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최고의 폭염이라고 불릴 정도의 무더위로 최근 냉방기기의 가동이 많아져 당국의 전력 운용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적정한 전력 소비 예측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고, 정밀한 전력 운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기도 하다.

전기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중 가장 고급 에너지로 다른 에너지들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여 사용영역과 사용량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전기 증산을 위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한정된 자원의 균형 있는 사용과 환경 보호를 위해 증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생산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업종인 냉난방공조 분야도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은 필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는 하절기 피크타임 때의 전기사용량 조절을 위하여 필요한 부분에 가스냉방기기 사용을 의무화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냉방기는 전기를 동력으로 한다. 냉난방기기, 특히 대량으로 보급되는 가정용에어컨 및 전기냉난방기의 경우 우리나라는 과도한 효율화가 강제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이나 가격 상승 등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의약품 보관과 운송 등의 문제로 새롭게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Cold Chain 분야의 에너지 절약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인데, Cold Chain 분야는 냉동냉장을 기반으로 하는 분야로 냉난방설비에 비하여 장비의 보급량은 적지만 일정 계절에 한시적으로, 한정된 시간에 사용하는 냉난방설비와는 달리 365일 24시간 가동되고 있어 이 부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도 결코 경시할 수 없는 데, 보급량이 적어서인지 냉난방기기와 달리 제도적인 관리나 고효율 제품개발에서 뒤쳐져 있어 아쉬움이 있다.

최근 냉난방공조기기는 기존의 온·습도 제어에 방진·제진 기능이 더해지고,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균 기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능들의 부가는 필연적으로 기기의 복잡화와 에너지 사용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

냉난방공조기기에 위와 같이 다양한 기능이 부가되는 것과 병행해 에너지 절감과 사용의 편리성 및 보다 쾌적한 환경의 조성을 위하여 장비와 시스템의 스마트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냉난방공조의 스마트화는 장비가 필요한 명령을 음성으로 인식하거나 사람을 포함한 목적물의 위치와 움직임을 포착하고 학습하여 표적 냉방을 하거나, 인공지능을 통한 자연어 처리와 외부기상정보 및 사용자 패턴을 학습하여 장비를 IoT와 연동제어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정제된 고품질 공기를 공급하여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삶의 질과 산업과 생활패턴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에너지 절감에도 크게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국제적으로 HVAC(Heating, Ventilating & Air-Conditioning)라 통칭하는 냉난방공조산업의 스마트화가 향후 이 분야 산업 리드에 미칠 영향은 절대적일 것은 명확하며, 따라서 이에 대한 기술과 표준 선점을 위하여 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와 투자가 급속하게 진행 중이어서 스마트 HVAC 기술에 대한 연구는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부분은 스마트 HVAC에 대한 이해와 정보 접근이 쉽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 사실상 투자도 미흡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스마트 HVAC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을 전담기관으로 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Korea Testing Laboratory)을 주관기관으로 하여 이 기술들의 편의성과 실질적 에너지 절감효과 등을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실증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를 통해 올해부터 스마트 기술 접근이 어려운 중소·중견 HVAC 업체들에게 기술의 적용과 확산을 위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냉난방공조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사업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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