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LPG수입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LPG가격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진은 LPG를 운송하는 선박)
올들어 LPG수입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LPG가격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진은 LPG를 운송하는 선박)

국내 LPG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가스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LPG가격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LPG수입가격이 지난해 4월에는 톤당 230달러를 기록하는 등 하향안정세를 보였으나 이후부터 급격하게 올라 올해 10월에는 800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민연료로 대표되는 LPG의 유통단계별 가격변동 추이와 가격안정을 위한 방안 등을 살펴본다.

수송용부탄 980원/ℓ  가격경쟁력 악화

취사·난방용 프로판 LNG와 가격차 두배

유통단계별 LPG가격 추이

2015년에서 2021년까지 LPG수입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가 가장 비싸게 형성되고 있다. 2015년에는 평균 톤당 416.25달러를 기록 후 2016년에는 323.33달러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이후 슬금슬금 올라 2018년에 542.08달러를 기록했으며 400달러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올들어 LPG수입가격은 하반기에 급등하면서 평균 61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LPG소비자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수송용자동차 부탄가격은 2015년에는 리터 당 806.3원을 기록 후 2016년에는 734원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2018년에 평균 874.5원까지 오른 후 2021년에는 리터당 884.0원을 기록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자동차충전소 부탄가격이 9월(2주)에는 평균 980.65원으로 1000원을 넘긴 곳도 많다. 참고로 자동차용 부탄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리터당 1000원을 넘겼었다. 이후로는 안정세를 보였던 만큼 운전자들은 LPG자동차를 운행할 이점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판의 소비자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 프로판충전소의 월 평균 판매가격은 2016년에 898.4원으로 저렴한 축에 속했으나 2021년 1~9월까지 평균 1198.84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영향으로 LPG판매업소의 소비자가격도 올해 1~9월까지 2025원을 기록했다. LPG판매업소의 소비자격은 2015년 이후로 2000원대를 넘어서게 됐다.

악화되는 LPG가격경쟁력

이처럼 LPG수입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2021년 9월 기준으로 난방용 LPG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악화됐다. 오피넷 기준으로 소비자가격[표1]을 보면 일반용(용기) 프로판은 2160.10원/kg, 집단공급용 프로판은 3057.92원/㎥, LNG는 15.6원/MJ, 등유는 941.92원/L 등이다. 여기에 발열량인 ▲일반용 프로판(12,050 Kcal) ▲집단공급 프로판(23,680 Kcal) ▲LNG(239 Kcal) ▲등유(8770 Kcal) 등을 고려한 천 Kcal당 가격을 계산하면 일반용 프로판은 179.41원, 집단공급용 프로판은 129.14원, LNG는 65.47원, 등유는 107.4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LNG대비 지수로 따져보면 일반용 프로판:집단공급용 프로판:LNG:등유는 274:197:100:164의 가격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LPG의 공급방식은 소형저장탱크로 대부분 전환됐기 때문에 용기가격과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대량 소비처인 집단공급의 경쟁력도 좋지 못해 하루 속히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오피넷에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벌크공급 시 가스요금을 크게 인하하고 있어 난방연료 가격경쟁력 비교표 보다는 LPG가격지수가 괜찮을 가능성도 있다.

가격인하 위한 노력 필요

CP(Contract Price)란 사우디 아람코사가 원유가 및 현물가격을 감안하여 내부적으로 결정한 LPG판매가격이다. 매달 변동된 가격을 적용하며 아람코사가 결정한 CP가격은 주변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수출국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동아시아 시장에서 기준가격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급등했던 LPG수입가격이 2017년 전후로 다시 인하됐던 것은 미국산 셰일가스가 큰 역할을 했다. 셰일가스의 생산으로 인해서 중동의 영향력이 많이 약해졌다. 특히 싱가포르 국제 LPG시장에서 해외 트레이더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우디가 발표한 CP를 기준으로 수급변동, 계절영향, 경기지수 등을 고려해 국제 LPG가격의 하향세가 전망되면 기존 확보한 LPG를 싸게 트레이드한다. 반대로 수급불안정 등의 요인으로 국제 LPG가격의 인상이 예측되면 조금 더 비싼 값에도 트레이드를 통해 LPG를 확보한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매수·매도 타이밍을 맞춰 차익을 얻는 것과 비슷한 구도이다.

과거에는 중동을 제외하면 마땅히 LPG를 구매할 수 없었으나 미국에서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아시아로 향하는 LPG운송선박이 늘어나면서 스팟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국내에 수입된 LPG 가운데 미국산의 비중은 94%에 달했다.[표2] 반면 국내 LPG가격의 기준은 여전히 사우디아람코사가 발표하는 CP라는 점에서 미국산 LPG와 관련해 정보공개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페트로넷에서 공개된 미국산 LPG의 단가는 카타르와 앙골라 등에 비해서는 높지만 워낙 절대다수의 물량이기 때문에 비교자체는 무색하다. 오히려 지난해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산의 단가는 미국산보다 소폭 저렴한 것도 이채롭다.

국제유가와 국제 LPG가격을 공개하는 페트로넷 또는 오피넷 등에 미국산 LPG가격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면 LPG가격의 변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제유가도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산유, 브렌트유 등 원산지를 기반으로 가격정보가 세부적으로 나와 있다.

이와 함께 LPG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LPG 유통의 대형화 효과분석 및 추진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외 유통사례, LPG유통구조개선 연구를 지난해 9월 말까지 진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LPG 유통 대형화 연구용역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국내 LPG유통의 대형화 사례를 검토하고 대형화에 따른 유통비용 절감효과를 파악한다. 대형화에 따른 제도개선 사항과 지원책 등을 제시한다.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LPG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열악한 지리적 여건을 가진 산간 벽지 등의 지역은 LPG망을 구축하여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도시 지역의 저렴한 도시가스요금에 비해 LPG 이용 비용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산간벽지 등의 지역에 대해 취사나 난방용으로 공급하는 LPG를 개별소비세 면제대상에 포함하여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가스 사용비 부담을 경감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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