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지난해 12월 15일 미국 뉴욕시는 앞으로 지어질 신축 건물의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이 조례안은 2024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그 시점부터는 뉴욕시 내 7층 이하의 신축 건물은 더 이상 가스보일러·온수기·레인지 등을 쓰지 못하게 된다.

이런 움직임은 뉴욕시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등 일부 미국 대도시에서는 신축 건물에 가스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기에 가스 누출이나 화재 위험이 크다는 것이 이유다.

또한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25년부터 가스보일러 판매·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의 이런 흐름은 가스연소기기 시장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개발업체, 전력업체들은 가스 사용 금지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지적한다. 게다가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히트펌프를 늘리고자 해도, 사용 전력을 얻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가동해야 하는데 그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세계의 이러한 흐름이 커질수록 가스기기 제조사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가스레인지는 전기레인지 대비 판매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가스연소기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에너지 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말이다.

반면, 선박업계에서는 LNG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의 발주와 건조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같은 연료인데 한 쪽에서는 친환경이라고 보고, 다른 쪽에서는 온실가스 주범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가스의 직접 연소가 에너지 효율성과 오염물질 저감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가스업계에서 좀더 활발하게 입증하고, 변화하는 흐름에서 자신들의 파이를 지켜야 할 때라고 본다.

아울러 국내 가스기기 업계가 언론을 통해 정부에 더많은 의견을 표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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