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소산업 선진국 목표···대형투자 통한 시장선점 관건

생명체의 존재 자체를 볼 때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과거는 현재 이 시각으로부터 지나간 시간이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은 주체보다 객체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歷史)는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고 했듯이 과거가 없는 현재는 있을 수 없으며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에 있다. 또한, 예측 가능하게 노력하는 것이 인류가 살아가려는 목적이고 현재의 과정이 오차를 줄이려는 삶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산업과 경제를 말하기 이전에 인류의 에너지변환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에너지를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산업의 발전은 에너지의 변환과 그를 이용하는 기술에 따라 해석할 수도 있다.

10년 전의 수소산업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의 국내의 수소산업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울산수소타운 시범사업을 시작한 해가 2013년이었고 수소연료전지실증화센터 사업을 기획하여 시작한 해가 2013년이었다. 당시에는 수소와 수소연료전지, 그리고 수소차에 대해 국내외에서 이슈화가 되기 시작하였으며 국내에서 현대가 투싼ix 모델의 수소연료전지차(지금은 수소전기차)의 1,000대 양산을 시작한 것이 2013년이었다. PEMFC에 사용할 수 있는 99.99%순도의 수소를 분석하고 인증할 수 있는 품질센터 구축을 울산테크노파크에서 국내 최초로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딱 10년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모 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 중에 “수소산업은 2030년쯤 되어야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10년 정도 앞당겨졌다는 것에서 필자도 너무 과학기술의 변혁을 간과한 예측이었다.

10년 전 수소차 투싼IX 및 수소버스를 홍보하고 있다.
10년 전 수소차 투싼IX 및 수소버스를 홍보하고 있다.

물론 10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똑같은 고민은 있었다.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것이었다. 값싼 에너지를 놔두고 지구상에 단일물질로 존재하지 않는 비싼 수소를 써야하는지를 이해를 못하겠다는 경제성 문제와 열역학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에너지를 써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학문적 딜레마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속도를 줄이고 지구를 지키려는 명제보다는 약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또 한 가지는 위험한 수소폭탄 같은 수소에너지를 왜 쓸려고 하는가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 또한 수소폭탄과 수소연료 전의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오는 발언이고 과학기술의 발달은 그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는 재료와 기술이 같이 발전하기에 대책이 가능한 영역이다. 그것은 인류의 조상이 옛날부터 존재했던 석유와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재료를 당시에는 갖추지 못한 것이고 수소는 지금의 과학기술 시대에 맞게 사용할 수 있기에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관리 가능한 시대에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우려와 염려가 있었지만 인류는 탈탄소 시대를 만들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당시에도 대두되었기에 수소는 산업이 될 수 있고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수소산업협회의 설립을 2013년에 준비하였고 2014년 1월에 (사)한국수소산업협회를 발족하게 되었다. 딱 10년 전의 일이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수소와의 시간이었고 관심과 염려를 동시에 짊어지고 달려온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분야에 많은 분들과 함께한 시간이어서 감회도 새롭고, 감격도 있었으며 도전과 좌절도 함께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도 가장 수소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되었고 수소산업의 선진국이 되었다.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학계이다. 수소 관련된 학회가 급성장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학회도 있다는 것이다.

화석시대의 일몰은 이산화탄소의 저장과 처리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며 화석연료에서 발생한 에너지만큼 다른 에너지원에서 공급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수소가 상당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사)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조직되고 K-CCUS추진단이 설립되었다. 탄소와 수소는 인류의 역사에서 에너지변환을 함께한 원소이고 앞으로 이 두 가지 물질과 관련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세계의 경제패권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23년 지금의 수소에너지와 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10년 전과 비교하면 괄목상대이고 기업의 숫자로 보면 상전벽해로 바뀌어가고 있다. 10년 전 한국수소산업협회 설립을 위해 기업들과 교류회를 갖고 대기업의 참여를 부탁했지만 당시에는 정유회사나 석유화학회사가 거의 참석을 하지 않았고 자신들과는 별 상관없고 수소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ppm단위라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어떠한가? 수소산업에 관심이 없는 대기업과 그룹이 없을 정도이고 NDC정책과 국제기후변화협약(UNFCCC), RE100, 2050탄소중립(CNC), ESG경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그리고 경쟁에서 우위와 점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나아가고 있다.

