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LPG산업이 용기에서 소형LPG저장탱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타지의 벌크사업자들에게 물량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50톤 안팎의 용기판매사업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다 보니 벌크사업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죠. 그러던 중 LPG판매사업자 몇몇이 의기투합해서 벌크회사를 설립했고 이제는 LPG시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충남 보령시에서 LPG벌크회사인 신보령연합가스(주)를 운영하고 있는 조해창 대표(41)는 작년부터 대천 지역에 도시가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LPG벌크사업자 간 경쟁으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래도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열정을 갖고 LPG시장의 파이를 늘려나가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신보령연합가스의 운영 형태는 다소 특이하다. 지역의 용기 판매사업자 4명이 개별적으로 용기물량을 판매하면서 벌크로 전환하는 부분만 신보령연합가스가 맡는다.

“아무래도 프로판용기 마진이 좋지만 충전비가 비싸고 재검비의 인상 등으로 경쟁력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벌크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공급가격을 낮추고 이로 인해 신규 거래처 확보를 비롯해 타지의 벌크사업자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죠. 판매물량이 일정 궤도에 오르지 않는 LPG판매사업자들이 무분별하게 벌크허가를 받는 것보다 이렇게 힘을 모아서 벌크사업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조해창 대표는 초기에 용기판매사업자들 생각이 각자 달랐단다. 때문에 뜻이 하나로 모아지기까지는 나름의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면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설왕설래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용기물량 중 필요에 따라 벌크로 전환하고 있으며 본인이 영업에 성공한 소형저장탱크 물량은 신보령에너지에 가스공급을 의뢰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도시가스의 연료전환입니다. 기존에 LPG를 공급하던 소비처들이 점차 도시가스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LPG막음조치와 기존 소비자와의 요금정산 등을 위해 연료전환 확약서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얼마 전에도 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받고 현장에 가보니 LPG용기와 가스계량기가 임의로 제거되어 있는 상태에서 도시가스 시설로 전환된 걸 확인하고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모릅니다.”

조 대표는 연료전환 과정에서 막음조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역의 가스시공업자와 도시가스사업자는 기존 LPG사업자에게 반드시 연료전환 확약서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이 같은 부분을 지역의 벌크사업자들이 주축이 돼 지자체는 물론 관련 업계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도시가스가 보급이 확대되는 반면 LPG시장은 규제가 강화돼 한계점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가스소비자들은 소형LPG저장탱크 시스템의 장점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설치문의가 와도 규제에 막혀 포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관광지에 식당들이 붙어 있다 보니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어려움이 큽니다. 가스소비자들을 위해서 소형탱크 설치가 편리하도록 제도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조해창 대표는 1994년 아버지가 서울 금천구에서 LPG판매업소를 운영했던 인연으로 지금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민원을 처리하다 보니 눈코 뜰 새 없지만 아내와 아이들에게 더욱 멋진 가장이자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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