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유통업은 도시가스공급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위축되고 있다.(사진은 강릉시 주문진 바닷가에 설치된 용기와 집합대, 압력조정기, 측도관 등의 LPG기구)

 

[가스신문=박귀철 기자] 유통업이란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중간 위치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동이 보다 원활하게 흐르게끔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해주는 업종으로 이른바 도매업과 소매업을 말한다. 지금까지 가스산업 발전에 있어서 유통업체들도 나름대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가스산업에 있어서 유통업체로는 대표적으로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과 LPG기구유통업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유통업체들은 물량감소에 따른 과당경쟁 등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이들 유통업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취재했다.

 


[ LPG기구유통분야 ]

도시가스공급·마을단위배관망으로 수요 감소

과거 명성 회복은 불가능
신제품 출시 있어야 유통 활기

 

유통업의 역사

국내에서 LPG기구 유통업은 1970년대 초반 세운상가에 있는 동양가스기구에서 수입 가스밸브와 압력조정기, 가스호스 등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유통업체들이 한 두 곳씩 생겨났다. 1980년대 들어 LPG판매업소가 증가하자 유통업체들도 같이 늘어났다. 당시 유통업체들의 가장 큰 품목은 LPG용기를 주축으로 압력조정기, 가스호스, 주물연소기 등으로 86 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가정집과 요식업소 등의 신개축으로 많은 수요가 발생했다. 특히 1980년 중반 국내 LPG용기는 250만개까지 생산되는 등 최고의 호황기를 누림으로써 유통업체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도시가스보급 확대에 따른 LPG수요의 증가가 주춤해지면서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본격화 되었다. 경쟁에서 밀린 업체들은 여기저기서 문을 닫았다.

 

LPG기구유통업 현황

유통업체 중 지역 내에서 거래하는 정착형 유통업체가 있는 반면 차량을 이용해 전국의 소규모 유통업체에 물품을 공급하는 유통업체(도매업)가 있다. 과거 전국 단위로 유통업을 하면서 크게 성공한 사업자도 있지만 반대인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유통 품목을 탈피해 연소기쪽으로 전향하거나 제조업으로 진출한 사례도 있다.

현재 유통업체들이 취급하는 주력 품목은 LPG압력조정기와 절체식 압력조정기, 가스호스, 주물연소기, 집합장치, 트윈호스, 측도관, 가스경보기 및 검지기, 차단장치, 가스계량기, 차양막, 용기캡, 역화방지기, 기화기, 안전밸브, 가스라이터 등이며 일부 업체들은 가스배관을 제외한 관이음쇠 등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체들이 취급하던 품목도 보급하고 있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과거에는 상당수가 거래처의 요구 등으로 무자료 거래가 많았으나 지금은 거의가 계산서 발행과 현금결제를 함으로써 투명해졌다. 현재 서울 중심으로 전국에서 비교적 규모 있게 운영하는 유통업체는 약 30∼40개사이며 소규모까지 포함하면 약 50∼60개사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유통업체들은 도시가스보급 확대 외 소형LPG저장탱크 보급 확대, 마을단위 및 군단위 LPG배관망사업, LPG협동조합의 공동구매 등으로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전망 및 대안

이처럼 LPG기구유통업은 여러 악재에 의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은 시장논리에 의해 생존하는 업체도 있겠지만 머잖아 상당수가 문을 닫을 정도로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유통업체들은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신제품이 있어야만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간단계인 유통을 경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LPG기구유통업은 나름대로의 엔지니어링 영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간의 경쟁력만 갖춘다면 어느 정도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 현재 일부 품목에 대한 권장사용기간을 가스계량기처럼 사용기간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단순하게 제품만 공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후관리까지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즉 판매와 A/S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LPG산업 발전에 한 축의 역할을 해온 유통업계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자들이 보급하는 다양한 제품이 설치된 모습(사진은 울산시 신정동의 한 목욕탕 외부 가스시설)

 

[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분야 ]

오랜 지기는 무의미, 낮은 가격의 제품만 선호

생존 위해 나사식 부속도 취급
시장규모 따른 맞춤형 경영해야


유통업의 역사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은 1980년대 도시가스보급이 본격화되면서 배관과 가스계량기, 밸브 등의 제품이 주축이 되어 보급되었다. 당시에는 제조사 또는 수입사가 바로 도시가스사로 필요한 자재를 직공급 함으로써 중간단계의 유통업체가 없었다. 

하지만 1982년 대성교역이 일본의 볼 밸브를 수입해, 공급한 것이 유통업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80년대 중반 몇몇 업체가 청계천에서 밸브, 이음관 등의 제품을 유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1988년 PE관이 생산되면서 대리점 계약으로 이어져 본격적인 도시가스배관자재 유통업체가 태동하게 되었다. 

당시 PE관은 동원프라스틱과 대림산업(현 한국PEM)에서 생산하면서 많은 대리점이 개설됐다. 이들 대리점은 파이프의 특성상 하치장을 운영하면서 이음관을 비롯해 밸브 등을 취급했다. 90년대 들어 도시가스보급 확대에 발맞추어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체들은 급격히 증가해 PLP코팅관과 PE관, 일반 가스관(백관) 등을 취급하면서 품목을 확대해 나갔다.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 현황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체 중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사업을 했다. 이들 업체들은 각 도시가스사들의 수요개척에 힘입어 도시가스협력사인 가스시설시공업체들의 현장에 필요한 배관자재를 적기에 공급하거나 취급함으로써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보조했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규모 있게 유통업을 하는 업소는 약 20개사 정도이며 전국적으로는 약 100개 이상이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2∼3개사 정도만 약 100억원에서 12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중간급은 40억원에서 7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하는 30억원대 정도로 유통 마진이 적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물량감소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납품가격이 크게 떨어져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도시가스배관자재시장의 감소에 일부 업체들은 나사식 관이음쇠와 잡자재 등의 제품까지 취급함으로써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 

 

전망 및 대안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은 한 마디로 아파트를 얼마나 많이 건설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아파트 신규 건설이 어느 정도 완료되기 때문에 물량 감소로 인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다보니 업계에서의 오랜 지기나 친분도 의미가 없다. 이 분야 영업은 단순직으로 무조건 납품가격이 저렴해야만 수주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러다보니 한마디로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유통의 한계에서 벗어나 직접 제조업을 해보고자 해도 만만하지 않다. 그렇다고 가스 외적인 새로운 품목을 추가하기도 쉽지 않다. 품목이 많으면 그만큼 관리부재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곧 부실을 앞당기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가스배관자재유통업체들의 고민은 PE융착기의 무상대여로 인한 손실이다. 언제까지 무상대여로 인한 손실을 안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융착기를 보유한 업체들의 고민은 더 깊어가고 있다.

결국 오래도록 유통업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시장규모에 따른 맞춤형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직원들의 차별화된 서비스교육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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