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익은 가을 땡볕에 여럿이 몰려앉아

빨간 고추 말리는 시골 아낙네들

지나는 길손보고 건네는 인사말이

가을 풍경처럼 푸짐하고 하도 정겨워

가던 길 멈추고 잠시 함께 앉아

가을 이야기로 마른 인심 적신다.

길손은 그만 시심에 혼자 빨려 들어

시 한 점 건지려 허우적거리지만

이 고운 풍경 속에 앉아서도

작은 시 한 점도 건지지 못하고

가을 땡볕에 빨간 고추 말리듯

길손은 머리피만 바짝 말리고

빈속 털고 일어난다.

정겨운 님들은 부디 올 가을도

풍성한 가을 수확 거두소서.

 

이 성 장 詩人
・한국가스안전공사 前 교육홍보이사
・한글 수필·한글시 동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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