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하면 흔히 화장실의 냄새를 많이 떠올리게 된다. 동물의 분뇨나 소변으로부터 생성되기에,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양털의 세척용도부터 각종 세척제 등에 소변에 포함된 암모니아를 사용하곤 했다. 한 예로 과거 로마 제국의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공공화장실의 소변을 공짜로 사용해 이윤을 내는 양모업자들에게 ‘소변세’를 부과하며, 아들에게 ‘소변으로 얻은 세금이라도 같은 은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암모니아는 과거부터 농사에서 필요한 비료로 많이 쓰였는데, 20세기 초반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박사가 질소와 수소를 직접 반응시키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해 암모니아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이 합성법으로 인류의 인구는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류에게 중요한 물질인 암모니아가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의 저장 및 수송을 위해서도 주목받지만, 암모니아 자체를 연료로 쓰고자 하는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특히 탄소중립을 이루고자 내연기관을 이용한 차량의 판매 등이 전 세계적으로 금지되는 가운데, 연소시 CO₂를 발생시키지 않는 암모니아는 대체연료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이번 가을특집에서 2회에 걸쳐 암모니아의 연료 특성과 전 세계 암모니아 연소 기술 현황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암모니아의 물성과 특징

암모니아의 분자식은 NH3로, 1개의 질소원자와 3개의 수소원자가 결합된 알칼리성의 화합물이다. 암모니아는 수소결합으로 물에 잘 녹는데, 상온에서 30%, 물의 어는점인 0℃에서 최대 45%까지 녹는 성질을 보인다. 물 뿐만 아니라 에탄올, 에테르에도 잘 녹는다. 이렇게 녹은 암모니아 용액은 알칼리성을 띠는데, 0.31%만 되어도 pH11.5를 기록한다. 이렇게 녹은 수용액은 단백질을 매우 잘 녹이고, 그 자체가 독극물이 된다.

수소는 액화되는 조건이 어려워 보관 및 장거리 운반이 어렵다. 하지만 NH3로 바꾸면, 저장과 운송이 훨씬 쉬워진다.

대기압에서 수소는 –252.9℃에서 액화하지만, 암모니아는 –33℃에서 액화가 가능하며, 액화수소 대비 1.5배의 밀도를 갖는다. 즉, 에너지캐리어인 수소를 옮기는 수소캐리어로써의 역할이 용이하다는 뜻이다.

또한, 암모니아 자체를 연료로 이용하는 내연기관과 연료전지도 세계 각국에서 연구 중에 있다. 암모니아는 탄소(C)가 없기에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무해한 질소만 배출되기 때문이다.

암모니아의 완전 연소 반응식
암모니아의 완전 연소 반응식

위의 반응식에서 보듯이 암모니아는 완전 연소시 수소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없이 에너지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표1>에서 보듯이 암모니아는 수치적으로는 프로판과 열역학적 특성이 유사함을 알 수 있지만, 단위 질량당 열량이 타 연료에 비해 낮으며, 자연발화 온도는 타 연료에 비해 높다.

예를 들어 같은 유동 조건에서 안정화된 메탄과 암모니아의 화염을 비교해보면, 메탄 화염에 비해 암모니아는 매우 넓고 긴 화염을 보인다. 이를 통해 메탄에 비해 암모니아가 매우 낮은 연소속도를 가진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암모니아를 연료로써 직접 이용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암모니아의 낮은 반응성과 높은 질소산화물(NOx)의 생성이다. 낮은 반응성은 기존 탄화수소 계열 연료 대비 낮은 층류화염 연소속, 화염온도, 가연한계에 기인한다.

높은 NOx는 기존 thermal-NOx대비 낮은 온도에서 높은 반응속도를 가지는 Fuel-NOx 메커니즘에 기인한다. 따라서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의 장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단점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을 기점으로 암모니아 연소기술에 대한 논문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도호쿠 대학, 영국 카디프 대학이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은 성균관대학에서 2008년부터 암모니아 연소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암모니아, 자동차와 선박의 연료가 되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의 디젤기관을 만든 루돌프 디젤(1858~1913)은 19세기 후반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엔진을 7년 동안 연구하다가 안전 및 비용 문제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 대신 디젤은 공기를 압축시켜 얻은 높은 열로 연료를 점화시키는 디젤엔진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1930년대에 노르웨이와 벨기에에서 각각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는 트럭과 버스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2000년대 들어 아이오와 주립대에서는 암모니아·디젤, 암모니아·DME 연료의 혼소시스템이 적용된 압축식 점화 엔진 연구사례가 있으며 최적 암모니아 혼합비율은 60%였다. 암모니아 비율이 60%보다 낮은 경우 화염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순수 디젤연료만 사용할 때 보다 NOx생성량은 감소하나 암모니아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NOx 생성이 급증했다.

2007년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는 암모니아·가솔린 혼소엔진을 적용한 차량으로 디트로이트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운행한 사례도 있다.

암모니아 연료는 650℃의 높은 자발화 온도를 가지며, 액체암모니아의 증발잠열은 302kcal/kg으로 높은 편이다. 내연기관 연료로 다소 부적합할 수 있으나 <표2>에서 보듯이 이론당량비 조건의 공기연료비가 6.0456으로 다른 연료에 비해 낮아 연료공기 혼합기 대비 열량으로는 가솔린, 디젤 등 기존 연료와 동등 이상의 수준에 해당한다. 즉 기존 양산 엔진으로 적은 공기를 흡입하더라도 동급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암모니아 연료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기존 양산 엔진에서 암모니아 혼합비 70%에서 엔진의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기 위한 연구는 해양 선박연료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UN산하기관인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로 선박 건조시 온실가스와 NOx, SOx등의 배출이 제한됨에 따라 다양한 가스연료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LNG, LPG, 메탄올 등 저인화점 연료를 적용하는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삼성중공업도 글로벌 엔진메이커인 덴마크 MAN-Energy Solutions, 말레이시아 MISC, 영국 로이드선급과 협업해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추진선박을 2025년까지 개발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국립해양연구소(NMRI)는 디젤과 암모니아 혼합 연료(에너지 기준 암모니아 20%)로 작동하는 7.7kW급 단일 실린더 디젤엔진을 연구했으며, 아산화질소(N2O), NOx 및 미연소 암모니아 저감이 가능한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 연구도 진행했다.

한국도 탈탄소·친환경 선박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일념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공급 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기본인증(AIP)을 한국선급(KR)에서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10월 로이드선급으로부터 2만3000TEU급(1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개)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관한 AIP를 획득했다.

이처럼 암모니아 자체를 연료로 사용하고자하는 전세계의 노력은 가열되고 있다. 다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 다음 호에서 계속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