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맴 맴 맴 찌~르 찌~르르르
한여름 귀가 따갑던 매미소리가
산들바람 불어오자 많이 순해졌다
죽기 전에 짝을 구하겠다고
하루 종일 애타게 울던 수컷들이
종족번식 위대한 임무를 마치고
하나 둘씩 죽어 가는가 보다.

수컷 사랑의 물을 받은 암컷은
나무껍질 속에 알을 낳는다.
1년 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땅 속으로 들어가 긴 세월 인내하며
나무뿌리 수액으로 연명하다가
5년, 7년 후 지상으로 올라와
드디어 등껍질 벗어내고 매미가 된다.
그러나 길어야 한 달.
애벌레로 지낸 기나긴 암흑기에 비해
밖으로 나온 삶은 허망하게 짧다
매미의 한살이는 한(恨)살이다.
 

양영근 (가스신문 발행인·시인)
한국가스신문사 발행인, 한글문학상, 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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