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는 LNG냉열을 활용해 액화수소플랜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은 평택LNG기지 전경.
가스공사는 LNG냉열을 활용해 액화수소플랜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진은 평택LNG기지 전경.

도시의 주 에너지원을 수소로 활용하는 수소사회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온 지금, 세계 각국은 수소를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저장하고 운송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그 중 대량의 수소 저장이 가능한 ‘액화수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소를 액체로 변환시키면 부피는 1/800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기체 상태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크게 증가한다.

기체수소는 통상 200bar 압력의 저장용기에 300kg 정도를 담아 튜브 트레일러로 수송하는데, 이를 액화수소로 바꾸면 그 10배에 이르는 3.5톤을 탱크로리 한 대로 실어 나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대량의 수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액화수소인 것이다.

가스공사는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1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평택에 구축해 국내 최대 액화수소 사업자의 지위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은 가스공사 평택LNG기지의 천연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추출한 후 액화수소로 변환·저장하여 수도권 액화수소 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액화수소 1만 톤은 수소 승용차 기준으로 약 8만 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크게 감소하는 액화수소는 충전소 소요 면적 또한 기체 방식 대비 약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도심지역에 설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도심의 기존 주유소 및 충전소 네트워크를 이용해 액화수소 충전설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이 본격 구축되는 2024년부터는 수도권 주요 주유소에서도 편리한 수소 충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천연가스보다 온도가 훨씬 낮은 영하 253℃에서 액체가 되는 수소는 액화하는 데 높은 기술력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국내 산업용 전기가격(약 100원/kWh)으로 계산 시, 수소 1kg을 액화하는 데 1,000원~1,500원의 에너지 비용이 추가 소요되는 것이다.

이에 가스공사는 LNG 기화 공정에서 발생돼 버려지는 냉열 에너지를 수소 액화에 세계 최초로 활용해 액화수소 생산 비용을 최대 30%까지 낮춰 경제적 수소 상용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LNG냉열이란,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수입된 LNG를 영하162℃에서 0℃로 기화 시 발생하는 미활용 에너지로, 이를 활용해서 수소를 1차 냉각하면 에너지 투입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수도권 내 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 도매가격은 평균 6,000~7,000원/kg 수준인데, 이번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 구축을 통해 가스공사는 5,000원/kg 이하로 경제적인 수소를 공급하여 정부 수소 정책에 부합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가스공사는 ‘수소를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사업자’로 꼽힌다.

부생수소 생산의 한계로 인해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으로 수증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천연가스 개질’ 방식이 초기 수소경제 시대를 이끌어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지난 37년간 천연가스 인프라 건설 및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진 가스공사는 수소 경제 사회 구축에 최적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위한 안정적인 보관에도 한 축 담당

LNG냉열은 액화수소 공급 원가를 낮추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영하 162℃의 LNG를 0℃로 기화할 때 발생하는 LNG냉열은 그동안 바다나 공기 중으로 버려지는 에너지였다. 하지만 최근 화석연료에서 천연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이슈가 되면서 LNG 냉열 사업도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LNG냉열사업은 특히 냉동 물류 사업에 효과적인데 기존 전기냉동기로부터 –100℃ 저온을 얻는 냉동기기를 LNG 냉열로 대체하여 활용할 경우,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고 소요 에너지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기존 대비 전기 사용량이 50~70% 감축되며 급속 냉동 효과도 크다.

또한, 데이터 센터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전 세계 데이터 센터 사업은 매년 19% 이상 성장하고 있는 매력적인 사업인데, 운영 시 많은 열이 발생됨에 따라 많은 전력을 냉각 시스템 가동에 쓰고 있어 여기에 LNG냉열을 활용한다면 운영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 가스공사는 LNG냉열을 이용한 데이터 센터 구축 및 운영사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로이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LNG냉열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인 보관에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중 화이자는 영하 60~80℃ 이하, 모더나는 영하 20℃,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영상 2~8℃ 보관이 권장되는데, 관리 온도가 제각각인 백신을 ‘LNG냉열 활용 초저온 콜드체인’을 활용하여 전기보다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한 곳에 대량 저장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가 추진하는 LNG냉열 사업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와 가스공사도 LNG냉열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의 재활용’을 국정과제로 설정하면서 LNG냉열 에너지를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포함시켰으며, 가스공사 또한 LNG냉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평택 오성물류단지에 위치한 한국초저온의 LNG냉열 활용 냉동냉장 물류센터는 우리나라가 LNG냉열 사업에 본격적으로 첫 발을 내딛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가스공사 평택LNG기지에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받아 냉동냉장 창고를 운영하며 초저온 LNG냉열을 활용하여 급속 냉동, 저온 보관으로 식품 신선도를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현재 한국초저온, 가스기술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천 신항 콜드체인 클러스터 사업에 참가 중이며, 냉장냉동 물류센터 건설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규모 냉동창고를 인천 신항 바로 옆에 구축하여 신선 물류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점이 높이 평가되어 기획재정부 선정 협업 우수과제로 지정되기도 하였으며, 향후 콜드체인 클러스터가 준공되면 약 1조 2,6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 부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기술공사, 냉열사업 관심 냉열공급시설 설계 수행

한국가스기술공사도 냉열사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스기술공사와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2019년부터 가스기술공사 본사에서 인천 신항배후단지 콜드체인 클러스터 구축사업의 핵심인 냉열공급시설 운영사업(이하 냉열공급사업)에 대한 기술협력 및 업무제휴를 통해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양 기관은 냉열공급시설의 설계, 시공 및 시운전 분야에서의 기술검토와 시설의 운영 인원에 대한 트레이닝 및 장기운영 방안에 대하여 협력하고 있으며 LNG 등 냉열 활용기술 및 사업화 등 각종 정보조사와 기술 자료도 협력하고 있다.

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설비에 대한 정비와 엔지니어링 및 EPC사업, 그리고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가스설비 전문기술회사로, 전국 5개 LNG 생산기지 전체설비와 4,854km에 이르는 전국 공급 주배관망에 대한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 활동을 수행 중이다.

양 기관은 고유업무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여 향후 콜드체인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냉동창고 운영사가 안정적으로 냉열을 공급받고 성공적인 물류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들 기관들은 중소기업 공동물류 콜드체인 구축, LNG터미널 인근 유휴부지 중심의 데이터 센터 유치 등 LNG냉열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냉열 물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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