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울 정릉 산중턱 산동네에서

  처음 신접살림 시작할 때

  정월이라 그해 겨울은 유난스레 추웠고

  유난스레 눈도 많이 왔었지

 

  둘이서 서로 손잡고

  맞벌이 출근길에선 가끔

  눈길에 내리막길 미끄러져 내리다

  어느 집 뒷켠에 쌓인 눈속으로 푹 박혔었지

 

  그래도 마냥 행복했던지

  그때는 아픈 줄도 몰랐던지

  껴안고는 박장대소하였지

 

  정릉에서 하월곡동 이사 가던 날

  손수레 리어카 달랑 하나에다

  우리 살림 몽땅 싣고 마냥 뛰었지

  그해 겨울도 유난스레 차가웠지

 

  무지개 꿈을 쫒아 우린 뛰었지

  뛰다가 어느 담벽에 부딛쳐 넘어졌었지

  그래도 그때는 아픈 줄도 몰랐던지

  우린 말없이 오순도순 짐만 챙겼지

  밥솥 하나 냄비 하나 원양이불 한 채를

 

이 성 장 詩人
・한국가스안전공사 前 교육홍보이사
・한글 수필·한글시 동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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