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폐기물 처리와 수소 생산을 동시에 이룰 수 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나노입자연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이찬우 박사는 서울대에서 화학생물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생산 반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불균일 광촉매를 연구했는데, 최근 1g으로 시간당 3.7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효율의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다양한 원자 분산 촉매를 만들 수 있는 범용적 합성법에 대한 것입니다. 향후 광촉매 반응과 함께 전기·열촉매 반응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원자 분산 촉매는 지지체의 표면에 금속 원자를 고정한 형태로, 이 박사와 공동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TiO₂)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산화물을 지지체로 활용했다.

“원자 분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에서 이산화티타늄은 광촉매 지지체로써 빛을 흡수해 광여기(勵起, 외부 자극에 의해 높은 에너지로 이동한 상태)된 전자와 정공(正孔)을 생성하고, 강염기에 녹인 폐페트병 단위체를 분해해 수소 이온 및 CO₂를 생성하게 됩니다. 수소 이온은 TiO₂ 표면에 결합시킨 백금으로 이동해 수소와 물이 환원되어 수소 기체가 발생합니다.”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의 빛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전자-정공 쌍을 만들 수 있는 광촉매 지지체 성질을 이용해 백금과 함께 촉매를 만들었다.

“저희가 보고한 합성법은 추가적인 에너지 사용없이 태양광만을 이용해 원자 분산 촉매를 쉽고 빠르게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산화물 지지체로 이산화티타늄, 산화아연, 산화 세륨을 쓰고 백금, 이리듐, 구리를 결합할 수 있습니다.”

신기술이 발표되면 일반인들은 그 기술의 상용화와 산업적인 적용 등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다. 이찬우 박사는 98%의 폐플라스틱에서 수소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설명했다.

“1kg의 페트병을 강염기 용액에 녹여 모두 단위체로 만들었단 가정하에 2,286L의 수소가 나옵니다. 실제 산업에 적용하려면 우선 촉매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설비를 만들어야 하고, 페트병 등을 대량으로 녹이고 반응물로 공급할 수 있는 라인 및 대용량 반응기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그는 광촉매를 이용한 수소생산 말고도 전기화학적 수소 생산 기술도 함께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더 큰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 중인 대부분의 기술이 연구실 규모에서의 시험에 그치고, 파일럿 플랜트 규모 이상에서 이뤄지지 못합니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촉매들을 큰 규모에서 실험할 수 있는 공유 플랜트와 같은 인프라들이 대학이나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질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 박사는 페트병 이외에도 PLA(polyacticacid), PVC(polyvinyl chloride), PP(Polypropylene), PS(polystyrene) 등도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이며, 광촉매에서 그치지 않고 전기화학적 에너지 생산 반응 연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는 국내 가스산업이 일상생활과 다른 산업의 근간이기에 관련 친환경에너지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연구결과가 실험실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현장의 실무진들과 협업을 통해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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