 개발이 더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부지원 하에 진행되는 ‘실증사업’의 부재다.

일본은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를 중심으로 지난 2005년부터 일본전역에 걸쳐 대규모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SOFC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실증사업과 수소·연료전지에 관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박진아 팀장 : 연료전지는 에너지사업이기에 선진국의 경우 정부 주도 하에 로드맵에 맞게 체계적이고, 연속성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시장진입에 도달했다. 때문에 기반기술이 탄탄하고 사업 분업화가 철저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기업이 단기간 성과 위주의 근시안적인 사업적 안목으로 SOFC와 같이 세라믹 기술 기반의 난이도가 높고, 장기간의 개발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 빠르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바라보는 정부의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국내에도 SOFC 제품이 나왔다. 다만 주택·건물용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 연료전지 대비 시장진입이 늦어졌을 뿐 곧 사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PEFC의 사례를 볼 때, SOFC도 시장진입에 성공하는 동시에 빠르게 기술적 완성도가 확보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뒷 받침 할 KS 인증 기반 체계가 조속히 마련되야 한다.
 

Q3. 블룸에너지가 SOFC시스템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SOFC 산업에 시사 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각 기업별로 전망하는 것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한 말씀씩 의견을 부탁한다.

이용현 대표 : SOFC 선진사의 국내 진출은 현 단계에서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블룸에너지의 SOFC시스템이 설치되는 것만으로도 우선 국내 인식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한 시점이다. 국내 SOFC 기업들도 선지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안정성과 효율 향상, 가격 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해야할 때이다.

강인용 대표 : SOFC시스템이 발전시장에 유입됨으로써 소비자에게 다양한 형태의 연료전지가 보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일은 국내 에너지업계와 연료전지 시장에 긴장감을 부여하고 SOFC 연구계에도 일침을 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동원 센터장 : SOFC로 적절한 수익 모델을 구현하는 발전시스템으로 구성한 것은 향후 국내 SOFC 산업에 긍정적 요소로 보일 것이다. 다만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보이는 모습으로는 현 정부의 정책인 일자리 창출이나 수출 품목 확대와는 전혀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발전사들에게는 이에 대해 어떻게 하는 것이 장래에 국내 에너지 정책과 산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를 부여할 수 있을지 숙고해야할 시간이 도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김동규 이사 : 앞서 말씀하신 내용들처럼 블룸에너지의 SOFC시스템으로 기대감이 증폭되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결국 경쟁력을 갖춘 외국기업이 RPS시장의 혜택을 공유하거나, 잠식할 경우 이를 극복할 대안이 현재 확실치 않다. 즉, 현재 국내 기업들이 상당한 사업적 부담을 갖게 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Q4. 해외 SOFC 선진기업이 국내 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국내 기업과 경쟁구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시스템 안정화 및 효율 향상이 기대되는데, 산업계에서는 정부에 무엇을 촉구하는가?

강인용 대표 : 각 SOFC 제조사가 개발한 시스템에 대한 실증사업 추진이다. 향후 SOFC시스템이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 나왔을 때 기술실증 및 제품 상용화와 비즈니스 모델 수립에 기반이 될 전국단위의 실증사업이 시급하다.

박진아 팀장 : 이와 함께 인증규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SOFC가 초기에 타겟으로 하는 건물용 시장이야 말로 현실적인 분산발전 시장이다. 즉 RPS 시장의 지원을 건물용으로 확대해야 하며, 연료가격에 발전 단가를 적용하는 방안 등도 함께 모색돼야 한다. 결국 SOFC도 초기에는 정책시장에 진입해야하기에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인증규정이 조속히 마련되고, 또 향후에는 간소화돼야 한다.

이동원 센터장 : 강인용 대표와 박진아 팀장이 언급한 것처럼 실증사업과 KS 인증 규정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 특히 정부지원을 통한 실증사업은 R&D과제로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성능 점검과 소비자에게 SOFC시스템이 안정된 제품이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 실증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 KS인증과 이에 따른 보조금 지급도 요구된다. 현행법상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설비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SOFC는 인증을 위한 규격과 인증기관이 아직 없다. 현재 진행 중인 KS인증 기반구축사업이 완료되고, 한국에너지공단과 기술표준원이 긴밀히 협조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SOFC도 과거 PEMFC 사례처럼 7년여 시간이 소요된다며, 국내 SOFC기술은 지금도 위태로운데 결국 설자리를 잃고 해외기술에 종속될 것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SOFC를 개발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SOFC의 존립은 기술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므로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용현 대표 : 이와 더불어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일반인들은 태양광, 풍력은 많이 알지만 연료전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연료전지에 대해 모르니 당연히 SOFC에 대해서도 모른다. 또 재생에너지와 달리 연료전지가 CO2와 같은 공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대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로는 면적 대비 풍부한 에너지원을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 대안으로 고효율을 지닌 SOFC를 비롯한 연료전지가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단기적인 성과 지표를 달성하는 과제 및 지원 또한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고, 장기적인 계획 및 진행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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