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에너지부문의 미래 예측은 유난히 힘이 든다. 기존의 방식과 관념으로는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이슈 앞에서 한계에 봉착하였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 우려에서 출발한 장기과제인 탄소중립은 이제 에너지미래 결정의 중심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점차 정치-이념적 영역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천연가스의 역할 변화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천연가스는 미래 청정에너지로의 변환효율과 에너지시스템 안정을 결정하는 속칭 ‘Bridge’ 에너지로서 주목받았다.

지난 1년간 세계 가스가격은 2배쯤 올랐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강조될수록 천연가스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자칫하면 ‘Bridge’ 에너지 기대가 소멸될 것 같다. 특히 천연가스 수명 기간 중 ‘탄소발자국’을 모두 추적하고 온실가스 배출 극소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현존 LNG 산업은 온존할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천연가스(LNG) 수요급증 등에 대응하여 당분간 천연가스 역할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급격한 석유산업 위축은 공급축소를 유발하여 석유가격 급등을 유도하고, 이것이 공급 확대로 연계되는 단기 석유산업 경우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전망에 의하면 2050년까지 아시아지역 가스 수요는 70% 이상 증가할 것 같다. 중국과 인도의 전력수요 증가의 대부분을 충당하는 석탄발전 존재 아래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석탄발전에 완전한 탄소흡수-저장장치 부착이나 청정 신재생발전으로 대체가 요구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매몰비용 등 큰 경제·사회적 비용이 요구된다. 자본조달 우려도 크다. 이에 LNG 공급자들은 탄소중립 달성 압력 아래에 있는 구매자(Buyer)를 최대한 청정가스 공급보장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LNG공급자인 Shell사는 유럽지역 구매자들에게 탐사,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포함한 전체 수명 기간 중 온실가스배출을 상쇄할 수 있는 탄소 ‘크레디트(Credit)’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LNG구매자들이 탄소중립 시대에 탄소배출권 구매 등으로 입을 피해를 미리 보전하고 있다. 프랑스 Total사 역시 LNG판매 시 중국 풍력, 아프리카 산림조성사업으로 획득한 VCS(Verified Carbon Standard) 배출증명서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가스수출업자들은 호주나 카타르 가스에 비해 더 낮은 환경위해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나 카타르도 그들의 LNG 생산에 태양광 등 친환경적인 전력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LNG판매자들의 탄소중립을 증명하는 노력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향후 LNG경쟁력의 결정적 요소가 될 것 같다.

이에 우리나라도 LNG도입 결정 과정에서 단순히 가격경쟁력 기준을 탈피해야 한다. 예컨대 가격 + 물량 + 탄소 ‘크레디트(Credit)’로 결정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혹은 탄소배출 감축행위(예 : 조림, 신재생투자) 관련 비용을 수입가격에서 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가스업계가 가격 이외 도입경쟁력 평가지표를 한시라도 바쁘게 확정할 것을 제의한다. 그 결과를 통해 안정공급 치중 정부정책 변경을 설득하는 등 전향적인 접근을 바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LNG를 사 온다는 오명을 벗을 논리적 기반을 완비할 절호의 기회이다. 이러면 향후 15년 우리 가스 산업은 적어도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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