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이경인 기자]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계 각국은 수소산업을 비롯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산업 기반확충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수소법 시행을 계기로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탈탄소 정책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기술향상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임춘택 원장을 통해, 에너지산업의 전망과 지원현황을 들어 보았다.

 

올해 에너지 기술개발사업에 1조54억원 투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기술개발사업의 기획·평가·관리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에너지산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에너지기술 정책을 수립하고 인재 양성,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실현을 체계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수요관리, 온실가스 감축 등 관련 핵심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에너지 안전 기술향상을 위해 수소충전소, ESS 설비 등 안전성 제고를 위한 과제도 신규로 지원합니다.”

임춘택 원장은 전세계적으로 그린뉴딜과 2050년 탄소중립이 화두로 등장함에 따라, 이를 위해 탈탄소를 위한 핵심기술 투자는 물론 안전한 수소산업 정착을 위해 안전성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에기평은 에너지 기술개발사업에 전년대비 23% 증가한 1조54억원을 지원할 예정으로 역대급 규모이다.

임 원장에 따르면 정부의 에너지 기술개발사업 지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에기평은 5대 에너지 신산업 육성, 에너지 인프라 조성, 에너지 효율화와 전기화, 화석연료·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사업을 지원, 기후 위기 대비와 에너지전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와함께 임원장은 전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도 전통 에너지산업의 재편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다각적인 보완책도 마련 중이다.

전통 에너지산업 재편과정서 공정전환 병행돼야

임 원장은 “유럽,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 전환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주력산업 상황을 고려하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통 에너지산업의 재편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공정전환’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원장에 따르면 발전 분야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광, 풍력, 바이오 발전이 500GW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수발전과 수전해, 배터리 에너지저장(ESS), 전기차 충방전(V2G) 등으로 500GW 이상의 전력을 4시간 이상 저장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며 재생에너지 발전이 핵심 전력원이므로 송전선 인프라를 개조해야 한다. 이어 수송 분야는 중국, 유럽, 미국처럼 전기차, 전철, 고속철 투자를 늘려야 하고 승용차와 상용차 모두 효율이 높은 배터리 전기차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분야는 철강,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전기화, 그린수소 활용, 에너지 회수기술 개발이 시급하고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전기가열로와 그린수소의 활용, 에너지 회수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냉난방, 온수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전기화가 어려운 분야이므로 지열 등 다양한 열수원의 개발과 히트펌프의 적용이 좋은 대안이며 농업 분야에서 메탄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숲 조성을 통한 탄소흡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2050년 탄소중립 위해 그린수소 지원 확대

탄소중립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수소산업과 관련해서는 그린수소에 대한 관심과 지원확대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그린수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기평은 그린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수소 대량 이송을 위한 수소 액화 기술, 암모니아 생산‧저장 기술, 안전한 수소충전소 구축 기술 등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기술개발 과제를 기획하여 지원 중입니다. 아울러 수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고효율 연료전지 개발과 함께 드론, 건설기계 등 다양한 모빌리티 적용 연료전지 기술개발도 지원하는 등 수소 활용 분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에기평은 수소분야 기술개발 예산으로 지난해 579억원에서 올해 999억원으로 대폭 확대했으며 정부 6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수소기술개발사업(가칭) 예비타당성조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함께 임 원장은 “우리나라 수소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로, 해외 선진 기업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우수한 성능의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유입된다면, 우리 수소 기업들의 생태계 구축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소재‧부품 분야 등 원천기술과 실증을 통한 제품 신뢰성 확보를 위해 중점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성공적 탄소중립 위한 에너지기술 로드맵 제시

임 원장은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성공을 위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정책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기평은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판 그린뉴딜 발표 2년 전부터 각계 전문가,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그린뉴딜, 탄소중립 정책 설계를 지원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에기평 자체적으로 ‘한국형 그린뉴딜 실천전략’을 수립하여 탄소중립과 그린뉴딜 정책 실행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어 올해 9월까지 160명의 전문가와 함께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내외 시장‧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과 국내 역량을 철저히 분석해 국가 기술과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임 원장은 “이번 로드맵은 기술로드맵뿐만 아니라 시장로드맵도 제시할 예정으로,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장기 R&D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임원장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힘입어 청정에너지 신기술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기술개발이 탄력을 받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제천 전기화재,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수소폭발 등 에너지 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의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초래하는 등 에너지산업 발전과 함께 안전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에기평에서는 이러한 사고 발생 원인을 근절하기 위해 안전 전문가를 과제 기획 단계부터 필수로 참여시켜 과제 전주기로 안전성 관리를 확대했으며 별도의 중점 안전관리가 필요한 과제를 ‘안전관리 대상과제’로 지정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에기평은 2020년 과제 기획 단계 시 안전성 검토를 통해 신규로 안전관리 대상과제 26개를 선정하고, 진행 중인 566개 연구과제 중 20개 과제를 안전관리 대상과제로 추가 지정했다. 또한 2021년에도 총 46개 과제를 안전관리 대상과제로 중점 관리하고 있다.

▲ “에기평은 에너지산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에너지기술 정책을 수립하고 인재 양성,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연내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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