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럽에서 지금 천연가스가격은 유가로 환산할 때 410달러/배럴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하고 있다. 약 6개월 전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시작 시점과 비교하면 약 5배의 가격인상이 된 셈이다. 미국의 천연가스가격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런 데도 미국 가스발전이 최근 석탄발전을 확실히 압도하는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시장논리 관점에서 흥미로운 일이다. 여기다 지금부터 이번 겨울까지 유럽 가스가격이 6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1년 간 10배의 가격폭등을 잠시 기록하기도 하였다. 영국의 경우 전체 가구의 2/3가 에너지비용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 하는 속칭 에너지 빈곤(Poverty)상태에 처할 위험을 경고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가스시장이 극도로 불안할 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불안마저 유도하고 있다.

가스시장 불안은 서방 제재에 반발한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공급을 감축하면서 본격 시작되었다. 천연가스 시장불안은 당연히 상호보완적인 에너지수급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을 야기한다. 석탄과 기름 가격과 소비 급등을 초래하였다.

이런 불확실하고, 비합리적 추세는 오래 갈 수 없다. 세계경제 침체는 결국 에너지시장 거품을 가시게 하고 시장논리의 복귀로 귀결한다. 이미 국제유가는 우크라 침공 개시일인 올해 2월 24일 수준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석탄과 식량, 그리고 주요 금속자원가격 급등세도 진정되고 합리적 수준으로 재조정되고 있다. UN 사무총장이 식량과 비료 등의 금수조치 해제를 제3세계 빈곤치유 차원에서 촉구하고 있다. 미국도 긍정적인 것 같다. 따라서 정상적인 에너지시장의 혼란은 조만간 해결될 것 같다. 다만 천연가스만은 여기에 예외적 존재이다. 한 마디로 가스시장 불안 해소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에 각국은 자국이익을 지키기 위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우 최근 204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 40% 감축을 위해 4,000억달러를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를 시행하였다. 이름과는 달리 물가상승억제보다 기후변화대응과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다. 법인세 인상 등으로 마련한 7900억달러를 기후변화(3,860억달러), 의료비 지원에 980억달러를 지원하고, 그리고 나머지(3050억달러)를 정부적자 감축에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지원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기후변화대응은 가스 등 화석에너지 가격 급등대응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그 실질내용은 전기차 보조를 통해 미국 자동차산업 육성이다. 이런 미국사례는 ‘코로나’사태 이후 세계 공급망 장애지속과 불황도래 가능성에 따라 국익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 확대를 의미한다. 2차 대전 이후의 글로벌 상생협력체재가 이제 끝났다는 의견이 많다. 장기적 정의구현보다 단기 국익이 우선시될 정도로 세상이 변한 것이다.

이런 형국에서 가스주도시대는 우리에게 많은 해결과제를 던져준다. 따지고 보면 우리 가스 산업은 석탄퇴출정책으로 태동하였으며. 석유기금 덕분에 세계 유수의 인프라 투자가 가능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도입경쟁력을 보여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역독점 등 특혜성장의 후유증으로 당장은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국민과 시장이 기다려 줄 수 있는 중-장기 실행전략을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 그 요체는 가스의 효율적 에너지전환과정에서의 기여 증대이다. 민생과 산업 경쟁력 확충에 기여하며 지속가능한 삶의 견인차 노릇을 하는 실행 가능한 가스역할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확립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