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고성장을 거쳐 침체기로 접어든 국내 도시가스 시장은 최근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전국 도시가스 평균 보급률이 84%를 넘었고,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세대수는 1920만호를 넘어 명실상부 국민대표 에너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에너지 시장은 탄소중립 구현이라는 정책 전환으로 진행되면서 도시가스 시장도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더불어 34개 도시가스사들의 연간 판매실적도 최고점인 255억㎥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보이는 등 최근 2년간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신규수요 개발 한계와 판매량 감소, 여기에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 불안정까지 겪고 있는 국내 도시가스업계가 협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또 코로나19 사태 후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안전관리도 선진화 방식으로 전환되도록 불합리한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정책에서 멀어지는 도시가스 산업을 다시 한번 육성·발전시키고, 시장 악화로 위축될 때로 위축된 회원사에 희망의 활기를 불어줄 도협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시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선임된 김선기 한국도시가스협회 부회장을 만나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 등을 들어봤다.

▲ 취임 소감과 도시가스업계를 만나본 소감은?

“그동안 도시가스업계는 사용의 편리성과 안전성, 청정성(친환경성), 높은 열효율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국민생활과 산업 활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이와 같이 에너지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도시가스업계에서 일할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취임 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간 도시가스업계 관계자 면담,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탄소중립, 천연가스 직도입 확산, 생활·산업분야 전기화, 안전규제 확대 등 도시가스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가스업계는 천연가스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도시가스산업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도시가스업계가 직면한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협회는 회원사간 정보 교류와 소통 활성화의 교두보 역할을 강화하여 협회와 업계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국내 에너지 시장이 변곡점을 맞은 상황에서 앞으로 협회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

“많은 분들이 도시가스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15차 천연가스수급계획에서 산업용, 가정·일반용 도시가스의 수요전망은 2030년대에도 도시가스가 여전히 주력 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또한 수소경제로의 이행은 수소혼입을 넘어 수소가 도시가스를 완전 대체할 경우에도 기 보유한 도시가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시가스업계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회원사와 적극 소통하면서 도시가스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회는 적극 활용하여 도시가스업계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시가스산업과 관련있는 정부부처, 지자체, 국회, 공공기관 관계자와도 적극 소통하여 도시가스업계의 애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올해는 한국도시가스협회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협회 창립 40주년을 계기로 도시가스 회원사뿐만 아니라 정부, 국회, 유관기관, 언론 관계자를 모시고 협회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도시가스업계가 새로운 비전을 갖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컨퍼런스 형태의 창립 기념행사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 협회가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사업 또는 분야는?

“올해 경제는 지난해의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회복세로의 전환이 기대되지만, 러-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국제유가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 또한 높은 변동성이 예상됩니다. 또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전환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협회에서는 도시가스업계의 경영 활력 제고, 에너지산업 환경변화에 대한 효율적 대응, 미래혁신위원회 활동 강화 등을 통해 도시가스 산업의 혁신성장을 도모하고 에너지전환에 대한 대응력 강화, 배관망 수소혼입 R&D 과제 참여 등 수소사업 참여 기반 조성 등을 통해 도시가스업계의 탄소중립 대응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ICT를 활용한 가스시설 안전관리 제고, 안전관리 제도개선 로드맵 수립 등을 통해 미래지향적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탄소중립과 수소산업이 중요시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우선 협회에서는 산업·건물 부문에 미치는 에너지 전환정책의 영향을 분석하고 천연가스 분야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한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중 가장 청정한 에너지로서 탄소중립을 위한 가교에너지원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므로 탄소중립에 도시가스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무탄소 에너지인 수소경제와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협회와 도시가스업계는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R&D 과제 참여, 수소혼입의 가스시설 안전성 검증, 도시가스 공급 배관 시스템 혁신 방안 강구 등 수소경제로의 이행에 따른 도시가스업계의 역할과 수소사업 참여 방안을 적극 마련할 계획입니다.”

▲회원사마다 신규 수요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협회 차원에서 신규 수요개발과 판매 신장을 위한 방안으로 검토하는게 있다면?

“최근 지구온난화, 산업·생활분야의 전기화 등으로 도시가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가스 업계는 신규 수요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입니다.

협회는 도시가스업계와 협력하여 도시가스의 수요 확대를 위해 도시가스 기반의 분산전원인 연료전지, 자가열병합 발전, 가스 냉난방의 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는 한편, 가스기기사와의 협력을 통해 가스건조기, 가스압력밥솥 등 가스기기의 개발 및 보급을 확산하여 도시가스의 수요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불합리한 제도개선 위해

정부에 적극 건의…사회적 편익 높일 터

▲ 집단에너지사업자와의 권역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아 양 사업자의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를 대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난방시장에 대한 집단에너지와 도시가스의 분쟁은 해묵은 과제이나 최근에는 도심의 재건축, 재개발 추진으로 인한 난방방식 갈등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도심의 재건축, 재개발의 경우는 대부분 집단에너지 공급 비고시 지역이며, 이러한 비고시 지역의 지역난방 확대는 기존 도시가스 배관의 사장화와 중복투자로 국가적 손실과 소비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도시가스업계, 정부와 협의하여 난방시장 분쟁조정 협의체 운영 등과 같이 분쟁을 조정하고 불공정 경쟁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 도매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가스사업자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단일 공급계약이 아닌 복수의 사업자 선택을 통한 탄력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우리나라에서 천연가스 수입량 중 자가소비용 직수입자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나, 가스 도매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은 가스수급, 가격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가스사업자는 가스도매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도시가스의 안정적 공급, 소비자 편익 등을 고려하여 대응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 가스 AMI 시범보급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데, 향후 활성화 방안은?

“가스 AMI는 기존의 가스검침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고객의 사생활 보호 및 검침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실증사업(2019), 시범사업(2022)을 통해 현재 약 12만대가 전국에 보급되었습니다. 이에 협회는 가스 AMI 보급 확대를 위해 시범사업의 성과 분석을 바탕으로 회원사와 함께 보급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제도 개선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정부에 건의하는 등 가스 AMI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입니다.”

▲ 공동주택 내 가스사용자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가 사용자 중심의 자율점검 등으로 바뀌면서 관리주체도 변화가 필요한데?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관리는 안전관리 대상과 주체가 누구냐를 떠나 사고의 사전 예방과 사고 발생시 신속한 조치를 통해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다만, 공동주택에 대한 현재의 안전관리 방식은 40여년 가까이 적용되어 온 것으로 협회가 추진한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관리 연구용역 결과를 제도 개선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제도 개선시 예상되는 안전관리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도시가스 업계와 정부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사용자와 공감대 형성을 거쳐 제도개선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할 예정입니다.”

▲ 가정용 사용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가스업계와 가스기기사간의 협업은 물론 가스제품 다양화를 위해 협회가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도시가스 판매 비중은 가정용, 산업용, 일반용, 업무용 순이며 가정용과 산업용이 전체 3/4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가정용과 산업용의 도시가스 판매량이 감소하였습니다. 가정용 수요가수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단위당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취사전용 수요가 및 1인 가구, 가전제품 사용의 증가가 그 원인이라 하겠습니다. 가정용 도시가스의 판매 확대를 위해 가스압력밥솥, 가스건조기 등 가정용 가스기기의 보급 확산 등 도시가스업계와 가스기기업체간 협업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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