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최인영 기자]  지난 2020년 10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수소상용차 보급의 마중물 역할을 할 특수목적법인(SPC)이 새롭게 출범했다.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공기업, 대기업, 정유사 등이 수소상용차의 가치에 공감해 지난해 3월 설립한 코하이젠(KOHYGEN)이다.

수소충전소의 운영경제성을 확보하면서 수소상용차 보급‧확산 선결과제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조직이다.

특히 기체수소보다 효율성이 높은 액화수소에 이어 오염 배출 없는 블루‧그린수소 충전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성공사례로 만든 후 세계시장에 수출하겠다는 가치를 내걸고 상용수소충전시스템 기반 마련에 힘쏟고 있다.

에너지공기업 30년의 근무경험을 살려 저탄소‧친환경 수소사회 진입의 첨병 역할을 자처한 코하이젠의 초대 수장, 이경실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들어본다.

▲수소 충전 분야의 특수목적법인인 코하이젠과 수소에너지네트워크 하이넷(HyNet). 무엇이 같고 다른지

- 두 기업은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점이 동일하다. 고객이 가장 큰 차이다. 하이넷은 승용차인 넥쏘(NEXO)를 기준으로 시간당 약 5대를 충전하는 25㎏/h급의 충전소를 짓고 있다.

코하이젠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충전하기 위한 300㎏/h급 대용량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충전용량은 시간당 수소버스 약 12대, 수소트럭 약 10대를 충전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용량이다.

수소상용차 시장에서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과 수소경제활성화 정책에 기여할 계획이다.

▲코하이젠의 출범과정과 중장기 계획은

-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설립협약의 후속으로 세워진 회사가 바로 코하이젠이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인천시, 울산시, 전북도, 경남도 등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가스, E1, 에어리퀴드 등이 주주사다.

단기적으로는 법인 설립 당시 협약내용과 같이 오는 2025년까지 35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국에 3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 주주사의 참여배경과 주요역할은

-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를 최대 주주로 9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난은 에너지절약과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지구인의 위기로 닥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원의 큰 줄기인 △수소 생산‧활용을 통한 에너지절약 △친환경 수소에너지의 보급‧확대 등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하이젠의 신속한 설립과 사내 시스템 안정화, 투명‧공정한 회사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수소승용차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차를 생산해 코하이젠의 수소충전소 보급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유‧가스사들은 향후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고, 융복합수소충전소 전환을 위한 부지확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에어리퀴드코리아는 산업용 가스분야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액화수소에 관한 기술자문 등을 할 계획이다.

하루 100대의 상용차를

언제든 충전할 있는 인프라 구축

▲ 수소 상용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 차량 선택 시 소비자들은 자신의 운전환경에 맞는 최적의 차종을 고르고 있다. 적어도 내연기관 차를 선택할 때는 그렇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수소승용차와 상용차는 인지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소승용차는 지난 2010년 투싼ix라는 이름으로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후속 모델인 넥쏘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반면 수소버스는 지난 2019년 국내에서 첫운행을 시작했다. 수소트럭은 2020년 스위스에 수출하면서 그 모습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와 현대차의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를 보면 승용에서 상용으로 수소차량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소 승용차보다 상용차가 약 35배 많은 탄소를 저하감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이 세계인의 숙제로 떠오르면서 수소상용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소충전소의 운영경제성을 높이는데 큰 몫을 할 수 있다. 수소충전량의 경우 승용차가 5㎏인 반면 버스는 30㎏ 내외이기 때문이다. 13분 안팎이면 수소버스를 완전 충전할 수 있다.

서울을 예로 들면 시내버스는 통상 2교대로 하루에 200~300㎞를 운행하고 있다. 1회 충전 시 450㎞ 가량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3~4회 충전소를 들르는 셈이다.

친환경버스인 CNG(압축천연가스)버스와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연료비의 차이를 따져봐야 한다. 그간 수소버스와 CNG버스의 경우 구입비용은 정부, 지자체, 차량제조사 등의 보조금을 받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연료비가 비싸 민간운수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국토부가 수소버스에 ㎏당 3500원의 유가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부터 많은 운수업체가 수소버스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상용 수소충전소 구축의 선결과제는

- 지난해 11월 전북 전주에서 300㎏/h급 대형 수소충전소의 착공을 알렸다. 코하이젠의 제1호이자 세계 최대 규모 충전소다. 승용 수소충전소 구축 때도 그렇지만 가장 힘든 과제는 부지확보다. 기존 수소충전소보다 충전용량을 12배나 높이다 보니 부지면적도 약 2배 더 필요하다.

상용차 전용인 만큼 차고지 인근 부지가 최적의 장소다. 큰 차가 진‧출입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설비용량 증설도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압축기 수량을 기존 수소충전소보다 2~3배 늘려야 하고, 튜브트레일러 면적도 넓혀야 한다. 즉 부지 필수면적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초기 설계부터 충전소 설비 배치를 고려해 투자했다. 튜브트레일러의 면적을 줄이기 위해 수소배관과 45MPa의 튜브트레일러를 병행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상용차는 적기에 수소를 공급받아 운행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고장에도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위기대응메뉴얼을 제작 중이다. 핵심설비인 압축기 등은 제작사가 동일모델 1대를 여분으로 제작해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KGS 안전기준도 높아지고 있지만 국민 안전을 위해 사업기간은 늦어져도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라 생각한다.

코하이젠의 수소충전소는 방호벽 두께강화와 삼중 안전장치 등 높은 수준의 안전설계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코하이젠의 발주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 하나의 업체가 충전소 전체를 구축하는 기존과 달리 코하이젠은 △설계 △자재조달 △시공 등을 나눠 업체를 선발하고 있다.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운영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분리발주를 택하고 있다.

분리발주는 초기년도에는 업체 간 조율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유지보수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면도 있다. 완공 후에는 LPG충전소, 주유소 등 기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충전사업자에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수소충전소는 코하이젠이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설비의 시공과 조달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 상용 수소충전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는 시기가 오면 이를 세계시장에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충전시스템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승용차 충전소 대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수요처 확보

▲ 액화, 블루‧그린수소충전소 등의 경제성은

- 기존과 다른 수소충전소에 사업자가 경제성을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코하이젠의 수소충전소는 일반충전소 대비 투자비는 약 2.5배 높지만 충전용량은 약 12배(300㎏/h) 크다. 1회 충전량도 승용차보다 5~6배 많다. 대량의 수소를 팔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대형‧수소충전소에 적용되는 지원금은

- 환경부가 지난해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의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통해 대형(특수) 수소충전소에 대한 투자비 지원을 새롭게 마련했다.

사업비 60억원을 기준으로 국비를 최대 70%(42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액화수소충전소의 지원금은 검토단계다. 지원금뿐 아니라 기술기준 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6월 추진단을 만들어 액화수소 관련 기준을 제정하고 있다.

법령 마련 즉시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에 나서기 위해 코하이젠은 현재 정부, 지자체 등과 실증과제를 협의하고 있다.

코하이젠은 지난해 착공한 전주 평화수소충전소를 시작으로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9개소의 수소충전소 준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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