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유치원, 학원, 병원, 시장, 목욕탕, 호텔 등이 건축물의 면적에 관계없이 제1종 보호시설로 지정돼 있는 것은 다중(多衆)이용시설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학교는 꿈나무들이 자라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따라서 학교의 가스시설은 그 어느시설 보다도 완벽하게 시공되어야 하고, 가스안전관리 역시 일상적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요즘 전국적으로 초등학교에서 단체급식을 실시하면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나, 가스안전관리에 대해서는 매우 형식적이거나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하니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스를 전담하는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고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안전교육을 조금이나마 받은 영양사와 서무과 직원들이 가스관리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곳과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문제는 LPG사용시설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최근 몇몇 초등학교에서는 사용중인 LPG기화기에서 액체가스가 유출돼 이로 인해 가스계량기가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고 한다.

만일 학생들이 식당에 움집해 있을 때 사고가 일어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런데 행정당국도, 기기업체도, 공급자도, 안전당국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처음으로 발생한 사고도 아니다. 이미 작년에도 똑같은 형태의 LPG기화기 사고가 6건이나 발생했다.

아직까지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언제 재해로 연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모두가 '우리는 법적으로 하자(瑕疵)가 없다'고 하겠지만, 발뺌만 한다고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달려 있는 문제이며, 국내 가스기기의 기술력과 사후관리, 가스안전공사의 검사신뢰도가 걸려 있는 문제가 아닌가.

또한 학교에서도 이제는 예산부족, 인력부족 타령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여건에서라도 가스안전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운동장 한켠에 있는 도시가스 정압기시설은 이전하라고 아우성이면서 정작 실내에 있는 자체 가스시설은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앞으로 단체급식은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로 점차 확산되어 갈 것이다. 또한 학교의 난방시설 역시 가스난로를 설치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차제에 가스시설관리에 필요한 예산을 일선 학교에 배정해 주어야 하겠다.

가스안전공사 또한 안전한 가스기기를 제조할 수 있도록 지도·검사를 강화함은 물론, 학교시설에 대한 견실한 시공과 중단없는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벽지에 대한 실적위주의 점검보다 학교에 대한 1건의 안전점검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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