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 전경.
한국자동차연구원 전경.

[가스신문 = 최인영 기자]  수소전기차 넥쏘가 누적 판매량 2만대 달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지난 1998년부터 수소 모빌리티 연구개발에 몰두해 온 곳이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이다.

지난 2019년에는 수소모빌리티연구센터도 개소하면서 수소전기차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를 주축으로 연료전지 스택‧부품과 설계‧제어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충전인프라 확산을 위해 고압연료 부품과 범용 부품장치 개발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수소모빌리티 연구 강화를 위해 경남 창원에 미래차 전환 종합지원센터도 착공했다. 올해 3월 준공 예정이다.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와 현대자동차,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수소 관련 기관과 기업 10개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기술금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면서 수소 모빌리티 핵심기술 국산화뿐 아니라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와 경남도, 한자연 등 5개 연구기관과 중진공 등 5개 금융기관에 이르는 12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자연의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는 현재 △수소전기차 △철도 △선박 △드론 △지게차 △수소 저장 △충전인프라에 이르는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자동차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미래차 전환 지원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나서는 한자연의 수소 연구 과제를 확인해 봤다.

서울에서 실증 중인 수소연료전지택시.
서울에서 실증 중인 수소연료전지택시.

수소로 달리는 친환경 대중교통…전기차보다 효율 높아

국내 기술로 만든 수소전기버스가 올해부터 세종시를 누빌 예정이다. 한자연 주도로 개발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수소버스다. 자율주행 수소버스는 세계 최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전기버스보다 2~3배 더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장거리를 운행하는 노선에 적합한 버스다. 정부와 민간이 사업비 총 275억원을 투자해 기술 구현에 성공한 셈이다. 대형버스용 자율주행 부품개발과 실증연구를 목적으로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연구를 수행해 왔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에 자율주행 기술을 더한 차량이다. 레벨3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했기 때문에 운전자는 위급상황에서만 개입해도 된다.

한자연은 △수소연료전지 대형버스용 자율주행 부품 △대형 수소버스 자율주행 시스템 키트 및 주행제어 기술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도로주행에 필요한 안전시스템 등을 24개 기업과 함께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3000㎞에 이르는 거리를 실증한 바 있다. 올해에는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세종시청, 국책연구단지, 오송역에 이르는 구간에서 시범운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말까지 43개월 간 사업비 총 83억원을 투입해 수소택시도 내구성을 검증하고 있다.

20대의 수소택시가 서울시내를 달리면서 핵심부품의 성능 데이터를 쌓고 있다. 향후 차량구입비, 정비비 등 지원정책의 경제성 분석의 기초자료로도 쓰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 4개 택시업체와 운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데이터도 기록하고 있다. 16만㎞ 이상의 부품내구성을 확보하고, 내년부터 도입되는 수소택시 연료보조금의 산정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온필터, 막 가습기, 공기압축기 등 핵심부품 12종의 내구 보증기간을 산정하고, 20만㎞에 도달한 차량은 직접 분해해 분석할 계획이다.

한자연은 △2019년 10대 △2020년에 10대 등 총 20대의 수소택시를 서울시 4개 택시사업자에 양도했다. 주행데이터 축적을 통해 개선점을 도출하는 등 향후 내연기관차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밑거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개발해 창원에서 실증한 수소전기트럭.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개발해 창원에서 실증한 수소전기트럭.

디젤엔진 종식 앞당길 수소특수차…소형서 중‧대형까지

국내 첫 수소청소트럭이 지난 한해 창원시를 누볐다. 산업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5톤급 수소전기트럭이다. 수소트럭을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는 일은 창원시가 처음이다.

1회 충전 시 350㎞를 달리는 수소청소트럭은 기존 쓰레기차량과 동일한 외관을 하고 있다. 저소음‧저진동 설계로 쾌적할 뿐 아니라 유해가스도 배출하지 않는 차량이다.

넥쏘에 쓰이는 95㎾급 수소연료전지 2개와 최고출력 240㎾의 구동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차체 하부에는 전기에너지 저장에 쓰이는 24.4㎾h 배터리도 설치돼 있다.

한자연은 산업부 과제인 적재량 4~5톤급 상용차용 연료전지 냉각시스템 및 수소트럭 개발에 참여하면서 5톤급 수소청소차를 개발했다. 기존 CNG청소차를 수소청소차로 개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압착진개부분을 제외한 CNG차량을 구입해 재설계한 것이다. 연료전지시스템과 전장, 구동, 수소저장 등의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럭의 증량배분과 연료전지시스템 탑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고압수소용기 탑재를 위한 레이아웃 설계와 안전확보기술도 개발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6개월 간 사업비 102억원을 투입한 이 과제를 통해 한자연은 차량제작과 실차 주행평가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자연은 부품 국산화와 개조기술 개발을 위해 수소를 운송하는 대형 수소전기화물차도 연구했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27개월 간 수소 운송용 대형수소전기화물차의 부품국산화를 추진해 왔다. 정부 71억원, 민간 41억원을 합한 총 11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용량 수소를 운송하는 카트리지 기술을 개발했다. 1회 200㎏의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중량 20톤급 수소카트리지다.

스위스에 수출한 적재량 10톤급 수소트럭을 활용했다. 수소트랙터와 수소카트리지의 설계기술은 모두 민간기업에 이전하는 성과도 올렸다.

핵심부품 대부분을 수입하는 대형수소전기화물차의 전력변환기, 수소저장모듈, EWP, 수소스키드 등의 부품을 국산화하는데 기여한 셈이다.

창원국가산단에 들어서는 미래차전환 종합지원센터 착공을 기념한 퍼포먼스.
창원국가산단에 들어서는 미래차전환 종합지원센터 착공을 기념한 퍼포먼스.

한국형 수소충전소 표준 위한 실증…부품국산화율 제고에 앞장

전국에는 130여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전기버스보다 충전시간은 짧으면서 주행거리는 길다는 것이 핵심이다.

수소버스 보급의 선결과제인 전용 수소충전소 보급을 위해 한자연은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23년 말까지 45개월 간 사업비 171억원을 들여 수소버스용 충전소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형 수소충전소의 표준을 확립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압력 35MPa과 70MPa의 충전설비를 조합해 2가지 형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 수소버스에 충전해 신뢰성을 검증하고 있다.

수소버스 노선과 연계해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설비 고장 시 긴급충전 할 수 있는 기술도 실증하고 있다. 국산화율은 80% 이상이 목표다.

수소버스 충전 실증을 위한 충전소는 70MPa, 국산화 부품 실증에는 35MPa의 압력을 적용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의 실시간 현황을 알 수 있는 스마트진단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충전소별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장원인과 수명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승용뿐 아니라 상용 수소충전소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증하고 있다.

수소모빌리티 분야의 핵심부품 개발을 산학연과 공동 개발하면서 기술이전에 나서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2020년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를 설립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내연기관에서 수소차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올해 창원시 산업단지에 새롭게 보금자리를 꾸밀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는 수소충전소, 고압용기‧밸브, 전기동력계에 이르는 다방면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수소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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