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라는 오명과 함께 흔하디 흔할 것이라 여겼던 탄산(CO2)이 부족해 산업현장의 조업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이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박의 용접에서부터 열처리, 주물 등의 산업은 물론이고 작물 재배, 식품 포장,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탄산이 잇따라 공급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가스공급업체들 또한 막막한 상황이다.

이번 탄산 부족의 원인이 코로나19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석유화학제품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석유화학플랜트의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원료탄산 발생량 또한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선식품 택배가 늘어나면서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급증한 것도 탄산 부족을 가속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몇 해 전에는 질소, 아르곤, 헬륨 등 몇몇 고압가스제품의 품귀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압가스업계에서는 일부 품목의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등 시장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한 바 있다. 1개 충전소가 여러 곳의 메이커로부터 물량을 공급받는 등 2way 이상의 복수거래가 많아 시장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공급계약을 하고 이를 지키는 관계라야 신뢰가 쌓이고 시장규모도 파악할 수 있다. 고압가스충전사업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물량을 받으려는 노력에 앞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가스메이커와 계약부터 맺고 거래하는 등 건전한 시장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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