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수요 급감, 규제완화로 경영환경 개선할 때”

안전 관련된 규제 강화하고
사업 분야는 더욱 완화해야

고압가스충전업계 권익차원
연합회·협회 하나로 뭉쳐야

산업가스업계의 최대 위기
호남지역 조합구성 등 주력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가스사업자들은 영업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우선 시 해야 합니다. 안전관리를 도외시해서는 가스사업을 잠시도 영위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스사업과 안전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 봅니다.”

산업용가스충전업계에서 시장안정화를 가장 큰 목소리로 주장해 온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심승일 회장(삼정가스공업 대표이사)이 2017 정유년 새해를 맞이해 가스안전까지 강조하고 있다.

“안전과 관련한 규제는 더욱 강화해야 하겠지만 사업과 관련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가스안전당국 등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규제와 관련한 메카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요즘 가스현장에 적용되는 규제 가운데 보다 강화해야 할 곳이 오히려 완화돼 있기도 하고, 완화해야 할 곳이 강화돼 있는 등 불합리한 사례가 아주 많습니다.”

심 회장은 안전과 관련한 기준의 수위가 너무 낮아 사고발생이 우려되는 등 가스안전이 방치되는 곳이 많다며 법령 개정 추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이와 함께 사업과 관련한 규제는 너무 경직돼 있는 곳이 많아 이를 유연성 있게 개선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대가 바뀐 것처럼 가스안전시스템과 관련한 법령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완화 또는 강화해야 한다는 의식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1층 고압가스충전시설의 바로 위에 사무실을 설치, 여러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면 과연 안전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 고압가스 사용업체에 설치한 5톤의 저장탱크와 6톤의 저장탱크 중 어느 쪽이 어느 정도 더 위험할까요. 위의 두 가지와 관련한 법령을 놓고 개선해야 한다면 어떠한 것을 어떤 방향으로 개정해야 합리적일까요.”

현행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고압가스충전소 허가 시 사무실 설치기준이 없음을 강력하게 지적하는 심 회장은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1층 고압가스충전작업이 이뤄지는 곳 바로 위에서 사람이 근무한다면 이를 즉시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심 회장은 또 지난 수 십 년 동안 초저온저장탱크와 관련한 가스사고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고법에 명시된 저장능력의 합이 ‘5톤’을 넘었다고 해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므로 현실에 맞게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스 충전 및 판매업을 함에 있어서 가스법과 관련한 규정에 일부 허점이 있다면 하루 속히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현실감이 떨어지는 법은 현실과의 간극을 좀 더 좁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것을 법령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 국민들이 법을 지키기 어렵고, 이에 따라 편법 및 위법이 난무할 것을 우려하는 심 회장은 이 뿐만 아니라 법의 근간인 형평성을 심대하게 훼손시키고 가스사업자 간 불신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우리 고압가스연합회는 시장안정화에 역점을 두고 회원사 간 화합 및 신뢰 구축을 강조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시장안정화와 함께 법령 개정도 활발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연합회와 한국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가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이미 수 년 전부터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 사이에서 연합회와 협회가 합병해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져 올해 초 성공적으로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심 회장은 양 단체가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를 내야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의 권익 신장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합회와 협회가 합병하게 되면 시장안정화를 위해 울산과 광주·전남북지역의 조합 구성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최근 몇 년 간 일부 충전사업자들이 타 지역에 충전소를 건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연합회와 협회를 하나로 묶고 호남과 울산 등을 포함해 전국적인 충전사업자단체로 거듭나야 그 위상도 올라갈 수 있다며 지난해 말 발족한 고압가스시설검사관리원의 출범에 대해서도 뜨겁게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의 위축으로 수출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전국의 공장 가동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져 산업용가스의 수요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쪼그라든 산업용가스시장에서 과당경쟁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지만 소모적인 경쟁은 산업용가스업계를 멍들게 할 뿐이라고 말하는 심 회장은 경쟁업체가 공급하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저가로 공략하는 것보다 무모한 일은 없다고 덧붙인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산업용가스 수요 증가율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야 말로 산업용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의 최대 위기 상황입니다. 더 이상 경쟁을 해 봐야 물량을 확대할 방법이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제한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소모적인 경쟁은 바로 공멸의 길로 빠져들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심 회장은 지속적으로 시장안정화를 이루려면 공급자 간 신뢰와 함께 경쟁업체의 수요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확인한다.

“올해도 우리 연합회는 활발하게 움직일 것입니다. 연초에는 전국의 4개 조합의 이사장단과 연합회 대의원들과 함께 하는 신년인사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연합회 대의원 간담회도 분기마다 열 것입니다.”

앞으로 규제 완화 및 강화 차원의 법령 개정을 건의하기 위해 산업부, 가스안전공사 등 관련 기관도 정기적으로 방문하겠다는 심 회장은 올해도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다양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우리 고압가스업계의 당면과제가 있다면 의료용가스의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용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가스크로마토그래피 등 가스분석기와 같은 장비구입비, 밸리데이션 등 문서화를 위한 인력충원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한 GMP의 적용은 우리 고압가스업계에 과잉투자를 잉태시키고 있습니다.”

의료용가스 GMP의 적용으로 인해 고압가스충전업계의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심 회장은 전국의 가스사업자들에게 과당경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는 특히 산업용가스제조업계에서 지각변동과 같은 시장재편이 매우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고속성장을 이룩한 산업용가스메이커들도 속도를 유지해 나가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충전 및 판매업계의 어려움을 인식해 시장안정화를 고려한 영업을 펼쳐주기 바랍니다.”

고압가스 전체 종사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메이커부터 충전 및 판매소까지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피력하는 심 회장은 앞으로 메이커 및 판매업계와 함께 협력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다. 고압가스유통업계의 중심기능을 하는 충전업계 단체장으로써 메이커와 판매소 사이에서 시장의 순기능을 발휘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동안 4개 지방조합 이사장 및 대의원들과 전국의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으로 연합회 회장으로써의 소임을 다 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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