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난 동탄지사에 설치된 11.44MW규모 연료전지 발전설비 총 2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가스신문=최인영 기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에너지 시장은 현재 탄소중립 실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탄소배출 저감도 하나의 방안이지만, 기존에 사용하는 에너지 생산과 공급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4세대 지역난방’과 ‘수소연료전지발전’은 이 2가지 과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4세대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동탄지사 연료전지발전을 통해 4세대 지역난방과의 융합을 꾀하고 있다.

본지는 이번 창간특집호에서 4세대 지역난방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의 특징과 장점, 그리고 이 두가지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살펴본다.

현재 3세대 지역난방은 장거리 열수송관을 이용한 열공급으로 10~30%의 열손실을 유발한다. 이에 지역난방 공급권역 내 신·재생에너지원 및 분산전원과 연계한 스마트 열그리드와 저온 열공급방식을 보유한 4세대 지역난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열그리드는 기존의 전기공급 서비스를 열 부문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분산에너지원을 바탕으로 열공급을 최적화하는 네트워크다.

기존과 달리 효율적 열공급, 공급자와 사용자 간의 양방향 열거래, 열사용량 예측을 통한 잉여열 감소 등이 큰 특징이다.

4세대 지역난방은 기존의 중앙집중방식만으로 열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원만으로 열을 공급하는 등 새로운 대안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현재 쓰이는 3세대 방식은 공급온도가 100℃ 이상의 중온수를 공급해 공급안정성 확보에 목적을 둔 반면 4세대는 30~70℃의 저온수를 공급한다.

또한 기존의 중대형 CHP, 소각로, 바이오매스의 열원 구성에서 지열, 연료전지, 태양열 등이 추가되면서 다양한 열원을 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자만 일방적으로 열공급을 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열설비를 이용해 양방향 공급을 가능케 해 프로슈머(Prosumer)의 역할도 생겨난다.

공급 온도는 낮아지지만 건축단열 기술과 자재 성능 향상으로 신축 건물의 열손실·부하를 줄여 열을 공급하는 것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4세대 지역난방이 2020년부터 2050년까지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덴마크,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는 이미 단열 성능을 높인 패시브 주택 단지에서 시범 적용·운용 중이다. 유럽의 적용 사례를 보면 덴마크는 기존 대비 50%의 열요금을 절감했고, 독일은 지열히트펌프와 가스열병합발전을 이용하고 있다. 영국은 제로에너지타운 조성을 통해 55℃ 난방열 및 43℃ 온수 공급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35℃로 열을 회수해 효율도 높였다.

국내에서는 서울특별시가 마곡지구에서 4세대 지역난방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구 내 신축 예정인 ‘(가칭)농업공화국’에 올해 11월 연료전지, 태양열 등 소규모 분산열원 설치를 완료하고 실증에 들어간다. 서울식물원 북쪽 11,817㎡ 부지에 총 사업비 817억7300만원을 투자해 건설한다.

서울시는 올해 11월 시공을 완료하면 2~3년간 실증을 거쳐 오는 2023년부터 마곡지구 전체에 4세대 지역난방을 보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난 동탄지사, 연료전지발전으로 24시간 전기‧열 공급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동탄지사는 지난 2017년 11.44MW(열생산 8.8Gcal/h)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설비 공사를 시작해 2018년 12월 준공했다.

연료전지발전은 기존 화석연료 발전과 달리 연소과정이 없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할 뿐 아니라 소음도 적다. 냉각설비 가동 시에도 65dBA 이하를 기록한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의 경우 기상환경에 따라 발전량의 급격한 차이가 생기지만 연료전지는 외부 환경 제약 없이 24시간 전기와 열을 생산할 수 있다. 동탄지사의 경우 2020년 가동률이 약 98%를 기록했다.

특히 발전만 가능한 다른 신·재생에너지원과 달리 발전과 동시에 폐열을 활용해 100℃ 이상의 열(지역난방수) 생산도 가능하다. 더불어 높은 에너지밀도의 연료전지를 복층형으로 설계할 수 있어 전기 생산에 필요한 부지면적이 태양광의 1/100, 풍력의 1/200 수준이다. 즉 도심 내에도 설치가 가능한 셈이다.

동탄의 연료전지발전소는 2020년 기준 연간 전력 96,004MWh(송전량 기준), 열 80,231Gcal를 생산한다. 약 26,600가구에 전기를, 1만1100 가구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한난 동탄지사는 연료전지에서 생산한 480V의 전기를 지사 내 변압기를 통해 22.9kV 승압 후 인근 변전소로 송전해 전력 네트워크망에 연결한다. 또 동탄지역에서 회수되는 지역난방수(약 40℃)를 연료전지 시스템에 공급해 100℃ 이상으로 승온 후 열수송관을 통해 사용자에 공급하고 있다.

동탄지사는 국내 최초로 저온부까지 열회수가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적용하고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 내부에 고온과 저온 2개의 열교환기가 있어 타사 동일용량 대비 2.3Gcal/h의 열을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

지자체, 4세대 지역난방에 선제적 투자

대기오염 개선뿐 아니라 연료전지 보급 확대, ICT(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기술과 접목하는 점에 주목해 서울시와 울산시 등이 연료전지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서울시와 지역난방공사가 추진하는 4세대 지역난방 시스템은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확장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난방과 연료전지의 융복합시스템 구축 시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경우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현재 연료전지의 연료로 쓰이는 수소에너지가 추출수소이기 때문에 CO₂를 일부 배출하는 것은 사실이다. 화석연료인 천연가스(CH4)를 개질 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탄지사에 설치된 PAFC(인산형 연료전지)시스템에서 나오는 CO2 발생량은 일반 화력발전 대비 약 36% 수준, LNG 복합발전 대비 약 80% 수준으로 대기오염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시스템은 고효율 열병합 발전시스템이기 때문에 열 생산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연료전지 발전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약 0.8ppm이며, 황산화물을 포함한 기타 오염물질은 거의 배출되지 않고 있다.

4세대 지역난방 시스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열원 구성의 다양화다. 중대형 CHP, 소각로 등에 한정되지 않고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을 추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에서는 부지면적 등의 한계로 인해 지열이나 태양광·태양열을 열원으로 쓰기 어려운 실정이다. 적은 부지에 지을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는 수소연료전지가 적합한 셈이다.

이에 지역난방공사도 국내에서 수소시범도시와 4세대 지역난방 시스템을 융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울산도시공사가 ‘수소시범도시 재정사업(국토교통부)’의 수행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온 열이 발생하는 연료전지 특성을 고려해 기존 3세대 시스템보다 저온의 열을 공급하는 ‘4세대 지역난방’ 기술을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기관은 울산광역시 북구 양정동 일원에 있는 율동 국민임대주택에 수소연료전지에서 생산한 난방열과 전기에너지를 2022년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한난 관계자는 “성공적인 수소시범도시 건설을 위해 국내 최대 집단에너지 사업자인 한난이 부생수소 인프라를 보유한 울산시 지역개발과 주택건설 경험을 보유한 울산도시공사와도 힘을 합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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