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 필요

관련 법안이나 제도 마련돼야

농업용 DME 활용, 잠재력 커

지난해에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여름철 장마가 50여일이 넘게 지속되어 학부모들은 아이들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2021년 올해 봄은 이상하리만큼 봄꽃들이 개화시기와 상관없이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이 동시에 피거나 먼저 개화해서 예년의 4월 말이나 5월 초의 자연환경이 이미 지난 4월 초 우리들을 맞이했다.

단순히 이상기후가 이제는 멈출 수 없거나 아니 돌이키지 못할 수준으로 되어서 당연시되는 시기가 되었다고 하자. 향후 2040년에 지구 온도 상승폭에 대한 협의를 2018년 인천송도에서 제48차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총회에서 2도도 위험하니 상승 제한폭을 1.5도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해서 지금의 기후변화가 그 시점에 멈출 것인가 또는 1.5도로 낮춰지기는 한 걸까?

과학기술을 공부하고 지구환경과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지금 대한민국의 기후변화와 이상기온에 대해서 그 심각성을 계속 강조하고 강조해도 아니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큰 소리로 외쳐도 우리나라는 많이 늦었다고 본다.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2021, 김영사)’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의 혁신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로 기후변화를 바꾸는 분야별 대안을 제시한 것을 최근 관심있게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보다 신속하고 정밀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대안과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사업화 또는 상용기술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은 현재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년 61개국 중 58위,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하위 2위, 석탄․LNG발전 비중 상위 4위 등으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빌 게이츠가 주장한 것처럼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방법 중 전기화(Electrofication)하는 방안으로 원전과 핵융합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2050년까지는 원전을 늘려야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본다.

무작정 태양광·풍력 능사 아냐

최근 우리나라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산업을 크게 육성하여 놀라운 정도로 전력량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갖은 미세먼지, 기후변화에 따른 효율 저하, 전력생산의 불규칙성, 불안정성, 계통연계의 미비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무작정 태양광이나 풍력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듯하다. 산업전반에 걸쳐서 각 산업직군별 선도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신재생에너지원을 발굴함은 물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이산화탄소 또는 온실가스의 감축이 어려웠던 것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든 산업이 활발히 국내산업을 선도했으며,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 등은 세계를 선도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그 바탕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전력원이 들어가고, 석유화학산업, 철강․제철산업, 시멘트산업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기후변화에 민첩하게 대응을 못하는 감추고 싶은 현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술개발이나 정부 주도사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도 청정화력이나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CCUS(탄소포집, 활용, 저장)기술 개발을 꾸준히 하여 기술적 성장은 괄목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고 실제 실증사업으로 전력회사의 발전소 후단에 이산화탄소 포집이나 다양한 분야에 정부사업비를 이용하여 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다만, 왜 아직도 이러한 탄소자원화가 기업체의 산업화로 더디게 이어가는 것일까? 경제성이다. 탄소자원화(여기서 자원화는 화학적 전환, 생물학적 전환, 광물화, 고정화등을 모두 포함함)의 한계는 실험실 규모와 실증단계로 확장하는데 대규모 연구예산이 들어가며 또한 실증단계에서 실제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감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체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나 경제성이 없다는 핑계로 대규모 투자가 어려웠으며 정부, 지자체의 협력, 제도마련도 미흡했다.

▲ DME는 2024년 대체냉매시장 확대 등으로 연간 5만톤 시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바이오프랜즈의 충북 보은 공장 전경.

장기적 수익보고 투자해야

더욱이 획득된 기술성과를 CDM(청정개발체제, Clean Development Mechanism)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이를 인정받기 위한 아주 복잡한 절차를 통과해야 하고 당사국 간 협의도 필요하기에 경제성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 더더욱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맞이하는 시대에는 경제성을 담보로 하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투자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한 투자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어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화학적 전환이나 탄소자원화 등도 당장의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수익으로 보고 투자하는 투자사업으로 전환되어 기업활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선도할 것이라고 본다.

탄소자원화는 다양한 기술이나 성과가 있겠으나 필자는 여기서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전환으로 하는 탄소중립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것에 대하여 언급하고 싶다. 앞에서 빌 게이츠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현재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을 대체하는 전자연료(eFuel)은 현재 자동차 내연기관의 연료로 바로 사용하는 Drop-in 연료(그 상태 그대로 엔진에 넣을 수 있다는 의미)을 실현하는 좋은 사례를 지적하고 있다.

제로탄소전기(주로 태양광이나 풍력으로부터 얻어지는 전기)로부터 수소와 이산화탄소로부터 탄화수소인 메탄올이나 DME 등을 제조(이것을 ‘eMethanol’, ‘eDME’라고 함)하여 바로 가솔린 대체연료나 디젤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화에 접근하기 용이하며, 메탄올과 DME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는 메탄올을 연간 180만톤을 전량 수입하여 석유화학 기초물질로 사용되고, DME는 연간 15,000톤 사용하는 기초화학물질로 사용되고, 2024년 대체냉매시장과 디젤대체, 수소캐리어로 활용할 경우 연간 5만톤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탄소저장과 탄소중립 산업인 농업으로, DME를 농업용 연료로 활용할 경우 그 시장의 잠재력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실가스감축 모범국 기대

최근 블루수소와 관련한 인증제도나 사업이 시장에서 간간히 들려오고 그 필요성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경우,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화학적 전환을 하거나 유용한 산업가스로 재판매하는 수소사업으로 화학적 전환은 메탄올이나 DME 등이 있다.

또한 석탄․LNG발전에서도 CO2를 포집하고 이를 화학적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참고로 2019년 Michailos 등이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에 발표한 일 740톤의 DME를 생산하는 플랜트 기반으로 제안된 프로세스에서 에너지 효율은 44.4%, DME로의 이산화탄소 전환율 82.3%로 보고한 ‘DME 합성 인프라 경제성 평가시스템’을 참조)

디지털 사회와 전기연료, 깨끗한 수소사회로의 전환이 기대되는 향후 10년은 대한민국의 산업과 세계의 산업을 선도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감히 예견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노하우와 시간을 바탕으로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어 버리고 ‘온실가스 감축 모범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앞길에는 누군가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과 산업주체가 있어야 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결정이 뒷받침해야 하며, 지금은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말고 모든 기업이 살아가야 하는 상생의 길을 열어가야 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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