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에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에서 탈원전정책을 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초안에는 현재 원전비율 23.4% 비중을 6~7%로 낮추는 대신 6%대인 재생에너지는 향후 몇십년 안에 7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제 탈원전정책이 현 정부에서 본격화하는 시점을 맞이해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210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는 파리협약의 핵심이 발표되고, 이 정책 핵심은 탄소중립이다.

UN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는 110개국에 이른다. 물론 탄소중립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최근 발표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의하면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수소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탄소배출량이 0이 되는 넷제로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타개하려면 에너지절약이나 에너지이용효율향상, 탄소포집 등 여러 수단과 함께 에너지사용 전기화가 필요하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무탄소 전기에너지는 현재 인류의 기술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두가지 뿐이다.

그러나 탈원전정책으로 원자력 사용을 배제하는 에너지정책이라면 그 대체방안은 그린수소 생산뿐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2050년도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또한 수소 관련 글로벌 CEO협의체인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도경 전세계적으로 수소소비량은 약 5억5천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133억배럴의 석유를 대체하는 엄청난 규모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소경제 로드맵에는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내용도 담았는데 가스공사는 지난해 경남 창원과 광주광역시에 거점형 수소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소산업에 고삐를 죄고 물고기를 잡아주는 식의 일회성이 아니라 정부가 바뀌더라도 꾸준히 성장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

현재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나눠보면 그레이, 블루, 브라운,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개질수소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뜻한다. 브라운수소는 갈탄·석탄을 태워 생산하는 개질수소이며,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를 말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아직까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개발에 힘쓰는 나라가 더 많지만, 탈원전에 위배된다. 즉 그린수소가 탈원전에 대처하는 가장 우수한 방식이다.

그러나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은 날씨에 따라 계절별로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고, 아직 생산단가가 높아 상용화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도 탄소중립은 발등의 불이다. 환경사회경영(ESG)이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 110여개 국에서 선언한 탄소중립 선언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화석연료사용 탈피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산업, 수송, 건물 등 사회전체의 대변혁을 필요로 하며, 그린수소는 여기에 핵심이 될 것이다.

가스생산이나 가스분야에 종사하는 여러 기술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건물·기업체의 산업용보일러 관리자분들에게 큰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도 정부에서 가스산업, 에너지절약에 공이 큰 에너지관리 유공자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는 정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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