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박귀철 기자]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은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저렴하고 풍부한 에너지원에서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에너지로 전환해야만 인류가 영속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에 대비하며 AMI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을 주도하고자 대한가스기기를 인수했습니다.”

가스계량기 메이커인 대한가스기기는 서울도시가스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에스씨지그리드(주)로 사명이 변경됐다. 3월 초 에스씨지그리드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이준기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준기 대표는 먼저 에스씨지그리드라는 뜻은 서울도시가스그룹의 SCG와 망(網)을 뜻하는 그리드(GRID)를 합성한 것이라며, 단순한 기계식 가스계량기 제조업에서 벗어나, 지능형 검침 인프라 시장을 기술로 선도하고, 고도화된 에너지시스템과 데이터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목표와 포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계식 가스계량기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디지털 뉴딜 등이 실현될 경우 가스계량기 시장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할 것으로 봅니다. 저희는 선제적 기술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IoT 기술 및 패스(PATH) 등을 접목하여 소비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는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여 한 차원 높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입니다.”

가스 분야 AMI에 대해 이준기 대표는 국내의 가스 AMI 보급은 전기나 수도에 비하면 낮은 편이고 동남아 국가들보다도 뒤처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전반에 비대면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바, 향후 가스 AMI의 확대는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저희는 급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의 AMI 및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서비스 중인 PATH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에너지 데이터를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도록 고객의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완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타 가스계량기사들이 서울도시가스그룹의 계량기 시장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李 대표는 “2005년 가스계량기 OIML이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판매가격은 상승하지 않아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계량기 가격이 다소 인상 조정되었지만 제 살 깎아 먹기식의 과당경쟁은 지양하고 업체 간 협력을 통해 품질향상과 선진화에 매진해야 합니다. 그래서 에스씨지그리드는 단가 인하를 감수하며 출혈경쟁을 하지 않을 방침이며, 가스계량기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동종업체와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가스를 공급하는 공급사나 제품 제조사, 가스시설 시공인들이 가장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소비자의 가스안전이라는 이준기 대표는 현재의 세대방문 가스안전점검은 후진적이라며, 계량기와 센서, 통신기술을 접목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정밀한 선제적 안전관리가 비대면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도화된 기술발전은 가스안전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선진화가 가능하며, 이는 앞으로 도시가스사업자가 지향해야 할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련 기술 고도화를 위해 저희는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할 것입니다.”

가스계량기는 무엇보다 가스의 사용량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준기 대표는 계량기가 정확하지 않다거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면 고객과 회사 간의 기본적인 신뢰 관계는 형성될 수 없다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올해는 계량기 생산 및 기술 관련 체제를 재정비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기존 제품 외 초음파, 질량 등 기술적으로 진보된 계량기 개발을 시도하고, IoT 기술을 접목해 안전관리와 검침 효율성에서 선진화된 계량시스템을 개발하겠습니다. 또 이미 운영 중인 PATH 플랫폼 서비스와 연동을 통해 저희 계량기를 설치한 사용자는 안전관리 및 에너지 관리가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 계량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에너지데이터시스템 회사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도시가스 통합솔루션 플랫폼 PATH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는 에스씨지랩은 현재 서울, 인천, 제주, JB, 대륜이엔에스가 이용 중이며, 올해 안으로 예스코와 군산도시가스 서비스도 오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준기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삼성자동차에서 상품기획, 신기술 조사 및 적용업무, 이어서 보광그룹의 STS반도체에서 전체적인 제조와 생산도 경험했다. 이후 ‘썬텔’이라는 터치스크린 제조사에서 대표를 맡아 8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매출 100억 원의 회사를 2,400억 원이라는 중견 제조사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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