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2월 31일부터 ‘바이오가스법’시행

생산량 증대 위한 국내 맞춤 기술 필요

황화수소, CO₂ 등 제거 기술 실증 성공

최근 정부는 유기성 폐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을 제정(2022.12.30.)했으며 2023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무생산자는 하수슬러지, 음식물류, 가축분뇨 등의 유기성 폐자원에 대해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80% 이상을 바이오가스로 생산해야 된다.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를 도입하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정부의 바이오가스 활성화 의지가 확고하여 어느 때보다 바이오가스 생산과 활용 기술이 관심을 받고 있다.

에너지작물 직불금 지급 정책 필요

2022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바이오·물 에너지 확대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유기성 폐자원 발생량이 연간 6,537만톤(2019년)에 이르며, 대부분 가축분뇨(86%)가 차지하고 음식물류(8%)와 하수슬러지(6%)를 포함하고 있다. 이 중 바이오가스화 되어 에너지로 사용되는 비율은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체 발생원의 5.7%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 퇴·액비화(76.7%)로 처리되거나 음식물류의 경우 사료화로 활용되고 있다. 농가 인력 변화에 따른 경작지가 감소하고 2019년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을 이유로 돼지 사료로 음식물쓰레기 사용이 금지되는 등 퇴·액비와 사료의 수요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유기성 폐자원의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가스 플랜트 수는 110개로서 연간 1인당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6.5㎥인데 반해, 바이오가스가 재생에너지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의 경우 독일이 8,980개(2015년)의 플랜트에서 1인당 109㎥/년, 덴마크는 우리나라 1/10의 인구임에도 160개(2020년)의 플랜트에서 1인당 무려 160㎥/년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낮은 바이오가스화 비중은 반대로 말하면 향후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전환을 통한 추가 확대 잠재량이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최근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다양한 바이오가스 활성화 제도를 발표하고 있다는 점은 늦게나마 반가운 일이다.

바이오가스는 유기성 폐자원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혐기성 소화)되면서 생성되는 가스로서 주성분은 메탄(CH₄, 55~70%)과 이산화탄소(CO₂, 30~45%)이며 황화수소와 실록산 등의 불순물을 포함한다. 이 중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성분인 메탄의 비율과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바이오가스 플랜트(혐기소화조) 기술이 중요한데 바이오가스 원료로 사용되는 음식물류, 하수찌꺼기, 가축분뇨의 유입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간혹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여 검증된 해외의 기술을 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메탄의 생산량이 적은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해외와 국내 원료의 특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로써 국내 음식물류의 경우 이물질 함량이 높아 이송설비의 막힘이나 혐기성소화의 효율을 저하시킬 수 있는데 전처리 과정에서 확실하게 분리 및 파쇄되어야 하며 지역별, 계절별, 요일별 성상과 발생량이 달라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한 한국형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연구하는 정읍 바이오가스화 실증 공정 흐름도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연구하는 정읍 바이오가스화 실증 공정 흐름도

환경부는 용역연구를 통해 음식물류, 가축분뇨, 하수찌꺼기를 단독 처리하였을 때 보다 병합할 경우 CH₄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고, 2022년부터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2종 이상의 유기성 폐자원을 통합 처리하여 혐기소화 효율을 향상시키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설치비와 운영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것인데, 바이오가스 생산 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정부의 방향성과 제도의 결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기존 단독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통합 시설로 전환하고 신규 통합 시설 설치를 추진하여 2026년까지 140개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바이오가스 원료 확보 측면에서 유기성 폐자원 외에 에너지작물을 고려할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생산되는 바이오가스 중 에너지 작물을 원료로 하는 비율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바이오가스 사업을 지역으로 보급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에너지 작물을 원료로 사용했을 경우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 높은 메탄 발생량, 원료의 투입 빈도와 양 제어 가능, 비교적 용이한 혐기소화조 운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직불금 지급 등의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휴경 농지를 활용한다면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며, 물론 에너지 작물의 재배가 식량 생산을 위한 농지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전북 정읍정애영농조합에서 운용 중인 바이오가스화 생산 설비
전북 정읍정애영농조합에서 운용 중인 바이오가스화 생산 설비

지역 주민 이익 공유 사업 필수

바이오가스를 구성하는 성분 중 황화수소(H₂S)와 실록산, 수분은 설비의 부식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며, 제한 수준 이하를 만족하는 바이오가스는 가스엔진이나 열병합발전의 연료로서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바이오가스 총 생산량은 3.6억㎥(2020년)이며, 대부분 자체적으로 열을 생산하거나(31.4%) 저품위 가스 형태로 외부에 저렴하게 판매되고(27.6%) 있으며 미활용되고 단순소각되는 비율도 16.8%에 달한다.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활용처의 다변화가 필요한데, 대표적인 곳이 바이오메탄 생산과 바이오가스 수소화이다.

황화수소 등의 불순물만을 제거할 경우 발전용, 보일러연료 등의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제거할 경우 천연가스와 유사한 고순도 바이오메탄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고질화 기술이라고 부르며 흡수, 흡착, 분리막 등의 공정을 거쳐 메탄의 농도를 97%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바이오메탄은 도시가스망에 주입하거나 압축하여 CNG 차량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바이오가스의 단순 이용보다는 바이오메탄의 도시가스 연료 사용을 확대해 왔으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불안정한 천연가스의 공급과 가격에 대비하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2050년까지 가스 수요의 35~50%를 바이오메탄으로 대체하는 등의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LNG 수입량 2위일 정도로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며 발열량 등 도시가스 배관망 주입 기준 완화, 바이오메탄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 일반도시가스 사업자만을 통한 공급 제한 완화 등 바이오메탄의 도시가스 활용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바이오가스에서 CO₂를 제거하는 고질화 기술은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미 상용화 개발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장시간 실증 연구를 통해 기술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운전조건을 최적화하여 해외 기술과 차별화하고 기술을 국산화하는 노력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정읍정애영농조합법인의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대상으로 황화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파일럿규모의 고질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실증했다. 이러한 트랙레코드 확보를 통해 국내 바이오메탄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바이오매스 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에 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메탄은 또한 기존의 천연가스 원료를 대체하여 개질 공정을 통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구(IRENA)와 유럽연합에서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를 그린수소로 인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1년부터 바이오가스 수소개질화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며, 2026년까지 총 5개소로 확대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기존 수소 생산 기술 대비 경제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지만 향후 탄소중립과 수소경제화에 따른 수소 소비량이 확대될 경우 그린수소로써 각광을 받을 수 있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기술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수소 생산 기술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가스의 고질화 공정 없이 바이오가스를 직접 수소로 전환하는 기초 기술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가스 활성화를 저해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가스화 시설의 입지 주변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들 수 있는데,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기물처리사업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로서 님비현상을 극복하고 자발적인 시설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시범사업과 본사업을 포함해 2023년까지 25개 이상의 지역에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멕시코 등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활용처가 소각장의 열을 이용하거나 바이오가스를 전기나 열 생산을 위한 연료로 사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 기존의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고 주변에 버스 차고지가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였을 때 바이오가스를 고질화 및 압축 공정을 통해 바이오 CNG를 생산하고 이를 버스 연료로 활용하는 사업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가스 생산과 활용 개략도
바이오가스 생산과 활용 개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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