에너지기술지원단장직을 맡고 있을 2019년에 현대자동차의 PEMFC와 두산의PAFC의 두 가지 형태의 연료전지로 분산발전의 새로운 모델의 실증운전은 향후 P2G까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런 작은 실증은 향후 에너지 자립과 독립, 안보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 패러다임
에너지 패러다임

10년 후의 모습

전세계가 수소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무탄소 연료와 탄소중립을 이루고자 과학, 기술, 산업,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한 논문과 특허로 기술을 선점하고, 표준화와 정책을 통한 산업화 보호와 규격화를 이루고자 하며, 대형 투자를 통한 시장선점의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심지어 화석연료로 부를 축적한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래를 위해 앞장서서 수소산업과 재생에너지, 심지어 우주항공산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거대한 사막에서 ‘네옴시티’같은 미래의 7대 불가사의 같은 일들을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 중 하나인 새로운 제품과 명품을 갖고자 하는 쇼핑에 대한 욕구를 에너지와 그에 따른 산업시장에 자국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중동이 오일머니를 통해 전 세계의 수소기술과 산업에 대한 쇼핑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런 펀드가 대학, 연구기관, 창업기업에 이미 매칭펀드로 들어가 있거나 프로젝트 베이스로 사업구상과 건설, 마케팅까지 흡수해 가는 듯 하다.

에너지 패러다임에서 보았듯이 에너지가 변환될 때 그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장치가 개발되었다. 석탄에서 증기기관이, 석유에서 내연기관이, 그리고 수소에너지는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와 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가 그에 해당된다. 앞으로 수소시대는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와 연료전지 장치 기술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국가가 신흥 대기업과 초강국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1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수소를 이용한 모빌리티, 가령 항공기, 자동차, 선박, 열차, 우주왕복선 등 모든 분야에서 현실화 될 것이고 산업과 도심을 움직이는 것이 수소에너지에서의 전기와 열로 바뀔 것이며 하늘은 지금보다 맑아질 것이고, 지구의 종말시계가 좀 더 늦춰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기업 이름이 바뀌고 새로운 신흥 대기업의 등장으로 기업의 흥망성쇠가 변화무쌍하게 일어날 것이다. 국가의 부와 강대국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에너지를 잘 다루고 활용하는 국가가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잘 사용했던 ‘에너지전환’, ‘에너지변환’에 대한 우리나라 단어에 대한 용어 정의가 명확하지 않았다. 두 단어를 영어로 번역하면 동일하게 ‘energy conversion’으로 되고 영어 ‘energy conversion’, ‘energy change’를 한글로 번역하면 모두 ‘에너지 전환’이라고 제공한다.

화석연료의 산물인 탄화수소화합물(hydrocarbon)이 에너지원일 때 즉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연료는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이 비율이 달리 전환을 하였기에 화석연료시대에서는 ‘에너지전환(energy conversion)’이라고 할 수 있지만 탄소가 없는 수소(H2)시대로 진입하면 에너지원에 걸맞게 ‘에너지변환(energy change)’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수소산업의 선진국이니 이런 표현을 이제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용어를 바꾸어 나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옛말은 이제 10년이면 지구촌의 바뀌고 기술과 산업의 판도가 바뀔 수 있을 만큼 과학기술은 시간대비 변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10년 후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 주변은 소급된 시간으로 볼 때는 너무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놀라지 않아도 될 것은 현재 우리는 그 변화의 속도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수소에너지는 태초의 우주생성의 원소와 그 청정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창조의 본능으로 회귀하는듯 하여 우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수소 분위기에 지구가 맞추어가고 있는 듯 하여 오히려 평안함과 안정감을 가져주기도 하는 듯하다.

수소는 이제 산업으로만의 문제가 아니고 ‘수소경제’의 시대로 가고 그렇게 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산업이 아니고 국가 간의 정책과 경쟁, 인류의 미래와 지구의 미래가 있기에 수소가 그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수소경제를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그 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그리고 그 이후는 미래의 10년 후는 그때의 현재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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