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석엔지니어링의 냉매회수·정제장치(왼쪽)와 마이크로플라즈마 분해처리 소각로(오른쪽)
범석엔지니어링의 냉매회수·정제장치(왼쪽)와 마이크로플라즈마 분해처리 소각로(오른쪽)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냉매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던 CFC계열에서 HCFC, HFC 계열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냉매가스들은 오존층은 파괴하지 않지만, 그 대신 이산화탄소 대비 1000배가 넘는 효과를 지닌 온실가스가 대부분이다.

국내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 10년간 대기 중으로 방출한 폐냉매 가스는 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약 709만톤이며, 이는 2018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폐냉매를 처리하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범석엔지니어링(대표 심재봉)은 국내의 대표적인 냉매 회수·재생·처리업체다. 본지는 2022년 새해를 맞아 범석이 걸어온 길과 미래 등을 조망하고자 한다.

일본·UAE에도 수출

범석엔지니어링은 2003년 밸브 제조기업으로 출발했다. 기존 냉매 회수장치는 폐가전·폐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소용량 장비로 발전소·대형 공장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범석의 심재봉 대표는 당시 원전시설에서 발생하는 대용량 냉매 처리 어려움을 보고, 대용량 냉매관리장치를 개발했다.

이후 2007년 ‘냉매회수 및 정제장치’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제품(NEP)인증을 획득하고, 국내 화력·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공장 등 대용량 냉매관리가 필요한 산업현장 곳곳에 최적화된 설비를 납품했다. 특히 냉매관리 선도 국가인 일본에도 수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UAE의 원전시설에도 납품했다.

기존의 냉매회수 장비는 회수율이 65% 미만이며 대기 방출량이 35%에 달했다. 게다가 공인 성적도 없고, 폐냉매를 재생시킬 경우 품질과 냉동효율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범석엔지니어링은 이런 문제를 분석해 회수율 99.88%, 대기방출 0.12% 성능 장비를 개발했다.

또 2018년 7월부터 폐냉매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 분해처리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적용 냉매는 R-23, R-134a, R-410a 등이며 99.9% 분해를 한다. 특히 이 처리 방법은 무전극으로 유지보수가 용이하며, 아르곤과 같은 비활성가스 사용도 필요하지 않다. 전극산화에 의한 부식이 없어 산소, 스팀 플라즈마 적용이 가능하며, 화석연료나 폐기물 연소시 유발되는 대기오염 문제도 적다.

더불어 2020년 6월에는 플라즈마 분해처리기술을 활용한 탄소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방법론에 대한 환경부 승인을 획득했다. 2021년부터 이 방법론을 적용한 배출권 거래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연간 2만5천톤(eq CO₂)의 감축량을 10년간 인정받게 된다.

3년간 CO₂ 33만4천톤 이상 저감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6대 온실가스(GHGs : Greenhouse Gases)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가 있다.

현재 주로 쓰이는 냉매가스는 HFCs이며, 이는 GWP지수가 평균 1300에 달한다. CO₂의 1300배라는 뜻이다. 국내 냉매 처리는 수입 대비 폐냉매의 회수율은 1% 수준으로 냉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범석엔지니어링은 이러한 폐냉매를 재활용·처리하고 있다.

‘Allbaro system’에 보고된 2018년부터 3년간 범석의 폐냉매 처리 통계에 따르면 3년간 총 257,295kg의 폐냉매를 재활용 혹은 처리했다. GWP 지수를 대입해보면 약 33만4,483.5톤(eq CO₂)정도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과 같다.

이러한 범석의 폐냉매 회수·처리 사업은 전량 수입 공급되는 국내 시장에 재생냉매를 공급함으로써 국가 폐냉매 자원 순환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범석엔지니어링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자원순환 선도기업 대상 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표창을 수상했다.

