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우리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이 여기에서 멈춰야 하겠습니까. 한정된 시장에서 과당경쟁만 일삼으면 결국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가격을 낮춰 물량만 늘리려는 영업을 바람직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업자는 없습니다. 시장에서 분란만 일으키는 기업은 결코 바로 설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달 부산경남고압가스협동조합의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박종춘 신임 이사장(대양산업가스 대표)은 가격을 낮추는 등의 단순한 영업으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고압가스충전업체들도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둬야 합니다. 가치가 높은 기업이라 함은 우선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은 심각한 구인난에 놓여 있지 않습니까. 우리 업계의 심각한 구인난은 결국 저가경쟁에서 비롯됐지요. 이처럼 열악한 근무환경은 우리 충전업체들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입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며 보람을 찾을 수 있는 회사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표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박 이사장은 가격만 낮춰 물량을 확대하려는 사업자는 직원들의 급여 수준을 낮추겠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인다.

“용기에 충전된 고압가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며 이익을 낼 수 없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비싼 고압용기에 가스를 충전, 배송직원이 가스운반차량을 통해 사용업체를 방문, 공급하는 것은 적지 않은 일손이 필요하지요. 힘든 작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스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바로 과당경쟁 때문이 아닐까요.”

고압가스충전업계 종사자들 모두 과당경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상도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는 박 이사장은 저가경쟁이 팽배해진 배경에는 고압가스충전업체 간 불신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우리 업계도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자주 만날 수 없었습니다. 회의조차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매월 이사회 및 월례회를 개최,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이번에 새롭게 맞이한 진민호 상무와 함께 일일이 조합원사를 방문, 불편한 점 등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통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조합원 간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화합의 장을 펼칠 것이라는 박 이사장은 김형식 직전 이사장을 비롯해 역대 이사장들이 협력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밝힌다.

“이번 월례회에는 조합원이면서 회의 참석이 뜸했던 몇몇 조합원들이 참석했지요. 앞으로도 조합원사를 자주 방문, 조합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임기 내에는 조합원 간 신뢰를 단단히 구축하겠습니다.”

조합원 간 신뢰가 구축되면 시장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하는 박종춘 이사장은 83년 가스분야에 첫발을 내딛고, 85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경남 창원 진해구에 웅동가스상사를 설립, 오늘날 대양산업가스라는 고압가스충전업체를 운영해오며 가스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가 아니냐고 귀띔한다.

지난 2015년 경남지역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등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온 박 이사장은 40세에 창원대 경영학부에 입학한 후 경남대에서 10년 만에 행정학 박사 학위까지 받는 등 만학도의 꿈도 이뤘다.

현재 대양산업가스(주) 외에도 정일(주), 정일물류(주), 정일산업물류(주), 신항만개발(주) 등의 회사를 경영하면서 인도어골프연습장, 주유소, 부동산임대업, 커피숍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처럼 열정 하나로 사업을 해온 박 이사장은 이번에 조합을 이끌게 된 것도 열정으로부터 시작됐다며, 2년 전 재탄생한 부산경남고압가스협동조합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한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