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가스나 가연성가스가 들어있는 용기를 아무렇게나 방치한 곳을 보면 누구나 불안하다고 할 것이다. 대학교 실험실이나 기관 및 기업들이 운용하는 부설연구소의 한 구석에는 먼지가 뿌옇게 쌓인 특수고압가스용기가 아직도 많다고 한다.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으나 비용 문제로 인해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 산업가스안전기술센터가 최근 3년 간 처리한 잔가스용기가 2배로 늘었다고 하니 새삼 놀랍다. 이 가운데 대학교 실험실의 산업가스용기 중화처리 실적이 2020년 99병, 2021년 82병에서 지난해 349병으로 증가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하기 힘들었던 때에 이처럼 높은 처리실적을 보인 것은 독성가스 중화처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한 가스안전공사의 공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잔가스용기 소유자들 또한 막대한 처리비용을 들여가며 적극적으로 처리한 것을 보면서 안전의식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처리비용 등의 이유로 더욱 꼭꼭 숨겨놓은 용기들이 많다는 게 고압가스업계의 주장이며, 실험실 등에 잔가스용기를 방치하지 않도록 하려면 위험성이 큰 가스를 공급할 때 용기 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제도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가스 판매 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하는 잔가스 처리비용을 가스가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과 잔가스처리 확인서 발급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 포괄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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