범석엔지니어링 심재봉 대표는 “냉매가스는 현대 문명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물질이지만, 오존층 파괴 및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주기에, 회수·재활용·최종처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범석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유일한 냉매 회수와 완전한 파괴·분해가 가능한 기업으로 앞으로도 폐냉매 처리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범석엔지니어링 심재봉 대표이사

“냉매 99% 회수, 온실가스 감축·자원순환 이뤄”

원전 냉매문제 듣고 사업, 냉매회수 장치 NEP 인증

재생냉매 순도 99.8% 달성···회수속도 기존 대비 3배

“폐냉매를 철저하게 처리하면, 온실가스 감축 및 자원순환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냉매가스를 회수하고 정제·최종 분해처리까지 하는 (주)범석엔지니어링 심재봉 대표이사를 통해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2003년 밸브제조 업체로 출발해 고온·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산업용 밸브를 제조해 원자력발전소, 대기업 제조공장 등에 납품했죠. 2004년부터 환경사업부를 구성하고 냉매관리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심 대표는 원자력발전소에 납품을 하면서, 시설 관리자들의 대용량 냉매처리 고충을 들으며 냉매 처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발전소 냉동기 유지보수 시 냉매 대부분이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대용량 냉매회수장비 개발 의뢰를 받았던 것이 현재 사업의 시발점입니다.”

그는 에어컨 등 소용량 냉매관리 장치 제조 기술자를 모아 2004년 대용량 시설에서도 한번에 회수·정제·주입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2007년에는 냉매회수율과 재생 냉매 순도를 각각 99.88%, 99.8%까지 끌어올린 고성능 ‘냉매회수 및 정제장치’에 대해 산업부 신제품(NEP)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일정기준(20RT 이상 또는 일일 냉동능력 20톤 이상)이상의 냉동기 사용자(기업, 기관 등)는 냉매를 관리해야 하며, 한국의 연간 냉매 소비량은 3만5천톤에 달하나, 회수·처리되는 양은 1% 수준으로 미미하다고 말하는 심 대표는 법을 제대로 따르려면 냉매 회수·처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업체와 계약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기준 국내에 약 600개의 회수 업체가 있으나 이중 3개 업체만이 회수 냉매 처리(재생/파기)가 가능하고, 99.5%의 업체는 냉매 회수만 가능하고 처리는 못합니다. 법적으로 사용자는 처리가 가능한 회수업체와 계약해야 하고, 회수 냉매는 폐기물이기에 작업시간, 비용, 법률, 후처리 등 모든 면에서 전문업체에게 위탁하는 것이 맞습니다.”

냉매회수 기술은 냉동기 내부의 액체 및 기체상태 냉매를 압력제어를 통해 95% 이상 회수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고순도 냉매로 정제·재생하는 것이라는 심 대표는 기존 기술대비 월등한 성능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기존 기술의 회수 속도는 저압에서 18kg/h, 고압 58.2kg/h인데 저희 기술은 저압 70kg/h, 고압 160kg/h 이상입니다. 회수율도 기존 기술은 90% 이하인데, 범석은 99% 이상 회수할 수 있죠. 특히 저희는 전기식 히터를 사용한 증류 정제방식을 채택합니다. 더불어 알루미나 실리카젤 및 산분(Acid)제거용 필터로 산분을 제거하며, Zeolite를 이용한 Molecula Sieve로 수분 제거를 극대화합니다.”

그는 냉매 회수 관련 기술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현재 국내 냉매가스 관리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냉매 관리는 물질 단계별로 적용되는 관련 법규와 담당 부서가 분산되어 있어 통합적 관리가 어려우므로, 전 과정 연계 관리 방식이 필요합니다. 또 CFC 계열 R-11이나 HCFC계열 R-123과 같은 저압 및 20RT 이하 고압 냉매가 관리대상에서 누락되어 있기에, 이런 부분도 개선해야 합니다.”

심재봉 대표는 냉매회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범석은 냉매관리장비(회수기 및 정제장치)를 현장에서 보편·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기술 고도화에 힘쓸 것이며, 폐냉매를 재활용 및 분리 처리하고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연계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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