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도시가스의 수요 감소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도시가스협회와 본보가 통계를 추출해 본 결과를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2003년도 주택용 도시가스의 수요가당 사용량은 828㎥였는데, 2021년도는 554.9㎥로 지난 18년간 33%나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말 현재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주택 가구수는 1963만 가구이고, 전국의 도시가스 평균보급률은 85%에 달하고 있다. 그 사용량을 보면 주택용은 109억㎥로 전체 용도별 도시가스 사용량(2021년: 249억8천만㎥)의 43%를 차지하며 단연 1위이다. 이처럼 주택용 도시가스는 외형적으로 보면 대단히 화려하다.

문제는 전혀 실속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 현상이다. 지금처럼 수요가당 단위 소비량이 지속 감소한다면 국민연료로 자리매김한 도시가스산업의 퇴락기조는 불을 보듯 뻔하다.

주택용 도시가스 사용량이 대폭 감소한 주요 원인은 무엇보다도 지역난방 공급지역의 무차별적인 확대와 저렴하고 편리한 전기·전자기기의 확산 때문이다. 반면에 가스용품은 가스연소기의 다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지난 수십년간 가스레인지와 가스보일러 등의 사용패턴에만 의존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조건 값싼 것보다는 편리하고 디자인이 미려한 것을 더 선호한다. 가스용품들이 그러한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여 왔는지 의문스럽다. 물론 여기에는 소비자의 취사선택 여지를 배제한 집단에너지사업 확대 등의 정책적인 요인과 지속적인 가스안전 강화라는 불편과 비용도 한 몫을 했다.

지금 도시가스업계는 문제해결의 의지와 지혜를 모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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