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수도권 7개 도시가스사들의 지난해 가스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평균 5% 이상 감소했다. 이들의 판매량 감소는 이례적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IMF와 금융위기 때도 신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해마다 수요수가 늘다 보니 왠만해서는 물량이 줄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회사들은 적게는 5% 이상, 많게는 11% 이상 감소하는 등 두자리 이상 감소한 곳도 속출했다.

단순히 판매량 감소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판매실적을 꼼꼼히 살펴보면 얼마나 내수경기와 가계 경제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지 엿볼 수 있다. 우선 대용량 수요처에 공급하는 산업용 판매량이 지난해 7개 공급사 합쳐 고작 19억㎥에 그쳐, 2022년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또 1126만3천가구 세대가 한해 사용량이 53억5천만㎥에 그쳐 이 또한 최저 판매실적이다.

산업용 판매량 감소는 산업체마다 내수경기 악화로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상대적으로 싼 연료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뒷받침 하듯 관련 업계에서는 수요관리 차원에서 산업체들을 방문해 보면 생산 감소로 공장 가동을 제한하거나 아예 멈춘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산업체가 10곳 중 4개 곳이상일 만큼 내수경기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주택용 소비량도 가계 경제가 얼어붙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수 있다. 4인 가족 세대가 한해 소비했던 가스사용량이 950㎥에서 65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일반 가정에서도 난방비 부담 탓에 가스 사용량을 대폭 줄인 것을 의미한다. 이렇다보니 도시가스사들의 판매실적이 호전되기 만무하다.

문제는 이런 경기상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월 판매물량이 전년 대비 이미 15% 이상 줄었다. 도매요금이 지난해 9차례 인하됐고, 2월에 또 한 차례 내렸지만 산업체 가동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듯하다. 물량감소는 곧 도시가스 소매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문 악순환은 결국 경기 활성화로만이 풀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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