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우리에게 환경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하며 관련 산업의 재편이 발 빠르게 진행 중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로 수소경제가 속도를 내고 있으며 LPG업계도 이에 발맞춰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입니다. 다가오는 미래에 수송용에너지로 수소와 전기가 가장 많이 사용될 전망인데 LPG충전사업자들도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 유수륜 이사장(78)은 에너지분야에 40여 년간 몸담았고, 충전업협동조합을 지난 2014년부터 이끌어 왔지만 최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인류의 재앙을 막기 위해 기후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그는 수송용 연료의 흐름이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로 가는 건 막을 수는 없지만 정부는 기존 업종의 대안 정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PG업계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정부에 현안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LPG자동차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연비도 개선되고 택시호출 서비스로 인해 충전업계의 매출 감소가 심각합니다. 그나마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3월 LPG자동차의 사용제한을 완전히 폐지한 것은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경유차를 대신해 LPG자동차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경유차만 증가하는 모순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차와 수소차의 득세로 LPG사업자들은 아무런 수혜도 누리지 못하고 있지요.”

유수륜 이사장은 코로나 여파도 겹쳐 매출이 20%는 감소한 것 같다며 LPG자동차충전소의 경영효율화를 위해서 전기·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융복합 충전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PG충전소의 셀프충전, 충전조합 차원의 공동구매를 통한 구매단가 인하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관계 기관에 지속 건의하고 있다. 앞으로 수송용시장이 급변할 경우 전국 2000여곳에 달하는 LPG충전소 전체가 살아남지는 못하겠지만 융복합 충전소 유치 여부로 생존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1톤 LPG트럭과 어린이통학버스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환영합니다. 충전소에 이들 차량이 방문하는 것을 아직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명분과 효과가 확실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2월부터 경유차를 폐차 후 신차로 1톤 LPG화물차를 구입하면 기존 보조금 400만 원에서 생계형차량 등은 최대 6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신차 구입 시 최대 1000만 원가량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인 만큼 LPG사업자들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봉고3에서 최근 출시한 LPG스타리아(밴형)도 포함된다니 앞으로 이들 차량의 증가를 기대합니다.”

유수륜 이사장은 LPG자동차는 호흡기 질환 및 폐암의 원인이 되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매우 적고 2차 생성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의 1/93에 불과하다고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를 재차 설명했다. 앞으로 환경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경유차를 대상으로 LPG차 전환사업이 계속 확대되길 희망했다. 현재 수소차와 전기차는 일반인에게도 대당 1500만 원 안팎의 지원금을 주는 실정에서 친환경 LPG차 구입비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LPG충전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기·수소충전을 병행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제약도 많습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수익구조가 맞아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죠. 또한 아직 수소차와 전기차의 등록대수가 많지 않아 제가 운영하는 충전소에서도 구체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유수륜 이사장은 프로판분야는 사업자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충전조합은 회원사들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신규 LPG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환경사업인 슬러지 감량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건조기계 제작사와 협업해 지자체 및 민간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환경인증이 완료되는 7월부터 실제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수종말처리장 슬러지 건조화 사업을 통해 폐기물의 부피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LPG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죠. 작년 5월부터 화천의 한 사업장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환경부도 실사 후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양구군에서 기계설치를 7월 완공해 본격 운영하면서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만 자리를 잡아도 충전조합 회원들의 이익이 크게 개선되고 LPG사업의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시대에 성장동력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의 배관망사업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어필했다. 사업의 주체를 민간단체에 위임하고 LPG를 사용하는 계층이 저소득 및 취약세대인 만큼 LPG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

“LPG사업자들은 벌크시스템 도입을 통해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민간부분에서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정부도 LPG용기 및 소형저장탱크의 재검사비용 등을 부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LPG의 공급가격이 더욱 낮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LPG사업자의 공동구매를 위해 조합 등이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정부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또한 LPG사업자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 한국LPG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했을 당시 사회복지시설 소형LPG저장탱크 지원사업을 추진하자 주변에서는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단다. 이에 굴하지 않고 정부를 찾아다니면서 결국 성사시켰고 이게 단초가 돼 마을단위·군단위 LPG배관망으로 확대됐다. 유 이사장은 LPG사업자들이 중지를 모아 LPG산업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관철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후 LPG용기 관리대책도 시급합니다. 중국의 경우 15년 된 용기는 폐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20년 이상 된 용기는 사용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판단됩니다. 도시가스보급, LPG배관망사업, 소형저장탱크 보급 등으로 LPG용기의 활용도는 과거의 10~20% 정도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는 용기가 시간이 흘러 재검사만 받는 건 낭비에 그칠 뿐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이제라도 LPG용기의 적정 숫자를 파악해야 합니다. 현재 용기시장에 대한 변변한 통계자료도 없고 결국 서민들이 사용하는 LPG용기시장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습니다.”

유수륜 이사장은 충전소와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에너지분야 외에도 석산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문화방면에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춘천남성합창단을 사단법인화해서 11년째 단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강원오페라와 강원작곡가포럼에도 후원 중이다. 작년까지 유네스코 강원협회장과 국제키비탄 한국본부의 부총재를 역임하며 지체장애인을 위한 봉사와 국제교류 및 지역문화 교육에 이바지했다. 유 이사장 개인적으로는 사진에 깊이 빠져 있다. 매주 출사를 나갈 뿐만 아니라 개인 사진전까지 열만큼 열정적이다.

“평소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준다고 하셨듯이 우리 사회 경제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문화예술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수륜 회장은 21년 전 벌크로리를 통한 소형저장탱크 가스공급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방 군부대의 낡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부사관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준다는 대의명분을 갖고 이와 동시에 LPG의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기업적인 마케팅으로 적극 임했다. 이후에도 소형탱크 LPG지원사업을 이끌어 냈고 용기 수급문제로 파동을 겪을 당시 긴급히 용기수입을 해 시장의 안정을 꾀했다.

“가스는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입니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가장 저렴하게 가스를 공급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고 모범사업자로서 미래를 선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창간 이후 가스업계의 정책방향 제시와 업계의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가스신문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며 앞으로도 언론의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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