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가스신문]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2월 제3주 월요일 95달러/배럴, 북해산 브렌트유도 96달러/배럴을 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때문이다. 전쟁 발생 시 유가는 배럴당 120~150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다행히 전쟁 가능성이 약화되어 국제유가 안정 가능성이 보인다. 그래도 당분간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다.

사실 국제석유시장은 ‘코로나’ 이후 경기상승과 공급망 장애, 그리고 중동,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큰 변화가능성이 축적되어 왔다. 이 결과로 5달러/배럴쯤 가격 격차가 오래 유지해온 미국과 유럽 기준유가 수준이 이례적으로 거의 같은 90달러대이다. 무차별적 유가 상승의 조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최근 연구결과는 현재 에너지시장 여건에서 미래유가는 지정학적 영향보다는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관리정책에 따라 크게 결정될 것 같다.

특히 유례없이 천연가스 안보가 중요시될 것 같다. 사실 ‘천연가스 안보’라는 개념은 이론 상 존재하지만 ‘석유안보’와는 달리 크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장기공급계약에 의존하는 LNG시장과 선진국 파이프라인 가스시장 특성상 단기변동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천연가스 안보’를 우려해야 할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그 개요만을 여기서 소개한다.

1) 미국 LNG수출 증가가 미국 내부 주요 현안으로 등장: 최근 미국은 작년 말 현재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미국 생산 중 수출비중은 거의 10% 수준으로서 2015년 대비 100배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유럽 LNG수입의 미국비중이 작년 초 약 37%에서 12월 61%로 급등하였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 대한 기존 수출조정도 검토된다. 이러한 경우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미국 산업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미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천연가스 안보’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된 셈이다.

2)유럽의 천연가스 수요의 수입의존도 80% 수준 도달: 전통적으로 수요의 4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에 의존해온 유럽은 지금 미국 LNG 수입에서 가스안보를 찾고 있다. 유럽 역내 생산비중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가스수요에서도 수입비중은 80% 수준에 달할 수 있다. ‘천연가스안보’악화의 상징이 될 것이다.

3) 천연가스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세계평화 공헌에너지로 간주: 미국 에너지부장관은 최근 신재생의 가치는 에너지수급이나 기후변화 차원을 넘어 세계평화에의 공헌 가능성 차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고 미국·유럽 에너지협의회에서 공언하였다. 물론 이는 중·장기적 관점이다. 그러나 기존 화석연료의 기술적·경제적 한계로 탄소‘제로’를 겨냥한 에너지전환의 추진한계는 국제적 갈등과 긴장 고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언급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건에서 우리나라 LNG도입전략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장기공급계약에 따라 안정적 해외 공급원만 확보하면 장기 독과점 이윤이 보장되던 시절은 지났다. 석유시장의 불확실성과 동반한 우리나라 천연가스 ‘안보비용’걱정이 커지기 때문이다.

향후 기존 LNG공급체계의 효율적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새로운 요인이 속출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존 체재가 가져올 매몰비용을 국민에게 단순 전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도입전략뿐 아니라 가스 산업구조 전반의 대개혁이 예고되는 셈이다. 이에 천연가스 안보비용을 고려하는 정책체계 재설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에너지전환시대에 소비자 반응을 최고의 시장 신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정부는 임기 중 도입 LNG와 국산 바이오, 석탄가스 등을 포함한 종합 ‘가스안보’ 보장계획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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