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9월 14일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에 공개한 3000t급 잠수함. 범한의 잠수함용 PEMFC를 탑재하고 있다.

[가스신문=최인영 기자]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인 범한퓨얼셀(주)(대표 정영식)이 수소연료전지 사업으로 하반기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수용, 모빌리티 분야 기술개발에도 적극 투자하면서 수소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조선기자재 종합기업 범한산업의 물적분할로 2019년 설립된 범한퓨얼셀이 최근 국내 수소산업 경쟁력을 높일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범한산업은 국방연구소와의 공기압축기 개발(1993년)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해외에서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수소사업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물적분할 방식으로 범한퓨얼셀을 설립한 것이다.

범한퓨얼셀 수소산업의 핵심은 단언 잠수함용 연료전지다. 모기업인 범한산업의 해상‧육상용 고압 공기압축기가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지난 2018년 9월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한 차기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연료전지를 탑재하면서 범한은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개발‧상용화한 국가는 독일 지멘스사와 범한퓨얼셀뿐이다.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잠수함 사업을 시작한 범한산업은 2008년 6월 민군겸용 과제로 300㎾급 PEMFC(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스택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14년에는 잠수함용 PEMFC모듈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2018년 9월 도산안창호함에 진수하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산업부가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오르는 기록도 세웠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잠수함용 연료전지모듈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 범한산업의 고효율 수소압축기

지난 2015년 범한산업은 GS칼텍스의 군수용연료전지사업에 이어 2018년 현대제철의 건물용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양수했다. 이어 2019년 3월에는 특수목적법인(SPC)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에 출자해 수소충전소 사업도 시작했다.

경남 창원시 자유무역지구에 본사를 둔 범한퓨얼셀은 선박용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구축, 이동형 수소충전소, 수소압축기, 건물‧발전용 연료전지, 차량용 연료전지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황산화물(SOx) 배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선박을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선박용 연료전지도 이중 하나다.

지난 2014년 레저 보트용 연료전지 개발‧실증을 완료한 경험을 살려 범한산업은 소형 선박용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에는 울산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이어 무인선박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남도와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개발도 협의 중이다.

현재 범한퓨얼셀은 국방과학연구소와 무인잠수정용 연료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경남도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지난 2019년 12월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잠수함을 수소연료전지로 운전할 경우 적의 눈을 피하는데 유리할 뿐 아니라 저장용기의 부피도 줄일 수 있어 공간효율도 높일 수 있다. 경제성과 공간성 모두를 살리는 기술인 셈이다.

지난 2018년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한 범한은 수소와 천연가스개질형 두가지 방식으로 5㎾급 건물용 PEMFC를 선보인데 이어 발전용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을 통한 시장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실시간 웹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으로 연료전지 설치 후에도 관리를 철저히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대전의 연구원, 대구의 공장, 진주의 사우나 등 기존 설치사례를 통한 데이터를 취합‧분석하고 있다.

차량용 연료전지 개발도 추진 중인 범한은 지난 2019년 2톤급 건설기계용 연료전지파워팩을 개발완료한데 이어 현재 수소버스용 연료전지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범한의 파워팩은 굴삭기, 지게차 등에 적용 가능하다.

범한의 다양한 수소연료전지 제품군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03년 잠수함용 스택 개발에 착수해 2008년 개발을 완료했다.

이후 2014년에 잠수함용 연료전지 모듈을 개발, 2015년에는 GS칼텍스 군수용 연료전지 사업을 양수했다. 2017년에는 무인잠수정 개발에 성공했고, 2018년 도산안창호함과 장보고Ⅲ에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납품했다. 더불어 현대제철 건물용 연료전지 기술을 양수했다.

범한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에는 창원상공대상 기술부문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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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한퓨얼셀(주) 정영식 대표이사

압축기 생산노하우로 연료전지 특화기업 발돋움

 

수소사업 매출 319억원

잠수함 PEMFC 기술 확보

건물·발전용 연료전지서

충전인프라·모빌리티까지

 

“지난 2019년 12월 모기업인 범한산업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범한퓨얼셀을 물적분할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는 경제성과 안정성 등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지만 범한은 군수시장뿐 아니라 민수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소사업 부문에서만 3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범한은 최근 방위사업청, 대우조선해양 등과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잠수함에 연료전지를 사용할 경우 기존 디젤발전기 운전보다 소음이 적어 적에게 탐지될 위험도 낮아집니다. 지난 2018년 9월 잠수함 국산화 사업인 장보고Ⅲ 사업의 1번함인 도산 안창호함 진수를 계기로 총 6척분의 연료전지를 납품할 예정입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장시간 잠항에 성공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죠.”

범한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추진한 무인잠수정용 연료전지 개발도 완료해 시운전하고 있다.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타입 소형 선박용 연료전지도 개발 중으로 지난해 12월 울산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무인잠수정은 적의 침입을 대비한 배로 한 달간 수중정찰과 감시를 수행합니다. 내년에 첫선을 보일 예정으로 기뢰탐색과 제거, 작전수행, 해양환경자료 수집 등 향후 활용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소음, 진동, 효율 등 까다로운 잠수함의 요구조건을 충족한 범한은 민수용 연료전지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장 없이 가동해야 하는 잠수함은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반면 건물‧발전용 연료전지는 보급확산을 먼저 고려해야 하죠. 분산형전원으로 각광받는 수소연료전지는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정책을 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보급부족으로 가격부담이 높습니다. 범한은 연료전지시스템의 30%를 차지하는 스택(Stack)뿐 아니라 BOP 관련 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정부 보조금시장과 규제시장 진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KS인증과 KGS인증을 완료한 범한의 5㎾급 건물용 연료전지는 천연가스 개질형과 수소모델 두 가지로 출시되고 있다. 모델명 BNH050(천연가스용)과 BHH050(수소용)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15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5㎾급 상용화를 계기로 범한은 향후 6㎾, 10㎾, 25㎾급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범한산업의 공기압축기와 범한퓨얼셀의 군수용 연료전지 기술력을 토대로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을 비롯한 수소충전인프라, 모빌리티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확장을 넘어 핵심설비 국산화로 가격과 품질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9년 3월 출범한 특수목적법인(SPC) 수소에너지네트워크(HyNet)의 주주사로 참여 중인 범한은 수소충전소 사업에서 지난 2019년 4기, 2020년 9기를 수주했다. 올해부터 보급되는 수소충전소에는 국산압축기 공급을 필수 계약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정 대표는 귀띔했다.

서울 마곡 연구단지 4912㎡ 부지에 1만6625㎡(8층) 규모로 지어진 범한기술원은 연료전지, 수소추출, 고압압축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 분야 세계일류기업을 꿈꾸는 정 대표의 포부를 알 수 있는 곳이다. 건립 투자비용만 500억원에 이른다.

“기업별 특색을 살린 생태계 견인과 동시에 전기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가스비 보조 등 요소별 보완정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궁극적으로 그린수소의 대량생산‧공급을 위해 국가와 기존 가스업계, 에너지기업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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