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작렬하던 태양도

뉘엿뉘엿 서산마루 걸려있고

황혼이 깃들 무렵

단구동에서 빈 가방 챙겨 서둘러 퇴근한다.

가로등은 일제히 어둠을 삼켜버리고

피곤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금대리 계곡 따라 즐비한 전원식당

허기 체운 후

박경리 문학관에서 잠시나마

문향에 흠뻑 젖어보고

치악산 자락 황골계곡

호젓한 길카페에 마주 앉아

커피 향에 옛 얘기꽃 피우며

불야성인 원주 야경에 취해본다.

 

젊음과 낭만이 숨 쉬는 거리

단계동에서 술 한 잔 기울이다

흘러간 유행가에 취해버려

오색단풍 갈아입은 치악산 계곡 들어서니

이름 모를 새소리, 벌레소리

저물어가는 가을 정취 온몸으로 느낀다.

 

홍업, 우산동 웅비의 마을

대학가 거닐다가

희미해진 추억열차에서 잠시 내려

의료도시, 혁신도시를 꿈꾸는

원주의 용트림에 매료되었다가도

중앙동 풍물 오일장 오가며

좌판 펴놓고 장사하는 할머니의

고단하지만 진지한 삶의 무게에 숙연해진다.

 

 

이 제 항  詩人
.한국가스공사 前 강원지역본부장
.지필문학 제36회 신인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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