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꿈 많은 백조로 태어나

나를 만나 평범한 집오리가 되고

엄마로 자리를 잡는 가 했더니

어느덧 할머니로 변신한 당신.

 

어려운 살림살이에

제 잘난 남편 뒷바라지하랴

자식새끼 바로 키우랴

속절없이 보내버린 고운 날들.

지지고 볶고 싸우던 젊은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 허 이 사람이

벌써 회갑이라니.

 

그 찌릿했던 손가락

감촉은 어디로 갔나요.

30년 넘게 부대끼며 살다보니

내 살은 당신 살이 되고

괴롭고 힘들었던 고비 때마다

내 결단은 당신의 결단이 되고

어느덧 사랑한다는 말조차도

불필요한 사이가 되었네요.

 

이제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지 않는데

당신 손 꼬옥 잡고 다니며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되고 싶소.

당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니까.

 

양영근 (가스신문 발행인·시인)
.1989년 9월 한글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3년 10월 한국자유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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