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간산업의 발전 기반이 돼 왔던 산업용 보일러 시장은 최근 해외 금융위기의 여파와 국내 신규수요 부진에 의해 장기적인 정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규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건설경기 회복이 여전히 주춤한 가운데 산업용 보일러 시장은 노후 설비의 개·보수 중심으로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중·대형 보일러 시장의 최근 이 같은 장기침체 현상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된 산업용 보일러 ‘빅5’ 제조사들의 지난해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스타, 한국미우라공업, 대열보일러, 한국비앤텍, 웰크론강원 등 국내 산업용 보일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저 제조사들의 지난해 통합실적을 살펴보면, 2013년과 비교해 매출이 40여억원 떨어졌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산업용 보일러 시장이 약보합세로 정체됐음은 물론, 업체들의 손익구조마저 상당히 악화됐음을 시사한다. 메이저 업체들의 실적이 이런 가운데 기타 메이커들의 상황도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업계 상위 업체들의 최대 매출규모 또한 1,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것은 시장층이 그 만큼 얇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보일러 누적 설치대수는 검사대상기기 기준으로 지난해 말 현재 약 1만9,00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부터 최근 10여년간 연평균 설치 200대 정도로 굳어진 보일러 신규수요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 업체는 보일러공업협동조합의 조달청 공동상표 추진과 고효율·친환경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시장불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의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메이저 업체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중소업체들의 경우 국내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체적 난황에 봉착한 국내 산업용 보일러 시장에 명쾌한 해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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